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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에서 발견한 러시아의 비밀은 엄청나다

세계 외교에 스트롱맨의 시대가 오고 있다. 미국의 트럼프, 중국의 시진핑 등이 스트롱맨의 주역이다. 그런데 현 강대국 지도자 중 원조 스트롱맨은 러시아의 푸틴이다. 시리아 독재자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을 편들며 시리아 내전에 개입했고 그 결과 중동에서 러시아의 영향력은 강해졌다. 미국이 주춤한 사이에 그 빈틈을 파고 든 것이다. 시진핑이 푸틴을 열심히 학습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다. 푸틴의 스트롱맨 전략으로 다시 세계의 중심으로 떠오르는 러시아. 러시아의 일련의 공세들을 보면 이해가 안 가는 측면도 있다. 또한 다른 나라들이 러시아를 대하는 태도 역시 마찬가지다. 러시아는 어떤 역사적, 지리적 배경이 있는 나라일까? 우리와 비교적 가까이 있지만, 여전히 멀게만 느껴지는 러시아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자.

1. 얼지 않는 항구를 갖는 것은 러시아의 오랜 꿈이다.

“대양으로 바로 접근할 수 있는 ‘부동항의 부재’는 늘 러시아에게는 아킬레스건이었다. 북유럽평원만큼이나 전략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러시아는 지리적 약점을 지녔지만 그나마 석유와 천연가스 덕분에 더 약한 나라로의 추락만은 모면했다. 일찍이 1725년에 표트르 1세가 후손들에게 다음과 같은 충고를 남긴 이유도 납득이 간다. “할 수 있다면 콘스탄티노플과 인도로 가까이 접근하라. 누가 되든 그곳을 통치하는 자야말로 세계의 진정한 통치자가 되리라. 그러므로 꾸준히 싸움을 도발하라. 터키뿐 아니라 페르시아에서도! 할 수 있는 한 페르시아만 멀리 침투할 것이며, 할 수 있는 한 인도의 안까지도 깊숙이 들어가라.” (책 ‘지리의 힘’, 팀 마샬 저)

러시아는 늘 부동항을 꿈꾸었다. 저자는 1979년 일어난 소련의 아프가니스탄 침공이 그런 숙원 사업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인도양의 따뜻한 물에 군화를 씻을 수 있을 것”이라는 극렬 민족주의자 블라디미르 지리노브스키의 꿈이 이루어질 뻔한 것이다. 2백년 이상 이어진 이런 숙원은 아직도 완전히 이루지 못한 꿈이면서 동시에 여전한 희망 사항이다. 부동항에 대한 욕망을 이해하면 러시아의 행동들을 이해할 수 있다.

2. 크림 반도 합병도 얼지 않는 항구로의 접근 때문이다.

“2014년 2월 중순에 이르자 리비프를 비롯한 여타의 도회 지역들에 더 이상 정부의 통제가 미치지 않는 상황이 되어 버렸다. 결국 키예프에서 수십 명의 사망자들이 발생하자 2월 22일, 신변의 위협을 느낀 야누코비치 대통령은 급히 피신했다. 이어 친서방파와 파시스트파가 주축을 이루는 반러시아 파벌들이 우크라이나 정권을 장악했다. 주사위는 던져진 것이나 다름없었다. 푸틴 대통령에게는 선택의 여지가 별로 없었다. 일단 러시아어를 쓰는 우크라이나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크림 반도를 합병하는 수밖에 없었다. 2014년 4월 우크라이나의 자치공화국이었던 크림 반도는 러시아와의 합병을 결정하는 주민 투표에서 90퍼센트 이상이 찬성을 함에 따라 러시아에의 합병을 결정했다. 또한 러시아에게는 무엇보다 크림 반도에 있는 세바스토폴 항을 손에 넣는 것이 절실했다.”(책 ‘지리의 힘’, 팀 마샬 저)

우크라이나의 서방과 러시아 사이에서의 줄타기는 아슬아슬했다. 우크라이나가 유럽연합 가입을 가속화하자, 러시아는 강하게 의심을 했다. 우크라이나가 서방과 군사적 동맹이 되는 첫 걸음을 한 것으로 여겼다. 우크라이나 정부가 러시아의 눈치를 보며 이전의 서방과의 협상을 깨자 정국은 극도로 불안해진다. 우크라이나 전국에서 일어난 시위가 격렬해지고 러시아에 대한 국민적 저항이 심해지자, 푸틴은 크림 반도의 합병을 추진한다. 서방이 우크라이나를 근대 유럽과 서구 영향권으로 우크라이나를 넣은 행위의 대가로 크림 반도는 러시아에게로 넘어간다. 저자의 말대로 “푸틴은 ‘크림 반도를 잃어버린 자’가 되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부동항으로의 접근은 러시아에게 이 정도로 중요하다.

3. 석유와 가스는 러시아의 중요한 무기다.

“현 단계에서 핵무기는 제쳐 두고 러시아가 보유한 가장 강력한 무기라면 육군이나 공군이 아니라 바로 ‘석유와 가스’다. 세계 최대 천연 가스 공급 국가인 미국에 이어 제2의 천연가스 생산국인 러시아는 당연히 이를 국익 증진을 위한 권력으로 사용하고 있다. 러시아와 사이가 좋으면 좋을수록 연료비를 절약할 수 있다. 이례로 핀란드는 발트해 국가들보다 훨씬 좋은 조건으로 러시아로부터 가스를 들여온다. 하지만 러시아가 이 정책을 지나치게 공격적으로 행사하면서 유럽의 에너지 공급을 좌우하다 보니 한편에선 그 충격을 줄이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많은 유럽 국가들은 보다 덜 공격적인 나라들에 대체송유관을 연결하는 것뿐 아니라 선박 운송을 위한 항구를 짓는 등 러시아에 대한 가스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애쓰고 있다.” (책 ‘지리의 힘’, 팀 마샬 저)

유럽 내 가스와 원유 수요의 평균 25퍼센트를 러시아가 담당한다. 상당히 높은 의존도다. 특히 러시아에 대한 의존도가 높을수록 러시아에 대한 외교 정책은 한계가 분명하다. 독일의 경우 거의 50퍼센트를 러시아에게 의존한다. 영국의 경우는 13퍼센트에 불과하다. 또한 비축량도 상당하고 자체 생산도 가능하다. 러시아의 각종 강경책에 대해 독일의 정치인과 영국의 정치인이 대하는 태도가 다른 것이 충분히 이해가 가는 대목이다. 이것 역시 러시아가 진행 중인 치열한 경제전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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