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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세점 여직원들이 출산예정일보다 빨리 출산하는 이유

"면세점에서 15년 근무했습니다. 롯데 면세점 직원이 1천명이 넘는데 쉴 공간은 방 한 칸 정도에요. 임신하고 배가 불러왔지만, 계단에 상자를 깔고 쉴 수밖에 없었습니다. 출산예정일보다 20일 먼저 출산했어요. 온종일 서서 근무하다 보니 다른 동료들도 빨리 출산하는 일이 비일비재합니다." (최상미 엘카코리아 부위원장)

전국서비스산업노동조합연맹과 무소속 김종훈 의원은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유통서비스노동자 노동실태와 법·제도 개선방안 마련을 위한 증언대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최 부위원장과 같은 유통 노동자들이 나와 1년 365일 운영과 장시간 노동으로 건강과 삶의 균형이 저해된 사례를 증언했다.

백화점에서 일하는 김재숙 로레알코리아 부위원장은 "서서 일하니 정맥류·족저근막염은 당연하고 직원 화장실이 멀어 참다 보니 방광염도 자주 앓는다"며 "백화점 폐점 시간이 점점 늦어지니 집에 가면 밤 10시가 넘고 매출이 많은 주말은 일할 수밖에 없어 가족과의 시간을 보낼 수 없다"고 지적했다.

김호진 한국시세이도 부위원장은 "백화점 영업시간이 너무 길어 노동자가 사생활이나 개인 생활은 휴무를 이용해야 하는데 온종일 자는 것이 일"이라며 "교환을 할 수 없는 물건을 바꿔달라는 진상 고객이 왔을 때 백화점 측은 협력업체에게 무조건 하도록 강요를 하는 일이 많다"고 했다.

최대영 홈플러스 부위원장은 "홈플러스는 24시간 영업이나 연중무휴 정책을 처음으로 시작해 대형마트의 무한 경쟁을 촉발했다"며 "일이 바빠서 13시간씩 일하는 일이 비일비재하고 감정노동도 말할 수 없다"고 전했다.

김종진 한국노동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해외 사례를 들며 법률을 통해 유통 노동자의 고통을 해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영국은 일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6시간만 영업할 수 있으며 이를 위반하면 벌금을 물린다고 한다.

독일과 이탈리아도 크리스마스이브를 제외하면 모든 상점은 일요일과 공휴일은 폐점해야 한다고 한다.

김 위원은 "휴게 공간과 화장·수면·수유 이용시설을 확대 개선하고 정기 의무휴점제 확대 시행과 유통업 영업시간 조정 등 규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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