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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지하철에는 어른들을 위로하는 11살 상담가가 있다

  • 강병진
  • 입력 2016.12.28 11:03
  • 수정 2016.12.28 11:10

치로 오티즈는 11살 소년이다. 하지만 이 어린 소년은 지난 몇 개월 동안 뉴욕 지하철 플랫폼에 접이식 책상을 놓고 앉아있었다. 차분하게 생각에 잠겨있는 듯 보이지만, 지금 소년은 앞에 앉은 어른들과 깊은 대화를 나누는 중이다.

치로 오티즈는 인스타그램에서 ‘Emotional Advice Kid’란 닉네임으로 알려져 있다. 쉽게 말해 사람들에게 조언을 해주며 그들의 감정을 위로해주는 아이다.

#emotionaladvicekid

Ciro(@emotionaladvicekid)님이 게시한 사진님,

지난 10월 중순 이후로 매주 일요일이면 오티즈는 이곳에서 2시간 가량 사람들을 만났다. ‘뉴욕 포스트’에 따르면 약 5분 동안의 상담을 해주는 댓가로 그는 2달러를 받았다고 한다.

“많은 사람들은 특정한 이유 때문에 슬픔이나 분노를 느껴요. 나는 그런 문제가 있는 사람들을 도와주고 있습니다.” 오티즈는 뉴욕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들은 관계를 유지하는데 문제를 겪고 있거나, 그들의 가족과 잘 어울리지 못하는 문제를 겪고 있습니다. 성장통 혹은 고향에 대한 향수를 느끼고 있는 사람도 있지요.”

Ciro(@emotionaladvicekid)님이 게시한 사진님,

학교에서 왕따를 당한 경험이 있는 오티즈는 학교 자체에 자신이 잘 어울리지 않는다고 판단한 후, 감정적으로 문제가 있는 사람들을 도와주겠다고 생각했다.

이 일을 시작한 후, 오티즈는 하루동안 약 50달러를 번 적이 있다. 하지만 그는 그 돈을 자신을 위해 아껴두지 않았다. 대신에 오티즈는 점심을 사먹을 돈이 없는 학교 친구들에게 점심을 제공했다고 한다.

“나는 좋은 조언을 해주기에 충분히 지혜로운 것 같아요.” 오티즈는 ‘업워시’에 이렇게 말했다.

낯선 사람들에게 상담을 해주겠다는 그의 선택에 아무런 위험이 없었던 건 아니다. 오티즈는 처음 상담을 해주었을 때의 긴장했던 기억을 떠올렸다.

“나는 사람들이 나를 비웃거나, 이상하게 쳐다볼 거라는 걸 생각하지도 못했어요.” 하지만 결국 사람들은 오티즈가 이 일을 매우 진지하게 대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뉴욕포스트가 오티즈에 관한 기사를 보도한 이후, 지금은 전 세계 수많은 사람이 그에게 상담을 요청하는 중이다. 오티즈의 인스타그램 계정은 단번에 2천명이 넘는 팔로워를 기록했다.

“(이 일에서) 가장 보람을 느끼는 부분은 실제 사람들이 자신과 다른 것들에 갖는 느낌에 저의 상담이 영향을 주고 있다는 거예요. 단지 보고 듣는 것만으로도 그들에게 희망을 줄 지도 몰라요. 그리고 그들이 자신과 자신을 둘러싼 세계에 좀 더 나은 기분을 느끼게 할 수도 있지요.”

오티즈의 상담이 많은 이에게 호평을 받고 있지만, 정작 오티즈는 어른이 되어서도 유명한 상담가가 될 생각은 없다고 한다. 그는 상담가나 심리학자보다는 비디오 게임을 개발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밝혔다.

 

허핑턴포스트US의 'This Big-Hearted Kid ‘Therapist’ Offers Emotional Support To Stressed Out Adults For $2'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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