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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캐리 피셔를 뛰어난 작가로도 기억해야 한다

  • 김태우
  • 입력 2016.12.28 05:28
  • 수정 2016.12.28 05:37

영화 '스타워즈' 시리즈에서 강하고 사랑스러운 우주 공주로 불후의 명성을 얻게 된 배우 캐리 피셔는 한때 잇 걸이었던 많은 배우들처럼 사라질 수도 있었다. 30세 이상의 여성 배우를 위한 역할이 심히 부족하고, 변덕스럽기 그지없는 할리우드에 의해 잊혀질 수도 있었다. 그저 '어린 레아 공주'로만 기억될 수도 있었던 그녀는 소설가와 회고록 집필자로 활동하며 그녀만의 유일무이한 커리어를 이어갔다.

27일(현지시각) 심장마비를 일으킨 뒤 집중 치료를 받다 세상을 떠난 피셔는 우리에게 방대한 양의 소설, 회고록, 대본 등을 남겼다. 그녀의 글은 어쩌면 자연스럽게도 대중에게 익숙한 레아 공주의 시그니처 헤어스타일에 의해 가려지곤 했다. 피셔가 마지막으로 출간한 책 '프린세스 다이어리스트'는 수십 년간 이어진 그녀와 레아 공주 간의 복잡한 관계를 기록했다. 그녀는 소설 출간이 주는 영광이 '스타워즈'의 인기에는 비할 수 없다는 것을 그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피셔는 2010년 WebMD와의 인터뷰에서 "내가 만약 식당에 들어가 좋은 자리를 원했다면, '나 '변두리에서 온 엽서'(Postcards from the Edge, 피셔의 첫 베스트셀러) 쓴 작가인데요'라고는 말하지 않을 것"이라며 두 가지 삶을 비교한 바 있다.

할리우드에서 보낸 시간은 피셔가 글을 쓸 수 있도록 많은 영감을 줬다.

피셔는 지난 1987년 그녀의 삶을 기록한 소설 '변두리에서 온 엽서'를 발간했다. 이 책은 마약 중독으로 재활 센터에서 시간을 보낸 어린 배우가 앞으로의 배우 생활에 대해 고민하는 내용을 담았다. 이 소설을 통해 피셔는 로스앤젤레스 펜 시상식에서 신인상을 받았고, 이후에는 소설을 영화로 각색하기도 했다. (*한국에서는 '헐리웃 스토리'라는 제목으로 개봉한 메릴 스트립, 셜리 맥클레인 주연의 영화.)

피셔의 첫 소설은 그녀의 모든 작품 중 가장 영향력 있다고 여겨지곤 한다. 마약 중독과 정신 질환을 극복하는 모습을 생생하고 진보적이게 표현했기 때문이다.

그녀의 삶에서 영감을 받은 이 놀라운 소설은 아직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캐리 피셔의 '변두리에서 온 엽서'는 정신 건강에 대해 처음 읽은 책이었다. 정제되지 않았고, 훌륭하며, 웃기지만, 감동적이기까지 하다.

'변두리에서 온 엽서'는 훌륭하다. 캐리 피셔는 천재였다.

'스타워즈'를 다시 보는 것도 좋다. 하지만 '변두리에서 온 엽서'도 꼭 다시 읽어보시라. 캐리 피셔는 진정한 포스였다.

피셔는 이후 3편의 회고록과 더불어 총 7권의 책을 출간했다. 또한, 그녀는 인기 있는 극본가로서 '후크,' '시스터 액트,' '웨딩싱어' 등 유명 영화가 제작되기 전 대본을 수정하기도 했다.

그녀가 가장 최근 쓴 회고록은 지난달 출간됐다. 그리고 더 많은 회고록이 공개될 거라 예고했다. 피셔는 지난 11월 NPR과의 인터뷰에서 그녀의 파란만장했던 어린 시절에 대해 "아직도 쓸 내용이 많이 남았다"고 전한 바 있다.

 

허핑턴포스트US의 'You Should Remember Carrie Fisher As A Brilliant Author'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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