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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을 위한 행진곡' 최초본 테이프가 복각된다

  • 김도훈
  • 입력 2016.12.27 10:56
  • 수정 2016.12.27 10:58

1982년 4월 소설가 황석영과 광주의 문화 활동가 등 10여명이 윤상원, 박기순의 영혼결혼식을 노래 굿 형식으로 만든 '빛의 결혼식' 테이프(오정묵씨) 최초본.

1982년 2월20일 광주 옛 망월동 5·18묘역에서 ‘영혼결혼식’이 열렸다. 결혼식의 주인공은 5·18항쟁 때 계엄군에 맞서 최후까지 항쟁하다가 총탄을 맞고 숨진 윤상원과 ‘노동자의 누이’ 고 박기순이었다.

그 해 4월 소설가 황석영씨와 전남대생 김종률·오정묵·김선출씨 등 10여명은 영혼결혼식의 신랑·신부의 넋을 추모하는 창작 노래극 형식으로 '넋풀이'라는 작품을 제작했다. 7편의 창작곡과 ‘무녀의 초혼굿 사설’, 영혼결혼식 당시 낭송됐던 문병란 시인의 시 '부활의 노래'를 연작으로 실었다.

당시 제작에 참여한 전용호(59·광주전남소설가협회장)씨는 “황석영씨의 광주 운암동 양옥집 2층 방에서 연주 소리가 외부로 퍼져 나가지 않도록 담요로 거실 유리창을 모두 막고 녹음했다”고 말했다. ‘임을 위한 행진곡’은 '넋풀이' 테이프의 마지막 합창곡으로 실렸다.

5·18기념재단은 27일 “‘임을 위한 행진곡’ 최초본의 음원을 최대한 살려 34년 만에 복각 음반(CD)으로 제작했다”고 밝혔다. 82년 당시'빛의 결혼식' 원본은 2천개의 테이프로 녹음돼 전국에 건네졌다.

오월음반 제작기관인 사단법인 오월음악 박종화 총감독은 “최초 녹음본은 구할 수가 없었고, 이번에 복각된 것은 당시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른 오정묵(59·오미디어넷 대표)씨가 갖고 있던 처음 복사한 테이프를 복원한 것”이라고 말했다.

‘임을 위한 행진곡’은 5·18기념재단이 올해 제작한 ‘오월기록’(12곡) 음반에 실려 있다. 범능 스님(고 정세현)이 1985년 불렀던 ‘광주시민 장송곡’도 이 음반에 다시 살아났다. 박종화 감독은 “테이프는 시간이 지날수록 자성이 떨어져 원음이 사라지기 때문에 과거 불렸던 오월 노래 기록 작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오월기획’(12곡) 음반엔 11월12일 서울 광화문에서 100만명이 제창한 ‘임을 위한 행진곡’도 실렸다. 광주 금남로 촛불집회 현장에서 시민들이 함께 부른 광주판 ‘임을 위한 행진곡’도 실었다. 장사익·김원중·안치환 등 대중가수들이 5·18 정신계승을 위해 부른 노래들도 새로 편집해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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