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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룡 전 장관 "퇴임 한달 전에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봤다"

유진룡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재직 시절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를 봤다고 밝혔다.

유 전 장관은 26일 CBS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퇴임 한 달 전쯤 블랙리스트를 직접 봤다"고 말했다. 유 전 장관은 청와대와 갈등을 빚다가 2014년 7월 16일 면직됐다.

그는 당시 청와대가 A4용지에 수백명이 적힌 리스트를 조현재 당시 문체부 1차관을 통해 자신에게 전달했다고 말했다. 또 블랙리스트는 한 번에 작성된 것이 아니라 오랜 시간에 걸쳐 업데이트됐다고 전했다. 블랙리스트 최종본에는 9천 명이 넘는 문화예술계 인사들 이름이 담긴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

유 전 장관은 블랙리스트는 정무수석비서관실이 작성해 당시 모철민 교육문화수석과 김소영 문화체육비서관이 문체부로 전달하는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은 박준우 현 세종재단 이사장이 맡다가 2014년 6월12일 조윤선 현 문체부 장관이 이어받았다

정관용 앵커가 "왜 청문회에 나가지 않았느냐"고 묻자, "나 역시 이 상황을 이렇게 만든 데 큰 역할을 했고, 막지 못한 책임이 있는 죄인인데, 남들 보는 앞에서 서로 잘했네 하며, 남의 죄를 고발하는 모습이 유쾌하지 않다고 생각을 했다"고 전했다.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

유 전 장관은 "국회 청문회를 보니, 특히 새누리당 의원들 하는 짓들 보니까 진정성도 없는데 저기 가서 내가 그들이 쇼하는데 소품 역할을 할 필요가 있겠나, 그런 생각이 들었다"고 고백했다.

그는 또 "농담으로 생각할지 몰라도 제가 좀 인격이 여물지 못해서 혹시 나갔다가 김기춘 전 비서실장을 보면 혹시 따귀를 때린다든가, 하다 못해 뒤통수를 때릴 수 있는 사고를 일으킬 수 있겠다 하는 걱정을 스스로 했기 때문에 청문회 출연을 자제했다"고 밝혔다.

조선일보는 블랙리스트의 구체성을 더하고 있다.

조선일보 12월 27일 보도에 따르면 특검팀과 고발 내용 등에 따르면 블랙리스트는 청와대 정무수석실이 2014년 여름~2015년 1월 작성한 것으로 돼 있다. 현 정권에 비판적인 성향이거나, 선거에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나 박원순 서울시장을 지지했다는 문화계 인사 9473명이 명단에 담겼다고 한다. 송강호·김혜수씨 등 연예인들의 이름도 있다.

조선일보는 "특검팀이 블랙리스트가 정무수석실(작성)→교육문화수석실(주무 수석)→문체부(주무 부서)→문화예술위원회의 경로로 유통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고 전했다.

유 전 장관은 장관 재직 시절이던 2014년 1월과 퇴임 직전인 7월 두 차례 블랙리스트 문제로 박근혜 대통령과 면담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편, 유 전 장관은 지난 10월 언론 인터뷰를 통해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2014년 10월 문체부 1급 실·국장 6명으로부터 사표를 받으라고 지시하는 등 청와대가 인사 전횡을 했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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