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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 공군 '첫 여성 조종사'가 '망명' 신청한 이유

아프가니스탄이 배출한 여성 1호 공군 조종사가 미국 연수 중에 망명을 신청했다.

26일 아프간 언론에 따르면 미 텍사스 주와 아칸소 주 등에서 15개월의 비행 연수 과정을 마친 아프간 공군 소속 닐루파르 라흐마니 대위(25·여)는 미국에 남을 수 있게 해 달라며 미 정부에 망명을 요청했다고 22일 밝혔다.

애초 24일 귀국할 예정이었던 라흐마니 대위는 여성 사회활동에 적대적인 아프간 환경 때문에 생명을 잃을까 두렵다고 망명 이유를 들었다.

그는 월스트리트 저널(WSJ)뉴욕타임스(NYT) 등에 "조국 영공을 날고 싶지만 내 생명을 잃을까 두렵다"면서 "(여성 사회활동에 적대적인) 아프간 환경은 전혀 나아지지 않았고 오히려 악화했다"고 말했다.

그는 2013년 조종 자격을 얻은 이후 자신과 친척들이 살해 위협을 받았으며 군대 내에서도 남성 동료들이 자신을 경멸해 불안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아프간 정부는 라흐마니 대위의 생명은 전혀 위험하지 않다면서 그의 망명신청을 거부해야 한다고 미국에 요청했다.

아프간 국방부 모함마드 라드마니시 대변인은 "라흐마니 대위가 단지 망명허가를 받기 위해 목숨의 위협을 받는다고 거짓말했음이 분명하다"면서 "아프간 공군에 복무하면서 생명이 위험하다는 것은 전혀 근거가 없다"고 말했다.

* 라흐마니 대위는?

2012년 아프간 공군 비행학교를 졸업하고 여성으로서는 처음으로 고정익기 조종 자격을 취득했다.

그는 지난해 미국 국무부가 주는 '올해의 용기 있는 여성상'을 받기도 했다.

당시 미셸 오바마 미국 대통령 부인은 "탈레반뿐만 아니라 친척들로부터도 위협을 받았으면서 비행을 계속했다"고 찬사를 보낸 바 있다.

아프간에서는 1996∼2001년 탈레반 정권 때 여성은 남성 보호자 없이 혼자 외출하는 것도 금지됐을 정도로 여성의 사회활동이 극도로 제한됐다.

미군의 공격으로 2001년 탈레반 정권이 붕괴한 이후에는 여성 장관과 의원이 나올 정도로 여성 인권이 다소 향상됐지만, 인권운동가들은 지난해 3월 수도 카불에서 한 20대 여성이 코란을 불태웠다는 누명을 쓰고 반박도 제대로 못 한 채 군중에게 몰매를 맞아 숨졌을 정도로 여성 인권 수준이 낮다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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