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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정말 자신과 비슷한 사람과 사랑에 빠지는 걸까?

사랑은 신비하다. 그래서일까? 사랑에 관한 이야기는 끊임없이 재생산된다. 영화, 소설, 드라마 속에 사랑 이야기가 빠지지 않는다. 그런 이야기가 잘 버무려져야 콘텐츠들을 히트를 친다. 숱하게 사랑을 해봤고, 보아왔다고 생각하지만 사랑이 일어나는 과정에 대해 구체적인 생각을 해 본 적은 없다. 사랑에 대해 잘 안다고 사랑을 더 잘 하는 것은 아닐 테지만, 우리 인생에 있어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사랑을 조금 더 깊이 알아둘 필요는 있다. 그것이 인생에 대한 예의 아닐까?

1. 사람은 자기와 다른 사람과 사랑에 빠질까?

“사람은 자기와 다른 사람과 사랑에 빠진다는 말이 있긴 하지만, 보통은 자기와 비슷한 사람과 사랑에 빠진다. 미국의 인류학자 헬렌 피셔(Helen Fisher)는 저서 ‘사랑에 관한 새로운 심리학(The New Psychology of Love)’에서 다음과 같이 썼다. “남자와 여자는 대부분 인종이 같고 사회적, 종교적, 경제적, 교육적 배경이 동일한 사람과 사랑에 빠진다. 신체적인 매력이 비슷하고 지적 수준이 비슷하며 태도와 기대, 가치관, 관심사 등이 비슷한 사람을 사랑하게 된다는 말이다. 그리고 사교 및 의사소통 기술이 비슷한 사람들끼리 만나 사랑을 나눈다.” 심지어 사람들은 자기와 미간 거리가 비슷하고 코의 폭이 비슷한 사람을 배우자로 선택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도 이미 확인된 사실이다.”(책 ‘소셜 애니멀’, 데이비즈 브룩스 저)

사람들은 이런 소재로 이야기를 자주 나눈다. 갑론을박, 각자 논리도 분명하다. 저자는 서로 비슷한 사람끼리 사랑에 빠진다고 한다. 저자는 1950년대 학자의 연구 결과를 인용해 결혼을 한 커플 중 첫 교제가 시작될 때 비슷한 지역에서 살던 사람들이 많다고 주장한다. 또한 대학교에서도 기숙사 같은 층에 있거나 고향이 같은 경우 커플이 될 확률이 높다고 한다. 공통점이 많고 비슷할수록 사람들은 알게 모르게 상대방에 대해 믿음이 생긴다.

2. 오르가슴은 생리적인 반사 현상일까?

“오르가슴은 생리적인 반사 현상이 아니다. 지각(知覺)이며 정신적인 사건이다. 육체적, 정신적으로 수많은 순환고리가 강력하게 작동해야 비로소 시작된다. 촉감이나 흥분 상태는 도파민이나 옥시토신과 같은 화학물질을 방출한다. 그러면 이것들이 다시 한층 더 관능적인 원료가 되어 뇌에서 휘황찬란한 불꽃을 일으키며 절정을 만들어낸다. 어떤 여자들은 그 생각을 하는 것만으로도 오르가슴에 도달한다. 척수에 손상을 입은 한 여자는 귀를 자극하는 것만으로도 오르가슴에 도달한다. 또 어떤 여자는 교통사고로 마비가 되어 전혀 감각을 느낄 수 없을 텐데도 외음부 자극으로 오르가슴에 도달한다. 타이완에 사는 한 여자는 양치질을 했을 뿐인데 측두엽 간질과 강렬한 오르가슴을 경험할 수 있었다. 캘리포니아대학교 라마찬드란(V.S.Ramachandran) 박사가 연구한 남자는 이미 절단되어 사라지고 없는 다리에서 절정의 쾌감을 느꼈다. 이 사람은 다리가 없기 때문에 그 부분을 관장하는 뇌 부위가 할 일이 없었다. 그런데 뇌는 유연하고 창조적이어서, 성기에서 느껴지는 감각이 바로 그 텅 비어 있는 곳으로 확산되었고, 남자는 존재하지도 않는 발에서 이차적인 오르가슴을 느낀 것이다.”(책 ‘소셜 애니멀’, 데이비즈 브룩스 저)

여성과 남성은 사랑과 섹스를 대하는 태도가 다르다. “여성은 사랑 받는다는 느낌이 들어야 섹스를 한다. 남성은 사랑 받는다는 느낌을 가지려고 섹스를 한다.”고 이야기하듯 말이다. 그리고 섹스를 통해 오르가슴에 도달하는 것은 둘의 공통된 목표다. 저자는 오르가슴이 생리적인 반사 현상이 아니라고 말한다. 육체적인 것보다는 정신적 영역이다. 극단적으로는 일부 신체 부위의 손상이나 절단의 상황에서조차 오르가슴에 도달할 수 있음을 강조한다.

3. 사랑은 행복 또는 슬픔과 같은 감정일까?

“…. 사랑은 일상의 삶과 따로 떨어져 있지 않다는 것이다. 사랑은 욕망이라는 더 큰 대가족의 구성원이다. 스토니브룩대학교 심리학자 아서 아론 교수는 기능성자기공명영상fMRI 장비로 관찰할 때 터질 듯한 사랑의 감정을 경험하는 사람의 뇌는 코카인을 흡입해 황홀경에 빠져드는 사람의 뇌와 비슷하다고 주장한다. 신경과학자인 자크 판크세프(Jaak Panksepp)는 아편 중독 경험은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있을 때 느끼는 쾌락과 비슷하다고 주장한다. 두 경우 모두 자기 삶 전체를 장악하는 욕망에 사로잡힌다. 금지의 족쇄는 풀려버린다. 상대를 아무리 떼어내려고 해도 떨어지지 않는다. 사랑은 행복이나 슬픔과 같은 감정이 아니라고 아론은 주장한다. 사랑은 동기부여와 관련된 정신 상태이며, 이 상태는 황홀함에서 참담함에 이르는 다양한 감정을 이끌어낸다.” (책 ‘소셜 애니멀’, 데이비즈 브룩스 저)

흔히 희로애락이라는 표현을 한다. 기쁨, 노여움, 사랑, 즐거움을 의미한다. 그런데 저자는 사랑이 감정이 아니라고 한다. 보상받겠다는 동기부여와 관련된 정신 상태라고 한다. 그래서 사랑에 빠지면 무언가를 달성하고자 하는 야망을 가지게 되며, 사랑에 빠지면 무엇인가를 절실하게 바라게 된다. 자신 혼자서는 아무 것도 이룰 수 없으며, 사랑하는 이와 함께 있어야 완벽해진다고 느끼는 사랑의 감정도 결국 (사랑하는 이로부터) 보상을 받기 위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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