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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욱 감독이 해외매체에 밝힌 '아가씨' 베드신 촬영의 비밀 4가지

영화 ‘아가씨’는 지난 6월에 개봉했고, 지금은 미국 전역의 비평가 협회에서 상을 받고 있다. 그래도 이 영화를 본 지 얼마 안된 미국 매체들에게는 여전히 ‘아가씨’가 궁금한 영화인 듯 보인다.

미국의 ‘벌쳐’(vulture)는 지난 12월 7일, “당신은 어떻게 섹스신을 연출하는가? 10명의 감독이 그들의 비밀을 말하다”라는 기사를 보도했다. 폴 페이그, 폴 버호벤, 메리 헤른 등 10명이 각각 자신이 연출했던 영화 속 섹스신에 대해 이야기한 기획이었다. 이 10명의 감독 중에는 ‘아가씨’를 연출한 박찬욱 감독도 있었다. ‘벌쳐’의 조사에 응한 박찬욱 감독은 직접 ‘아가씨’의 베드신을 연출하며 가졌던 고민들을 털어놓았다.

1. 진정한 사랑의 장면처럼 보이고 싶었다.

“두 명의 여성이 나오는 베드신이니, 남성의 시선으로 이해되지 않도록 연출하기 위해 내가 얼마나 고민했을지 당신도 상상할 수 있을 것이다. 두 여성의 장면이 진정한 사랑의 장면처럼 보이게 만들기 위해 그 베드신에 내가 얼마나 많은 고민을 했는지도 말이다. 이 영화는 기본적으로 ‘남성의 시선’을 주제로 삼고 있다. 그리고 이 여성이 그러한 상황으로부터 벗어나려고 하는 이야기다. 이때 그녀가 자신을 해방시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다른 여성을 찾아 연대를 형성하고 함께 싸워서 남성의 압박으로부터 탈출하는 것이다.

2. 스토리보드를 자세히 그리려 했다

“나는 먼저 배우들에게 이 장면 이후 그들이 연기한 캐릭터들에게 어떤 변화가 올 것인지를 분명히 이야기했다. 그리고 스토리보드를 내가 할 수 있는한 자세하고 구체적으로 만들려고 했다. 배우들이 스토리보드를 통해 몸의 어떤 부분이 어떤 방식으로 보일 지 확실히 알 수 있게 하려고 말이다. 나는 이 장면에 대한 모든 정보를 배우들에게 주려 했고, 그들이 나에게 피드백을 줄 수 있도록 했다. “나는 이런 이런 앵글이 싫다거나 이것과 저것이 싫다” 이런 식으로. “

3. 최대한 빨리 찍었다.

“촬영 당일, 나는 모든 남성 스텝들을 세트 밖으로 나가게 했다. 나는 이 장면을 위해서 붐 마이크를 조종할 수 있는 여성스텝을 데려왔고, 우리는 리모트 콘트롤 카메라를 사용해 (세트에는) 배우들 단 둘만이 있게 했다. 우리는 잔잔한 음악을 틀었고, 향초를 피우기도 했으며 배우들이 쉴때마다 마실 수 있도록 와인을 현장에 비치해 놓기도 했다. 동시에 나는 가능한한 빨리 한 번 혹은 두 번의 테이크로 촬영을 진행하려 했다. 이 장면을 완성시키는 동안에는 다른 일이 끼어들지 않도록 만들었다.

4. 배우의 얼굴에 포커스를 맞추었다.

이 장면에서 만약 배우들의 가슴과 엉덩이가 잠깐이라도 관객의 눈에 확연히 들어온다면, 그 부분은 이 장면이 보여주는 모든 것이 되어버릴 수도 있다. 그래서 나는 여성들의 얼굴을 보여주는 것에 초점을 맞추었다. 나는 두 여성 사이의 친밀함과 감정적인 교감을 그리고 싶었다. 그건 이 베드신이 필요한 이유이기도 했다. 나는 그들의 얼굴에서 그런 감정이 표현되기를 원했다.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최대한으로 그 점을 강조하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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