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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크리스마스를 없애버리자!"는 시위가 열렸다

  • 강병진
  • 입력 2016.12.26 05:50
  • 수정 2016.12.26 05:53
ⓒKei Yoshikawa

커플로 붐비는 크리스마스 이브의 도쿄 시부야. 이곳에서 ‘비인기’(인기 없는 사람)을 자칭하는 사람들이 모여 “크리스마스를 분쇄하라”고 외쳤다.

이 크리스마스 분쇄 시위는 ‘연애 자본주의’에 대한 반대를 내건 ‘혁명 비인기 동맹’(革命的非モテ同盟)이 주최한 것이다. 올해가 처음은 아니다. 이들은 2006년부터 매년 크리스마스 시즌에 이러한 시위를 벌여왔다. 동맹 측은 “인기 없는 사람도 밝은 미래를 꿈꿀 수 있도록, 비인기들의 연대”를 주장하고 있다.

시위대는 이날 오후 1시부터 시부야의 미야시타공원에서 행진을 시작했다. 약 20여명의 참가자가 40분에 걸쳐 구호를 외쳤다. “커플은 자기 비판을 하라!”, “리얼충은 폭발하라!” 등의 구호였다. ‘리얼충’은 일과 연애 등에 성실한 사람을 일컫는 일본의 신조어다.

혁명 비인기 동맹의 평의회 의장인 마크 워터는 “다양한 인종과 종교의 사람들이 사는 미국에서는 이미 정치적 공정성의 관점에서 ‘메리 크리스마스’ 대신 ‘해피 홀리데이’란 말을 쓰고 있다”며 “크리스마스 분쇄가 세계적인 주류가 되고 있다. 우리의 주장은 처음부터 옳았다”고 말했다.

또한 “2016년에는 ‘다양성’을 내건 고이케 유리코가 도쿄 도지사로 당선되었다”며 “그는 도쿄의 다양성을 강조하지만, 그 다양성이 인기 없는 사람들에게도 인정받을 수 있을지, 이 문제가 앞으로 핵심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비인기 계층이 사회에서 박해받지 않고 살아갈 수 있도록 비인기 사람들을 위한 안전망을 요구하고 싶다”고 결의를 밝혔다.

크리스마스 분쇄주장은 일본의 저출산 흐름을 더욱 가속시킬까? 이러한 우려에 마크 워터는 “세계 인구가 날로 증가하는 추세에서 일본의 저출산이 가져올 영향은 크지 않다”며 “저출산을 전제로 국가운영을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처음 시위에 참가한 40대 남성은 “비인기의 권리를 호소하는 시위에 감동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의 지난 2015년 보도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해에도 시부야에서 시위를 가졌다. 당시에도 이들은 "크리스마스는 자본주의의 음모이며 독신자를 차별한다. 이 세상에서 돈은 사랑에 빠진 사람들로부터 빠져나가고, 행복한 사람들이 자본주의를 지지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허핑턴포스트JP의 '「クリスマスを粉砕せよ!」渋谷でデモ 主催者が語る、そのオソロシイ野望'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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