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정호성 '박근혜 관저에 항상 머문 두 사람이 있다'

  • 박세회
  • 입력 2016.12.26 17:27
  • 수정 2016.12.26 17:28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 국회 국정조사특별위원회의 26일 서울 남부구치소 현장 청문회에서는 이른바 '문고리 3인방' 중 한명이었던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의 여러 증언에 이목이 쏠렸다. 특히 정 전 비서관이 박 대통령과 비선실세 최순실씨의 '메신저' 역할을 했다는 점에서다.

3시간여 진행된 비공개 면담에서 안종범 전 경제수석과 함께 나온 정 전 비서관은 박 대통령의 평소 '관저 생활', 특히 세월호 참사가 있었던 2014년 4월16일 당시에 대해 비교적 소상한 얘기를 털어놓았다.

그중에서도 특히 항상 대통령 관저에 머물어 '세월호 7시간'의 의혹을 풀기 위한 핵심 인물이 누구인지에 대한 증언이 있어 흥미롭다.

◇ 朴대통령 일상은…"아침·저녁 약속 안 잡아…윤전추·이영선 늘 관저에"

대통령 일정을 담당했던 정 전 비서관은 평소에 박 대통령이 조찬과 만찬 일정을 잡지 않는다고 전했다.

'토·일요일에는 미용사가 안 오는데 공식행사에 가느냐'고 물었더니 "그러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를 두고 국조위원들은 박 대통령이 아예 주말에 일정은 잡지 않는 게 아니냐고 해석하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매일 아침 7시에 국가안보실이 작성하는 상황 보고를 경호실을 통해 받았다. 안종범 전 수석과는 하루에 최소한 수십 번, 두세 시간씩 통화했다고 정 전 비서관은 증언했다.

그는 그러나 박 대통령의 사생활에 대한 부분에선 말을 아꼈다.

논란이 되는 박 대통령의 멍 자국 존재와 미용시술 존재 등과 관련, 그런 사실이 있었는지 알고 있었는지 여부에 대해 "단순하게 대단할 수 없다"는 취지로 말했다.

또 관저와 관련해서 "자주 간다"면서도 관련 질문에도 거의 대답하지 않았다. "굳이 알려고 하지도 않았다"는 것이 그의 얘기이다.

그러나 "윤전추·이영선 행정관은 거의 언제나 관저에 있다"고 말했다.

윤전추·이영선 행정관은 아직 국조특위의 청문회에 출석하지 않고 버티고 있다. 동행명령서를 피해 휴가를 떠나는 등 청와대 안에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고 만날 수도 없어 그야말로 청와대가 범죄자와 부역자를 감싸 안으며 현대판 '소도'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격이다.

검찰이 확보한 녹음 파일 12개는 모두 자신이 녹음했고, 박 대통령과 최씨, 본인이 등장하는 통화 내용도 모두 인정했다. 다만 나머지 236개 파일은 대선 당시 메시지 등에 관한 것으로 최씨와는 무관하다고 설명했다.

◇ 세월호 참사 당일…"朴대통령, 매우 피곤해하며 관저에 머물러"

정 전 비서관은 세월호 참사가 있었던 2014년 4월 16일 앞뒤로는 박 대통령 일정이 빽빽했는데 유독 그날만 일정이 비어 있었다고 증언했다. 그날 관저에 머물렀던 박 대통령은 매우 피곤해했다고 그는 기억했다.

그는 "세월호 당일날 박 대통령은 별다른 일정 없이 관저에서 평상시대로 근무하면서 서면이나 전화로 보고 받고 전화로 지시했다"고 말했다. 이어 "미용사는 일정이 있는 날엔 오전에 와서 머리를 하는데, 그날은 밖에 나갈 것 같아 콜을 해 머리를 했고, 그 외 다른 일은 없었다"고 진술했다.

그는 또한 "당시 점심을 먹으면서 TV에 전원 구조라고 나오길래 당시 안전행정부로 부처 이름이 바뀌면서 큰 사고가 나도 다 구조해서 다행이라고 했다"고 전했다.

정 전 비서관은 오후 2시께와 5시께 두 번 박 대통령을 대면했다고 밝혔다. 그는 오후 2시가 지나 2시 말미에 사태가 심각해진 걸 깨닫고 관저로 가서 대통령을 직접 봤다고 말했다가, 인터폰으로 대화했는지 직접 만났는지 잘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을 바꿨다.

미용사를 부른 건 구조본으로 갈 것이 예정됐기 때문이라고 정 전 비서관은 전했다. 처음에는 본인이 불렀다고 했다가 나중에는 지시를 받고 부른 것으로 기억한다고 번복했다.

당시 대통령이 머물던 관저에 누가 있었느냐는 질문에는 "대통령의 사생활이라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날 김장수 국가안보실장이나 김석균 해양경찰청장에 지시한 통화 내역을 왜 제출하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정확한 시점은 모르지만, 안봉근 전 비서관으로부터 그렇게 조치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답했다.

주파수공용통신장비(TRS) 사용 기록이 없다는 추궁에는 "모른다"고 밝혔다.

국민의당 김경진 의원은 이에 대해 "큰 틀에서 총평하면 청와대 내부가 총력을 기울이거나 일사불란한 대응태세가 되진 않았다"며 "여러 참모가 우왕좌왕하고 있었고 정호성 본인도 상황파악을 제대로 못 했다는 점은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 朴대통령과 최순실은 어떤 관계…"대통령 아주 잘 모시는 사람"

정 전 비서관은 최순실씨에 대해 "박 대통령이 신뢰하고 잘 아는 분이라 많이 상의했다. 대통령을 아주 잘 모시는 사람"이라고 증언했다.

그러면서 최씨에 사전에 인편으로 청와대의 각종 정책 자료나 인사안, 연설문 등을 보내줬고 이를 다시 인편으로 받아봤다고 전했다. 이메일을 이용한 적도 있다고 했다.

최씨가 인사에 간여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에 정 전 비서관은 "큰 수정은 없었다"고 답했다. 그러나 "발표안에 대해 내용 수정을 받을 필요가 있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정 전 비서관은 그러면서 최씨의 존재에 대해 "굳이 공식적인 직함을 가진 분이 아니고 뒤에서 대통령을 도우시는 분이라 굳이 김기춘 비서실장이나 우병우 민정수석에는 보고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 대기업으로부터 수백억 원을 모금하는 등 사익을 취한 것에 대해선 "미스터리"라고 답하기도 했다.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최씨의 전 남편 '정윤회 문건'에 대해서는 "오모 행정관이 찾아와 그에 대해 보고 했는데 '왜 내게 얘기하느냐, 민정수석실에 얘기해 조치하는 것이 좋겠다'면서 '이게 회수되지 않고 조치 되지 않은 게 이상하다'고 말했다"고 정 전 비서관은 전했다.

저작권자 © 허프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관 검색어 클릭하면 연관된 모든 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

#윤전추 #이영선 #청와대 행정관 #현대판소도 #정호성 #최순실 #박근혜 #사회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