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행정자치부가 '대한민국 출산지도(birth.korea.go.kr)' 웹사이트 서비스를 시작했다. '내가 사는 지역의 출산 관련 통계, 출산 지원 서비스를 한눈에 비교·확인 할 수 있도록' 만든 정보 서비스라는 게 사이트의 설명이다.
사이트에는 몇 가지 통계 정보가 지도 그래픽으로도 제공된다. 그런데 눈에 띄는 항목이 있다.
출산 지원 서비스와는 관계 없어 보이는 '가임기 여성 수' 정보가 지역별 순위까지 표기돼 포함된 이유는 뭘까?
웹사이트는 출산 지원 서비스 관련 정보뿐 아니라 '지자체 출산율 제고'의 목적도 있음을 밝히고 있다. 행정자치부는 29일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다양한 지역여건과 저출산 관련 통계를 기반으로 출산율 등 저출산 관련 통계 상승 및 하락이유, 출산 지원이 가장 많은 지자체 등을 분석한 ‘저출산 지역인구진단결과’ 도 게시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즉, 지자체별 출산율을 비교 공개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는 설명이다.
웹사이트의 '대한민국 출산 통계' 항목에서도 출산율을 끌어올리겠다는 정부의 목표 의식이 드러난다.
"총인구수는 2035년을 정점으로 지속 감소, 총인구수대비 가임기여성비율은 2005년 이후 큰폭으로 지속적으로 감소. 가임기여성수는 현재가 최고치로 출산정책 집중 필요"
[*지도 위 숫자를 누르면 지역별 순위를 표로도 보여준다.]
'대한민국 출산지도'에는 물론 지역별 출산 및 육아 관련 지원 정책에 대한 정보도 보기 좋게 정리돼 있다. 출산을 앞뒀거나 고려하고 있는 예비 부모들에게는 매우 유용한 정보가 될 수 있다. (바로 가기 링크)
그런데, 정책 입안자나 실행자가 아닌 일반 국민들을 대상으로 '지역별 가임기 여성 수 많은 순위'를 공개할 필요가 있었을까? 보도자료에는 이런 설명도 포함돼 있다.
"대한민국 출산지도를 통해 국민들에게는 주민 접점의 지역정보를 제공하여 저출산 극복의 국민적 공감대를 높이고, 지역접점에 있는 지자체가 주도적으로 지역 저출산 문제 해결에 나서서 주민들을 위한 다양하고 적극적인 시책을 활성화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통계를 게시하고 숫자와 순위로 공무원과 여성들에게 위기감을 조성하면 출산율은 자연스레 높아지는 것일까? 웹사이트가 오픈한 지 하루도 되지 않아 소셜미디어에 쏟아진 반응들을 아래 일부 모아봤다.
이런 고민을 할 때나 의미가 있는 통계인 거죠. 그걸 일반 대중한테 공개해서 일반 대중들이 그걸 보고 뭘 하란 걸까요? 할 수 있는게 뭘까요? 아까도 얘기했듯이 헉 씨팔 가임기 여성이 이만큼 있는데도 출산율이 이렇다니 우린 쓰레기야 뭐 이러란 건가요?
— D.D (@XD8492) December 29, 2016
사실 가임기 여성수는 애초부터 국가 통계포털 같은데서 지원하고 있었어요 지금 문제되는 건 이걸 저출산 대비라면서 일반인에게 제공하는 것에 무슨 의미가 있는가..인 것 같은데 도시 소멸의 심각성을 말하고싶은 거면 설명이 잇어야 하는거 아닐까
— 53연이 망했어 (@mang_za2) December 29, 2016
통계청이니 별별 걸 통계낼 수도 있겠다 싶지만 출산장려취지에서 만드는 삥끄삥끄한 컨텐츠에 가임기 여성인구수를 노출시켜야 할 이유는 뭐지... 이게 정말 출산장려를 위해 알려야 할 정보인가. pic.twitter.com/Z1aHtRIaky
— 이내Enae (@eveninghaze) December 29, 2016
가임기 여성 수 공개하면 갑자기 애낳기 싫어하던 여성이 어머 애를 낳아야겠네 라고 할거같냐
— 쿡흐다쓰 였던 시⃢체 (@0gabin0) December 29, 2016
저출산 문제를 여성에게만 말하지말라고요 진짜 장난하나?애 낳기 좋은 세상 애를 낳고 싶은 사회를 조성해주고 그거 지금 못하면 도움되는 정보라도 제공하던가 가임기 여성 뭐 어쩌라고? 지도전부 출산을 고려하거나 혹은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 어떤 도움이 됨?
— 무넝이 속 햄져 (@HEMzzeoguri) December 29, 2016
@withmoi 진짜 궁금한데 도대체 가임기 여성수는 왜 표시하는건가요? 가임기여성수 알아서 뭐하라고요? 건강한정자를 가진 남성수도 알려주시죠?
— 꽃무릇 (@kkml024) December 29, 2016
가임기 여성 수 = 임신할 수 있으면서 아이 안 가진다는 출산율 저조 원인 여성들의 수
이 프레임 원하는 거 너무 빤히 보임
— ???? 댜비 ???? (@lady_ykd) December 29, 2016
@withmoi 저 임신 할 수 있지만 안할건데 살처분 대상인가요 확인좀 ㅜ
— 주칠일안식일 성배재림교 (@bakbokTV) December 29, 2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