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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스트리트 전문가가 말한 작은 기업이 매력적인 이유 3가지

대기업과 중소기업. 우리나라에서는 둘을 비교할 필요조차 없다고 대부분 여긴다. 그렇지만 중소기업에 더 많은 기회가 있다고 말하는 소수의 사람들도 있다. 그것이 일자리를 찾는 구직자에게도 해당되는 말이면서, 동시에 투자의 기회를 노리는 투자자에게도 해당되는 말이다. 랄프 웬저(Ralph Wanger)는 미국 월스트리트에서 소형 기업의 주식 투자 개척자로 명성을 떨친 인물이다. 그의 책을 통해서 왜 작은 기업이 매력적인지 알아보도록 하자. 주식 투자만의 문제는 아닐 것이다. 구직이나 창업 등을 생각해 볼 때도 아래의 글이 도움이 될 수 있다.

1. 대기업은 절대 무너지지 않을 것처럼 보인다.

“생태학적인 측면에서 충격적이라고까지 말할 수 있는 이 같은 사례는 IBM의 성장과 몰락 과정에서 생생하게 드러난다. IBM은 1950년대까지 펀치카드와 타자기 업계의 대형 업체이기는 했지만 치열한 경쟁에 시달리고 있었다. 그러던 중 컴퓨터 시대가 도래했고, IBM은 독보적인 승자의 자리에 올라섰다. …. IBM의 컴퓨터 하드웨어는 우수한 수준이었지만 그렇다고 최고라고 할 수는 없었다. 그러나 IBM의 마케팅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수준이었다. IBM이 메인프레임 컴퓨터를 그렇게 잘 팔 수 있었던 것은 각 기업체의 고위 임원들을 휘어잡았기 때문이다. …. 마치 거대 운석이 지구와 충돌한 뒤 기후 변화로 말미암아 공룡이 멸종했던 것처럼, 개인용 컴퓨터(PC)의 발명은 IBM의 독보적인 지위를 무너뜨렸다. 공룡은 기후 변화에 적응할 수 없었다. IBM은 새로운 변화에 적응하려고 애썼지만 시기를 놓쳤다. …. 이제 기업의 컴퓨터 구매 결정은 완전히 다른 직급에서 담당하게 됐다. 과거 500만 달러씩 하던 메인프레임은 사장이 최종 구매 결정을 내렸지만, 대당 2000달러 정도인 PC는 그렇지 않았다.” (책 ‘작지만 강한 기업에 투자하라’, 랄프 웬저 저)

대기업은 막강하다. 자금, 기술, 조직 등 모든 점에서 그렇다. 하지만 단점이 있다. 빠른 변화와 적응이 어렵다.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을 하려고 하지 않고, 오히려 변화를 피하려고 한다. 자연스럽게 대응이 느릴 수밖에 없다. 대기업이 되기까지의 성공 방식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 상황이 오면 최고의 지위에서 내려오는 길만 남은 셈이다. 절대 강자였던 IBM 역시 새로운 PC 시장이 열리고, 구매결정을 이전처럼 각 기업의 사장이 하지 않아도 되는 가격대로 내려오자 정상을 자리에서 내려온다.

2. 작은 기업은 빨리 성장할 수 있다.

"작은 기업은 이미 성숙한 대기업에 비해 훨씬 빨리 성장할 수 있다. 당연한 말이지만 아주 중요한 대목이다. 포드(Ford)의 올해 자동차 판매량은 절대 지난해의 두 배로 늘어날 수 없다. 그러나 작은 소프트웨어 개발회사는 새로운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면 매출액이 전년도보다 몇 배로 늘어날 수 있다. 나는 석유개발을 하는 작은 기업에서 새로운 천연가스 유전을 발견했다고 발표한 다음 주가가 천정부지로 뛰어오르는 장면을 여러 번 목격했다. 하지만 엑손 같은 대기업은 이런 유전을 발견했다고 발표해도 주가에 별 영향이 없을 것이다. 작은 기업 가운데 일부는 성장속도가 너무 빨라 불과 몇 년 만에 대기업의 대열에 합류하기도 한다. 이런 작은 기업은 당연히 자기 회사 주식을 보유한 투자자들에게도 단기간에 엄청난 투자 수익률을 올려준다.” (책 ‘작지만 강한 기업에 투자하라’, 랄프 웬저 저)

흔히 벤처 신화를 언급할 때 자주 등장하는 레퍼토리다. 실제로 매출이 1조 원인 기업이 10% 성장하는 것이 쉽지 않지만, 매출이 1억 원인 기업이 2배인 2억 원이 되는 것은 충분히 가능하다. 성장성이 있는 중소 기업을 잘 고를 수 있다면, 직원 혹은 투자자로서 개인도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맞이할 수 있다.

3. 작은 기업일수록 리스크는 더 크다.

“그렇다. 작은 기업은 대기업보다 더 위험하다. 작은 기업은 대기업으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큰 홍역을 치르곤 한다. 한두 사람의 경영자나 한두 가지의 제품에 의존하던 기업이 갑작스럽게 난관에 봉착하는 경우는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어느 기업의 성장이 거의 전적으로 한 사람의 오너 경영자 덕분인 경우도 있고, 어느 날 새로운 경쟁업체가 나타나 순식간에 시장을 빼앗기기도 한다. 이런 사례도 목격한 적이 있다. 500만 달러의 자본금으로 아주 큰 성공을 일궈냈던 창조적 기업가 정신을 가진 오너 경영자가 있었다. 그런데 막상 투자은행에서 1억 달러의 자본을 투자하자 정신을 못 차리고, 이 분야 저 분야로 확장하는 데만 열을 올리더니 결국 다 날려버리고 말았다. 이 오너 경영자는 기업을 어떻게 키워나가는지 제대로 배우지 못했던 셈이다.” (책 ‘작지만 강한 기업에 투자하라’, 랄프 웬저 저)

그럼에도 여전히 중소 기업을 꺼리는 이유는 안전성의 문제다. 즉 리스크가 실제로 크다. 성장하는 속도 못지 않게 망하는 속도도 대기업보다 빠르다. 작은 충격에도 쉽게 흔들린다. 오너 리스크가 큰 것도 사실이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중소 기업은 심심찮게 대기업의 위협을 받는다. 온갖 고난 끝에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도, 대기업이 집어삼키는 일이 종종 있다. 저자는 기업이 작을 수록 좋다고 하지만, 결론은 작을수록 ‘좋을 수’도 있다 정도가 맞겠다. 우리나라에선 더욱 그래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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