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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영 러시아 대사관이 오바마에게 보낸 메시지의 품격

  • 박세회
  • 입력 2016.12.30 06:11
  • 수정 2016.12.30 06:12

주영 러시아 대사관이 30일 새벽 공식 트위터 계정을 통해 오바마 정부에게 보낸 메시지는 러시아의 품격을 보여준다.

미국 정부는 29일(현지시간) 러시아의 미국 '대선개입 해킹' 의혹에 대한 고강도 보복 조치로 러시아 외교관 35명을 추방하고 미국 내 러시아 공관시설 2개를 폐쇄한 바 있다.

그리고 바로 다음 날 주영 러시아 대사관은 오리의 사진과 함께 이런 트윗을 올렸다.

"오바마 대통령이 냉전 시대의 데자뷔 속에서 35명의 외교관을 추방했습니다. 미국인을 포함해 우리는 모두 이 안쓰러운 정부의 마지막을 지켜보게 되어 기쁩니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이건 주영 러시아대사관의 공식 트위터 계정이다. 알다시피, 임기만료를 앞둔 공직자를 ‘절름발이 오리’에 비유해 임기 말년에 권력이 약화된 상황을 '레임덕'이라고 일컫는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미 국무부는 이날 워싱턴DC의 주미 러시아대사관과 샌프란시스코 총영사관에 근무하는 외교관 35명을 추방 조치하며 가족과 함께 72시간 안에 미국을 떠날 것을 명령했다.

또한 뉴욕과 메릴랜드 주에 각각 소재한 러시아 정부 소유 시설 2곳을 폐쇄 조치했으며, 30일 오후를 기해 모든 러시아 관계자들의 접근이 차단됐다.

이번 보복 조치는 미국 정부가 러시아가 도널드 트럼프를 당선시키기 위해 의도적인 해킹을 시도했으며 대선에 직간접적으로 개입한 정황을 포착한 데 따른 것.

지난 7월 민주당 전국위원회(DNC) 주요인사들의 이메일이 위키리크스에 폭로된 이후, 해킹의 배후로 러시아를 의심해 왔다.

이어 대선 기간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캠프의 선대본부장 존 포데스타의 이메일 수만 건이 수차례에 걸쳐 폭로되자, 러시아의 의도적 대선개입 해킹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집중적으로 조사를 벌였고, 이달 초 중앙정보국(CIA) 등 미 정보당국은 러시아가 공화당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를 미 대통령에 당선시키기 위해 민주당 측에 대한 해킹을 감행했다는 결론을 내렸다.-연합뉴스(12월 30일)

한편 이 믿을 수 없는 트윗을 본 사용자들은 '주영 러시아 대사관이 십대에게 해킹당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뭐 결론은 뻔하다. 십대거나 십대에게 해킹당했거나.

알렉산더 블라디미로비치 야코벤코(Alexander Vladimirovich Yakovenko)가 2011년부터 주영 러시아 대사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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