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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병우 민정실이 '최순실' 대응 문건 작성했다

ⓒ한겨레

우병우(49) 전 청와대 민정수석 재직 당시인 지난해 10월 중순 민정수석실이 최순실(61·구속기소)씨와 박근혜 대통령이 미르·케이(K)스포츠재단 관련 공모 관계에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음에도 최씨와 박 대통령의 혐의에 대해 법적으로 문제없다는 취지의 대응 문건을 작성한 것으로 확인됐다.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실 주도로 생산된 이 문건에는 수석비서관회의에서 박 대통령이 관련 의혹에 대해 밝힐 대국민 메시지도 제시돼 있는데, 박 대통령은 실제 수석비서관회의에서 토씨 하나 바꾸지 않고 그대로 발언한 것으로 드러났다.

4일 검찰과 특검팀 등의 말을 종합하면, 안종범(58)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은 지난해 10월17~18일 최씨가 미르·케이스포츠재단 설립과 운영을 주도했다는 언론 보도와 야당의 공세가 본격화되자 박 대통령이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할 때 참고할 ‘비선실세 의혹에 대한 검토의견 보고서’를 만들었다.

이 문건은 ‘현재 언론 보도 상황’과 ‘박 대통령의 대응 방안’으로 구성돼 있는데, 법적 검토 내용은 별첨 자료로 첨부돼 있다. 정책조정수석실은 최씨의 비선실세 논란에 대해 박 대통령이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법적인 문제도 선제적으로 예방할 수 있다고 의견을 제시했으며, ‘민정수석’이 법적인 검토를 했다고 문건에 기재했다.

민정수석실은 ‘최씨는 공무원이 아니기 때문에 직권남용죄가 성립되지 않는다’는 취지의 검토 결과를 내놓으며 “죄가 안 됨”이라고 명시했다.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은 우 전 수석이었다.

특검팀은 압수한 정호성(48·구속기소)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의 휴대전화에서 사진촬영돼 파일로 저장된 이 문건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팀은 정 전 비서관으로부터 “정책조정수석실이 박 대통령에 대한 보고 자료를 작성할 때 민정수석실에 요청해 작성받아 첨부한 자료”라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정책조정수석실은 이 문건에서 ‘재단 관련 불법 행위 시 엄정 처벌’ 등의 주문이 들어 있는 세 문장의 메시지 안을 박 대통령에게 제안했으며, 실제 박 대통령은 지난해 10월20일 열린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이 가운데 두 문장을 그대로 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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