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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모든 솔로들에게

난 사랑을 믿는다. 그리고 연애도 결혼도 원한다. 그렇지만 밀린 숙제 해결하듯이 쫓기듯 적당히 해결하고 싶지는 않다. 조금 더 나이가 들면 2세에 대한 문제가 있다고 하지만 우리가 언제부터 국가의 출생률 걱정하여 내 몸 불사를 정도의 애국자였는가? 인구 좀 줄고 경제규모 좀 줄어들면 그건 좀 어떤가? 그것 때문에 우리의 고결한 사랑을 적당한 조건과 때를 맞춰 적당히 타협해야하는 것인가?

  • 안승준
  • 입력 2016.12.28 10:56
  • 수정 2017.12.29 14:12
ⓒaltrendo images via Getty Images

언제 다 넘기나 한 장 두 장 세어 보던 달력이 벌써 마지막 한 장만을 남겨 놓은 12월!

결연했던 새해다짐들은 목표의 달성여부와는 관계 없이 언제나 그랬듯 새로운 목표들로 그 자리들을 양보하게 될 것이다.

21단 기어 달린 두 발 자전거를 바라던 때도 두 주 먹 불끈 쥐고 대학입시를 다짐하던 때도 그 순간만큼은 눈물겹도록 간절했지만 대부분은 그것의 성취여부와는 특별한 관련 없이 일정한 기한을 넘기면 고민의 가장자리로 밀려나거나 혹은 기억에서 지워지기까지 했다.

솔직히 말하건데 인생진로도 가족의 평화마저도 30여년의 새해다짐 리스트에 매번 올라있지는 않았다.

아직 나이가 어려서 질풍로도의 시기를 벗어나지 못한것인지는 몰라도 나의 목표와 갈길은 급변하는 세계정세만큼이나 그 때 그 때의 방향을 바꿔가고 있었다.

그렇지만 단 한가지 10대 초반의 어느 해부터 한 번도 나의 절실함이 빗겨가지 않았던 것이 있으니 그건 짝을 향한 본능적 갈구였다.

첫사랑을 바라던 어릴적에도 첫키스를 원하던 스무살 무렵에도 안정적인 가정을 꿈꾸는 요즈음에도 모양과 색깔이 조금 바뀌었을뿐 이성에 대한 불꽃은 사그라질 지언정 꺼져본 적은 없었던 것 같다.

특히 새해를 목전에 둔 크리스마스 즘엔 내몸 어디에선가 조금 더 뜨거운 연료들이 불꽃의 크기와 세기를 높여가는 것 같다.  

2000여년전 인류를 구원하시려 오신 그 분의 생일이 왜 당사자와는 아무 관계 없이 커플들의 전유물이 되었는지는 모르겠으나 이상스레 그 날만큼은 혼자 있는 것이 조금은 쓸쓸하기까지 하다.

올해도 성탄은 가족과 함께라는 대의명분을 외치며 부모님과 이브날 식사도 하고 경건한 맘으로 고해성사도 성탄미사도 드렸지만 함께할 짝꿍이 있었더라도 그리 하였겠냐고 물으신다면 난 신과 가족에게 죄를 짓지 않기 위해서라도 묵비권을 행사할 것이다.

남성이 여성을 여성이 남성을 바라고 원하는 것은 창조주의 계획이기도 했거니와 조화로운 상생을 위해서도 가장 기본적이고 아름다운 자연의 법칙이라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그것으로 핑계삼기엔 내 삶의 너무도 많은 시간과 물질을 그것과 관계한 고민으로 소비했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내가 만난 대부분의 과거는 너무도 아름다웠고 달콤했고 그 순간 그것은 사랑이었다.

그렇지만 더 솔직히 말하면 주변에 의해서 시간에 쫓겨서 마음이 조급해서 나이가 들어서 누군가를 이성으로 느껴본적도 없지는 않은 것 같다.  

나만 그런건지는 모르겠으나 20대 후반이 넘어가던 그 어느날부터는 난 나이가 많아서 얼른 짝을 찾아야 되겠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그건 10여년이 지난 지금 생각하면 귀엽게 보이지만 몇 년 지난 뒤 돌아보면 오늘 나의 고민도 그렇게 여겨질 가벼운 것이 아니라는 장담도 힘들 것 같다.

정신 바짝 차리고 내가 사는 모습을 돌아보면 난 대부분 순간 행복하게 살고 있다.

그런데 명절 때문에 주변의 어른들 때문에 크리스마스 같은 기념일 때문에 근거 없는 조급함과 우울함에 사로잡히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

난 사랑을 믿는다. 그리고 연애도 결혼도 원한다.

그렇지만 밀린 숙제 해결하듯이 쫓기듯 적당히 해결하고 싶지는 않다.

조금 더 나이가 들면 2세에 대한 문제가 있다고 하지만 우리가 언제부터 국가의 출생률 걱정하여 내 몸 불사를 정도의 애국자였는가?

인구 좀 줄고 경제규모 좀 줄어들면 그건 좀 어떤가?

그것 때문에 우리의 고결한 사랑을 적당한 조건과 때를 맞춰 적당히 타협해야하는 것인가?

나이든 부모가 걱정이라면 좀 더 젊게 살려고 노력하면 되는 것 아닌가?

조금 더 여유를 가졌으면 좋겠다.

솔로들이여! 짝 없는 것은 부끄러운게 아닙니다.

우리가 기념하는 크리스마스 그 때 우리에게 오신 그 분도 분명히 우리를 위한 짝을 창조하셨을 것입니다.

다만 우린 좀 멀리 떨어져 있어서 시간이 걸리는 것 뿐입니다.

당신의 진짜 짝꿍 당신에게 열심히 오고 있을 그를 위해서라도 조금더 여유를 가지고 기다리십시오.

우리에겐 우리의 인생을 우리의 방식대로 즐길 자유의지가 있습니다.

지금까지의 고민을 시간의 낭비를 답습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조건과 시간에 쫓기는 만남을 애쓰지 마십시오.

다만 작은 바람이 있다면 얼른 만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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