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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가 화장품에 대한 인터넷 루머들을 팩트 체크했다

로드샵 화장품 브랜드들이 화장품 시장에서 자리잡은지 이제 10년도 넘은 시점에서 소비자들의 저렴한 화장품에 대한 이미지가 결코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었는데 이렇게 "저렴이 화장품" 을 저격하는글을 보니 오랜만에 인터넷을 떠도는 화장품 루머들에 대한 팩트 체크를 해봐야 할 것같다.

  • 이나경
  • 입력 2016.12.29 05:49
  • 수정 2017.12.30 14:12

얼마전 겨울철 피부 보습에 관한 칼럼을 통해 비싼 마스크팩을 주 1회 사용하기 보다 저렴한 마스크팩을 매일 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며 겨울철 강추위에 피부를 보호하기 위해 미네랄오일, 페트러라툼(바셀린), 세어버터 등이 함유된 크림을 덧발라주라고 조언을 했었다.

그런데 그 글밑에 나의 칼럼내용에 반대하는 댓글이 달렸다. 요지는 이러하다

"(방부제) 파라벤이 들어간 저가의 마스크팩을 매일 피부에 사용하는 것은 피부에 좋을리 없고 (석유찌꺼기인) 미네랄 오일을 (천연성분)세어버터와 같은 선상에 두지 말라" 는 것이다.

어디서 부터 바로잡아야할지 감을 잡을 수 없을 정도로 오류로 가득찬 문구였다.

로드샵 화장품 브랜드들이 화장품 시장에서 자리잡은지 이제 10년도 넘은 시점에서 소비자들의 저렴한 화장품에 대한 이미지가 결코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었는데 이렇게 "저렴이 화장품" 을 저격하는글을 보니 오랜만에 인터넷을 떠도는 화장품 루머들에 대한 팩트 체크를 해봐야 할 것같다.

팩트체크 1. 파라벤은 저가의 화장품에만 들어있을까?

저렴이 마스크팩에는 파라벤이 들어있다는 지적에 백화점표 마스크팩의 성분을 한번 살펴보았다.

첫번째 주자는 미키모토 마스크팩. 6매에 24만원, 즉 한장에 4만원 (저렴이 마스크 80장을 살 수 있다) 을 호가한다. 메칠파라벤이 당당히 들어있다.

정제수, 부틸렌글라이콜,글리세린,스쿠알란,펜틸렌글라이콜, 하이드로제네이티드레시틴,콜레스테릴/베헤닐/옥틸도데실라우로일글루타메이트,베타인, 디프로필렌글라이콜, 메칠파라벤,라이소레시틴....

상대적으로 저렴한 10매에 154000 원하는 SKll 피테라 마스크에도 역시 메칠파라벤이 보인다.

정제수, 갈락토미세스발효여과물, 부틸렌글라이콜, 잔탄검, 소듐살리실레이트, 메칠파라벤, 디소듐이디티에이....

이왕 성분표를 뒤진김에 명품화장품의 끝판왕들은 어떨까 살펴보았다.

50 ml 에 100 만원을 하는 끌레드뽀의 라크렘므 럭셔리 크림의 성분표에도 메칠파라벤이 보인다.

40 ml 에 160 만원! 인 시나끄티프 크렘므에서는 파라벤이 없었으나 인터넷에 떠도는 유해 화장품 성분리스트에서 파라벤과 1위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리고 있는 방부제인 페녹시에탄올이 들어간 걸 확인할 수 있었다

자 여기까지 읽고나서 "아아악 백화점 화장품이라 믿고 샀는데 그런 유해성분이 들어있다니!!!" 라며 이 비싼걸 버려야하나...라고 고민하고 있다면 내 글의 요지를 전혀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것이니 일단은 진정하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저렴이 화장품에는 파라벤이 "범벅" (어그로 기사에 항상 들어가는 문구) 으로 들어가기 때문에 피해야한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라는 것이다. 아니 에초에 파라벤이 유해성분이라고 믿는 순간부터 오류는 시작되었다(이 글 아래에 제발 유방암 어쩌구 하는 댓글은 달리지 않길 바란다..한숨..).

*팩트정리 : 파라벤은 저렴이 화장품뿐만 아니라 백화점 명품화장품에서도 사용되는 매우 기본적인 화장품 성분이다.

파라벤을 피하고 싶다면 고가의 화장품이 아니라 유기농 인증마크가 붙은 화장품 을 고르면 된다. 아이허브에서 파는 5~10달러짜리 화장품에도 파라벤-프리 제품은 널려있음.

팩트체크 2. 미네랄 오일은 저가 화장품 브랜드에서 사용하는 싸구려 성분이다?

미네랄 오일, 페트로라텀 (바셀린) = 석유찌꺼기 = 억수로 싼 성분 = 고로 싼 화장품의 주 성분

그럼 백화점 고가브랜드에서는 어떤 브랜드가 미네랄 오일을 사용하고 있는지 먼저 살펴보자.

화상흉터도 없앴다는 기적의 크림 드 라메르 : 30 ml 21 만원, 100 ml 595000 원

전성분: 갈조추출물 , 미네랄오일 , 페트롤라툼.... ,

건성피부사이에서 최고로 촉촉한 로션으로 꼽히는 크리니크의 노란로션 125 ml 47000 원

전성분: 정제수 , 미네랄오일 , 글리세린 , 페트롤라툼..

