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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 평등권'을 위해 열렬히 투쟁했던 50년 전 미국의 모습(화보)

역사책만 보면 미국에서의 인종 분리와 차별에 대한 싸움은 끝난 것 같다. 존슨 대통령이 주택 임대, 판매, 융자에 대한 인종 차별을 금지하는 공민권법에 서명한 1968년에 우리가 연구하는 시민권 운동은 끝났다고 학자들은 적었다. 그렇지만 최근의 여러 사건, 즉 경찰의 젊은 흑인 남성 살해, 증오 범죄 증가, KKK의 생존, '흑인의 삶은 소중하다' 운동의 부상(블랙 라이브스 매터) 등을 보면 시민 평등권을 위한 싸움은 사실 끝난 적이 없다.

신간 ‘딕시의 북쪽: 남부 너머의 시민 평등권 사진 North of Dixie: Civil Rights Photography Beyond the South’은 인종 간 불평등과 맞서는 요즘의 시위가 50년 전 운동가들의 활동과 크게 다르지 않음을 보여주며, 또한 시민 평등권 지지자들과 반대자들 사이의 마찰은 결코 남부만의 문제가 아니었음을 일깨운다. 유명한 사진가들은 편견으로 얼룩진 메이슨 딕슨 선(메릴랜드 주와 펜실베이니아 주의 경계선) 아래 도시들에만 오래전부터 초점을 맞춰왔지만, 역사가 마크 스펠츠는 북부에서 진보와 자유를 위해 싸웠던 이들의 노력을 남긴 이미지들에 주목했다.

피켓을 들고 주택 평등 시위를 벌이는 활동가들 뒤에서 유니폼을 입은 미국 나치당원들이 통합 반대 슬로건과 인종 욕설 피켓을 들고 반대 시위를 하고 있다.

‘딕시의 북쪽’에서 특히 인상적인 사진에서는 피켓을 들고 평화롭게 주택 평등 시위를 하는 사람들 뒤에 인종 욕설과 통합 반대 슬로건 피켓을 든 미국 나치당원들을 볼 수 있다. 언뜻 보면 인종주의적 역사로 널리 비난을 받은 남부 주에서 일어난 일 같지만, 이 사진은 1963년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에서 찰스 브리튼이 찍은 것이다.

‘백인의 정체성’이 공격받고 있다는 것을 핵심 믿음으로 하는 이른바 ‘대안 우파 alt-right’가 최근 부상하고 있는 것을 생각하면, 시위자들이 병치된 이 사진은 새로운 의미를 갖는다. 한쪽은 만민평등을 위해 싸우고 있고, 한쪽은 백인의 권리만이 우선시되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1963년에 이름 모를 사진가가 찍은 스냅샷 역시 당황스럽다. 백인 소년들이 새로 이사 온 흑인 가족을 마구 위협하고 있다. 이 지역은 워싱턴 D.C.였다.

워싱턴 행진(March on Washington for Jobs and Freedom) 이틀 후 백인들만 사는 필라델피아 외곽 개발지에 젊은 흑인 가족이 이사 오자 군중이 모욕적인 말을 외치고 있다. 흑인 가족은 첫 날 밤은 지하실에서 보냈고, 2년 동안 끊임없이 공격을 받아 다른 곳으로 이사했다.

‘딕시의 북쪽’은 시카고, 디트로이트, 필라델피아, 로스앤젤레스 활동가들의 지칠 줄 모르는 힘과 그들이 겪은 반발의 이미지 사진들을 모은 충격적인 책이다. 주택 관련 행진에서 주먹을 치켜든 여성의 사진이 있는가 하면 시위대에서 질질 끌려나간 시위자들의 사진이 있다. 택시 회사 옐로우 캡의 불공평한 채용 정책에 항의하는 시위대의 사진이 있는가 하면 무장한 흑표범단의 사진이 있다. 너무나 많은 흑인이 생명을 잃을까 두려워하던 시절, 흑표범단의 폭력성은 지나치게 강조되었다.

주택 관련 시카고 거리 행진에서 자부심과 결의의 표시로 주먹을 치켜 든 젊은 여성

게티에서 나온 ‘딕시의 북쪽’에는 밥 애덜만, 찰스 브리틴, 다이애나 데이비스, 레너드 프리드, 고든 파크스, 아트 셰이의 사진들이 더 담겨 있다. 게티 스토어에서 구매 가능하다.

* 허핑턴포스트US의 기사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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