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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 전문가들은 트럼프의 '핵무기 강화' 트윗이 '아주 나쁜 조짐'이라고 말한다

  • 허완
  • 입력 2016.12.23 12:22
  • 수정 2016.12.23 12:24
TOPSHOT - President-elect Donald Trump speaks at the USA Thank You Tour 2016 at the Giant Center on December 15, 2016 in Hershey, Pennsylvania.  / AFP / Don EMMERT        (Photo credit should read DON EMMERT/AFP/Getty Images)
TOPSHOT - President-elect Donald Trump speaks at the USA Thank You Tour 2016 at the Giant Center on December 15, 2016 in Hershey, Pennsylvania. / AFP / Don EMMERT (Photo credit should read DON EMMERT/AFP/Getty Images) ⓒDON EMMERT via Getty Images

지난 8월, 핵 전문가들은 핵 무기를 지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생각하면 불안해진다고 허핑턴포스트에 말한 바 있다. 취임이 확정된 트럼프가 아직도 트위터로 애매모호한 정책을 발표하고 있는 지금, 핵 전문가들의 공포는 더 이상 가상의 공포가 아니다.

22일(현지시간), 트럼프는 미국의 핵 능력을 강화하겠다는 트윗으로 모두에게 충격을 선사했다.

“미국은 세계가 핵무기에 대한 분별력을 갖게 되는 시점까지는 핵 능력을 크게 강화하고 확장해야 한다”는 트윗이었다.

트럼프가 의미한 바가 노화되어 가는 미국의 핵무기를 현대화해야 한다는 것인지, 핵무기 비축량을 늘려야 한다는 것인지는 분명하지 않다. 하지만 어느 쪽이든, 이 메시지는 핵무기 전문가들을 굉장히 불편하게 만들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러시아 핵 전력 강화 발언을 한지 불과 몇 시간 뒤였기 때문이다.

MIT 명예 교수인 석학 노암 촘스키는 트럼프의 이 트윗이 “최근에 본 가장 무서운 발언 중 하나”라고 말했다.

“푸틴도 나빴지만, 최소한 푸틴은 방어적이기는 했다. 멕시코가 아닌 러시아의 국경에 대해 말했던 것이었다.” 촘스키의 말이다.

촘스키는 또한 2017년 초에 업데이트될 원자과학자 회보의 ‘지구종말시계’의 시각에 변동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인류가 세계적 재앙에 얼마나 가까이 다가갔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이 시계는 2015년 이후 자정 3분 전으로 맞춰져 있다.

“[시계가] 자정에 더욱 가까워질 수도 있다.” 촘스키의 말이다.

이 트윗은 대통령 당선인으로서 핵무기에 대한 최초의 공개 발언이었으나, 전문가들은 몇 달 전부터 트럼프가 이런 상황에 접어들 가능성을 경고해 왔다.

프린스턴 대학교 핵 안전 전문가 브루스 블레어는 1월이 되면 트럼프는 “그 어떤 적대적 정권과 국가에도 아무 때나 수억 명의 생명을 앗아갈 수 있는 핵무기를 쏟아부을 수 있는 사실상 무제한의 힘을 갖게 된다.”고 쓴 바 있다.

젭 부시와 미트 롬니 등 공화당 전 대선 후보들의 고문이었던 국가 안보 전문가 존 누넌 등은 자신에 대한 모든 비난에 발끈하며 대응하는 트럼프에게 대량 살상무기를 맡겨도 되는지 의문을 표하기도 했다.

우리가 공격 받고 있기 때문인지, 외국 지도자가 트위터에 비난을 올렸기 때문인지도 모르면서 핵무기를 발사해야 하는 상황을 상상해 보라.

새로운 핵무기 경쟁이 핵 전쟁으로 번질 수도 있다는 논란이 일고 있는 지금 트럼프는 이런 발언을 했다.

'무기통제협회'의 비무장과 위협축소 정책국장 킹스턴 레이프는 핵무기에 대한 트럼프의 입장이 “아주 나쁜 조짐”이라고 말한다.

“최근 발언이 있기 전에도, 우리는 무모하고 경솔한, 대규모 경로 수정이 필요한 길로 가고 있었다. 불에 기름을 더 붓는 것은 우리에게 필요한 일과는 정반대다.” 레이프의 말이다.

현재 미국은 약 4,600개의 핵탄두를 가지고 있으며, 이는 미국 안보에 필요한 양을 ‘초과한다’고 레이프는 말한다. 트럼프의 트윗이 이 무기를 유지하고 현대화하겠다는 의미라 해도 앞으로 30년 동안 10조 달러 이상이 들어가며, 레이프는 그것은 ‘지속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트럼프 발언의 의미가 분명하지 않은 이유는 140자로 한정된 트위터를 사용해 엄청나게 복잡한 일에 대해 언급했기 때문이라고 군축핵확산방지연구소장 존 티어니 전 하원 의원(민주당-매사추세츠)는 밝혔다.

그러나 트럼프의 발언은 따로 떼어 놓고 보나 푸틴의 발언과 같이 놓고 보나 경솔하다고 티어니는 말한다. 미국과 러시아는 냉전 후에 그랬듯 핵무기 감축에 협력해야 한다고 티어니는 말한다.

“지금은 허세가 아니라 리더십이 필요한 때다. 러시아와 미국은 지금도 전세계 핵무기의 93%를 가지고 있다. 서로와 인류를 완전히 파괴하고도 남는 양이다. 도널드 트럼프와 블라디미르 푸틴은 정신을 차려야 한다. 수십 억명의 생명이 달린 문제다.”

* 이 글은 허핑턴포스트US의 Nuke Experts Say Trump’s Tweet Is ‘A Very Bad Sign’을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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