클렌징 오일의 대명사.슈에무라 클렌징 뷰티 오일 프리미엄 450 ml 97000 원

전성분 : 미네랄오일 옥수수배아유 잇꽃씨오일 ....

엘리자베스 아덴 에잇 아워 프로텍턴트 50 ml 30000 원

전성분: 페트로라툼, 라놀린, 미네랄오일,토코페롤....

*팩트정리 : 미네랄 오일/페트로라툼이 식물성 오일보다는 단가면에선 저렴한 오일인 것은 사실이나 저렴한 브랜드에서도 미네랄오일대신 식물성 오일을 사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백화점 브랜드라 할지라도 미네랄 오일이 들어간 제품을 찾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팩트체크3. 미네랄 오일은 화장품 회사가 싼맛에, 양심도 없이(?) 사용하는..백해무익한 성분이다?

사실 가격의 높고낮음을 떠나 미네랄 오일을 가장 즐겨 사용하는 화장품 회사들은 더마코스메틱, 즉 약국에서 판매되는 화장품브랜드들이다.

아벤느에서는 시칼페이트를 비롯하여 민감하고 상처받은 피부의 "보호" "재생" 컨셉을 가지고 있는 제품들의 성분표에서 미네랄 오일을 발견할 수 있다.

유리아쥬의 손상된 피부 회복을 위한 "더마" 라인은 빠른 진정을 위한 SOS 크림, 가려움을 진정시키는 119 크림등으로 제품설명이 되어있다. 그리고 이 더마라인을 구성하는 3종의 크림들의 성분표를 보면 모두 미네랄 오일을 첫번째 성분으로 올려놓고 있다.

보습만을 생각한다면 세어버터나 코코넛버터등도 있으므로 굳이 미네랄 오일을 고집할 필요는 없지만 손상된 피부가 재생될 동안 피부의 수분손실을 막고 외부의 유해요소가 침투하는 것을 막는 보호작용으로는 미네랄 오일, 페트러라텀을 따라갈 성분이 없기 때문이다.

* 팩트정리 : 화장품중에서도 의약품에 가까운 컨셉의 브랜드일수록 미네랄 오일은 더 흔히 발견된다

팩트체크4. 임산부는 미네랄 오일을 사용하면 안된다?

인터넷에는 "임신기간동아 사용해서는 안되는 화장품 성분" 이란 것이 존재한다.

레티놀, BHA 등과 더불어 미네랄 오일도 이제는 금지성분으로 거의 굳혀진 듯 하다.

하지만? 임산부 튼살오일로 오랜기간 스테디셀러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바이오오일의 주성분이 바로 미네랄 오일이라는 아이러니.

그럼 도대체 미네랄 오일은 임산부에게 위험하다는 이야기는 왜 나온것인가?

변비치료제 미네랄 오일의 사용설명서를 보면 "임산부는 사용해선 안된다" 라고 나온다.

미네랄 오일을 섭취하면 태아에게 가는 영양소가 차단이 되기 때문.

즉 임산부는 미네랄 오일을 "마시면" 안된다

*팩트정리: 임산부에게 위험을 줄 성분은 애초에 화장품 성분으로 사용될 수 없다.

팩트체크 5. 미네랄 오일은 유럽연합에서 금지된 화장품 성분?

앞서 언급한 아벤느, 유리아쥬는 프랑스 브랜드 , 바이오오일은 독일브랜드

그리고 라메르가 성분 벤치마킹(?) 을 했다는 파란통 니베아 역시 독일브랜드!

*팩트정리 : 미네랄 오일이 들어간 제품은 유럽에서 더 쉽게 찾을 수 있다.

자 이렇게 몇번만 인터넷을 클릭하면 쉽게 해소될 인터넷 화장품 루머들은 왜 끊임없이 재생산되는 것일까?

첫번째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인터넷, 미디어에서 본 내용은 별다른 의심없이 믿는 경향이있다. 특히 그 내용이 "~의 불편한 진실" 류에 해당한다면 그 내용을 주변과 공유하고자 하는 의욕이 불끈 솓아오른다.

그때문에 딱히 화장품에 대해 관심이 없는 사람일지라도 SNS, 네이버 뉴스등에서 스쳐본듯한 글들로 인해 이들 성분들이 인체에 유해하다는 이미지가 서서히 사실화 되는것이다.

두번째는 아직도 대부분의 화장품 소비자들은 화장품 선택에 있어 성분표 체크는 게을리 하기 때문이다.

머리속에는 미네랄 오일, 파라벤은 싸구려 화장품에 들어가는 성분! 유해성분! 이란 정보가 장착되어 있지만 정작 화장품을 구입할때는 성분표를 보지 않고 그대로 구입하는 경우가 대부분.

재미있는 사실은 이러한 인터넷 화장품 루머들을 활발히 생산, 유포하는 주체가 대부분 화장품 회사들이라는것.

소비자들에게 낯선, 흔히 듣보라 불리우는 브랜드들일수록 많이 펼치는 마케팅 전략인데 기존 화장품 브랜드들의 유해성을 강조함으로써 이미 시장에서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브랜드들을 끌어내리고 자기들이 그 틈 사이로 들어갈 수 있기 때문.

무명 브랜드임에도 제법 비싼 가격을 책정한 것에 대한 당위성도 부여할 수 있는것은 일석이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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