상단영역

본문영역

갑자기 국회에 '캣타워'가 설치된 사연

ⓒgettyimagesbank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안에 봉고차에 실린 4개의 캣타워가 등장했다. 높이 150㎝의 삼각 지붕 모양의 갈색 캣타워는 국회 안에 사는 길고양이들의 쉼터이자 급식소로, 의원회관 건물 옆과 후생관 주변 등 4곳에 놓였다. 어른고양이 3~5마리가 타워 하나를 이용할 수 있다.

국회 길고양이 급식소 설치는 더불어민주당 한정애 의원실과 동물유관단체대표자협의회(동단협)이 추진했다. 동물보호법 개정안을 발의했던 한 의원이 지난 가을께 우윤근 국회 사무총장을 만나 급식소를 제안했다. 동단협과 한국고양이수의사회에서 개당 50만원의 캣태워 설치비용과 사료, 중성화수술 비용 등을 지원하고, 국회 사무처에서 일하는 ‘숨은 캣맘들’이 청소와 관리를 맡기로 했다. 황동열 팅커벨프로젝트 대표(동단협)는 “국회 예산으로 고양이 밥까지 준다는 말이 나올까 봐 사료와 중성화수술 비용을 책임지려 한다”고 말했다.

서울시 종로구도 지난 10월부터 3개월 동안 급식소 3곳을 시범 운영한 후 확대를 고려 중이다. 심준석 종로구 일자리경제과 주무관은 “서울시 급식소를 본떠 12만원을 주고 급식소를 만들었다. 캣맘들이 관리하는데, 고양이가 쓰레기를 뒤졌다거나 소음이 난다는 민원이 없었다”고 말했다.

길고양이 급식소는 2013년 5월 전국에서 최초로 서울 강동구(61개소)가 최초로 시작했고, 2015년 이후 은평구(8개소), 서울시(3개 공원·24개소)의 급식소를 운영하고 있다. 급식소 운영의 성패는 중성화수술과 연계해야만 한다. 서울시 용산국제공원에 설치한 급식소 4곳은 애초 약속한 중성화비율을 달성하지 못해 철수했다.

길고양이 에이아이 감염 우려가 커지자, 강동구는 급식소 주변 방역을 1주일에 2번씩 하고 있다. 3일 강동구가 연 ‘고양이 에이아이 대책회의’에 참석한 조윤주 서정대 애완동물학과 교수이자 건국대 수의학 박사(수의공중보건학 전공)는 “좋은 취지로 시작한 급식소때문에 고양이들이 에이아이에 감염됐다는 소식이 들릴까 걱정이다. 오히려 이번 기회에 고양이 급식소의 위생개념을 확실히 할 수 있길 바란다”며 “밥그릇을 고양이들이 공동 이용하면 위험할 수 있으니 한꺼번에 많은 양의 사료를 두지 말고 고양이 한 마리용 사료만 두고, 에이아이가 종식될 때까지는 일회용 종이 그릇 사용을 제안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허프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관 검색어 클릭하면 연관된 모든 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

#동물보호 #고양이 #동물 #국회 #캣타워 #길고양이 #조류독감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