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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시니 호는 타이탄 조사를 마치고 토성에 추락한다

  • 김도훈
  • 입력 2016.12.29 13:11
  • 수정 2016.12.29 13:12

태양계 주요 행성 8개의 위성은 총 173개가 알려져 있다. 이 중 토성의 타이탄만이 대기, 호수, 강을 가지고 있다.

그게 전부가 아니다. 지구의 절반 크기인 타이탄에는 생명이 있을 수도 있고, 지구인이 미래에 거주할 수 있는 곳으로도 거론된다. 타이탄은 존재의 궁극적 의미를 찾는 백만장자의 이야기를 담은 커트 보네거트의 1959년 소설 ‘타이탄의 미녀’에도 등장한다.

이 위성 탐사를 위해 NASA는 1997년에 카시니 호를 발사했다. 화성과 목성 사이의 소행성대를 지난 카시니 호는 2004년에 드디어 토성계에 들어갔다. 카시니 호는 탄화수소 구름에서 내리는 비로 채워지는 액체 메탄 호수와 바다를 발견했고, 타이탄에 거대한 바다가 있다는 증거도 찾았다.

카시니 호는 이제까지 많은 이미지와 데이터를 보내왔지만, 내년 9월이면 토성의 고리에서 토성으로 추락하며 최후를 맞게 될 예정이다.

“카시니 호는 마지막 6개월 동안 토성 대기와 아주 가까운 궤도를 공전하게 될 것이다. 타이탄 근처를 마지막으로 근접 비행하며 궤도가 바뀌어, 토성의 대기에 들어가 불타게 된다.” 코넬 대학교 천체물리학과 행성과학 센터장이며 카시니 호 미션 팀원인 조너선 루닌의 말이다.

루닌은 카시니 호가 이러한 종말을 맞는데는 이유가 있다고 한다. “카시니 호에 미생물이 있을 수도 있기 때문에, 버려진 우주선이 토성계를 날아다니는 것을 우리는 원하지 않는다. 행성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연료를 다 쓰기 전에 우리는 카시니 호가 확실히 파괴되길 원한다. 이번 미션이 완전히 끝나버리게 되겠지만, 이게 옳은 일이다.”

카시니 호가 종말을 맞은 뒤에는 타이탄이 얼마나 지구와 비슷한지 자세히 살필 차후 계획은 아직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다행히 카시니 호는 이미 방대한 데이터를 보내왔고, 과학자들은 이미 놀라운 사실들을 발견했다.

“카시니 호 미션 전에는 토성 최대의 위성 타이탄에 대해 알려진 바가 거의 없었다. 수성 정도의 크기이며 표면이 질소가 풍부한 대기에 가려져 있다는 것 정도였다. 그러나 카시니 호는 타이탄의 표면 지도를 만들었고, 대기의 반응을 연구했고, 액체 바다를 발견했고, 표면에 탐사 로켓을 보내기까지 했다. 놀랍도록 지구와 닮은 타이탄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완전히 새롭게 해주었다.” NASA 제트 추친 연구소 보고서의 일부이다.

2005년에 타이탄 표면에 최대한 가까이 가기 위해 NASA 과학자들은 유럽 우주 기관의 호이겐스 탐사 로켓을 카시니 호에서 쏘아, 외태양계 행성과 위성 중에서는 최초로 표면 착륙을 시도했다. 아래는 호이겐스의 착륙을 설명하는 영상이다.

“태양계의 모든 것들은 다 특이하지만, 타이탄은 특별하다. 짙은 대기가 있는 다른 행성의 위성이기 때문이다. 옅은 대기가 있는 위성들도 있긴 하지만, 타이탄은 낙하산을 펴고 표면으로 내려갈 수 있을 정도로 대기가 짙다. 호이겐스가 바로 그렇게 내려갔다.” 루닌이 허핑턴 포스트에 설명했다.

“카시니 호와 호이겐스가 우리에게 보여준 것을 보면 타이탄에는 활발한 날씨의 사이클이 있고, 개울과 강이 있다. 이 위성은 태양계의 그 어떤 위성과도 다르다. 카시니 호와 호이겐스는 타이탄은 활발한 기후 체계가 있는 곳이란 걸 보여준다. 액체 메탄으로 이루어진 거대한 바다들과 수백 개의 작은 호수들이 있고, 극지방에는 다른 유기물이 있다. 지구에 알려진 석유와 가스 매장량의 200배 이상의 액체 메탄이 있다.”

그러나 타이탄은 지구인이 가기에 좋은 곳이라고 할 수는 없다. 메탄이 극도로 많고 평균 온도가 영하 178도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타이탄의 독특한 환경을 30년 이상 연구한 루닌은 ‘태양계에는 경계가 실재한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화성을 넘어서 목성이나 토성의 위성 등 다른 곳으로 갈 때는 우주에서 엄청난 시간을 보내야 하며, 방사선, 특히 막기 힘든 우주선(cosmic rays)을 굉장히 많이 쐬게 된다.”

올해 약 4광년 정도 떨어진 지구와 비슷한 행성 ‘프록시마 b’도 보도된 바 있다. 우리 태양계의 위성 중 하나가 우리의 지구와 비슷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는 게 밝혀진다면 아이러니일 것이다.

그러나 카시니 호는 2017년에 토성에 추락해 종말을 맞을 예정이고, 타이탄에 대한 새로운 발견을 하게 될 다음 미션은 여러 해가 있어야 가능할 것이다.

이런 기나긴 기다림은 좌절을 주기도 하지만, 루닌과 같은 과학자들에겐 우주 탐사의 미래에 대한 희망을 주기도 하고, 동기부여가 된다.

“우리가 생존하려면 우리의 고향 행성을 잘 돌보아야 한다.”

“외태양계의 위성 중 하나에 미생물 등 생명이 있다는 걸 알게 된다면, 혹은 화성에 과거에는 생명이 존재했다는 증거를 발견한다면, 우리는 지구가 아닌 곳에서 다른 기원으로부터 생겨난 생명을 발견했다는 것에 엄청난 흥분을 느낄 것이다. 그러면 더욱 야심찬 우주 탐사 프로그램을 추진하게 될 것이다.”

허핑턴포스트US의 Cassini Spacecraft’s Death Plunge Into Saturn Will End Close-Up Study Of The Moon Titan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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