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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설의 달인 오바마..."해골같은 초안에 숨결 불어넣어"

국가 지도자들은 재임 중 수많은 연설을 한다. 그 무게는 남다르다. 연설 당사자와 그 나라의 품격을 드러내주기도 한다. 그만큼 한 문장, 한 단어가 신중하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연설문은 힘이 있으면서 유려한 문장으로 유명하다. ‘연설의 달인’이란 별명이 붙은 오바마의 연설문은 어떻게 만들어질까.

백악관이 21일 인터넷 누리집에 ‘되돌아보기: 연설 보좌관들이 뽑은 오바마 대통령의 최고의 연설들’이란 제목의 글을 올렸다. 오바마 대통령의 역대 연설 보좌관(스피치라이터)들이 오바마 재임 8년 동안의 연설 중 8편을 선정해 작성 과정의 에피소드와 사진들을 공개했다. 보좌관들은 글에서 “대통령이 선택하는 단어들은 우리가 자신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과거를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지, 미래를 어떻게 마주할 것인지 보여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경제 위기, 동성결혼 합헌 결정, 오바마케어 법안 통과, 끔찍한 뉴타운 총기난사 등 지난 8년간 미국 역사의 중요한 순간마다 오바마 대통령은 그 상황에 적확한 표현을 찾아냈다”고 밝혔다. “수도 없이 고쳐 쓰고, 밤을 새우고, 자동차로 이동하는 마지막 순간까지도 수정하는”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는 것이다.

2010년 백악관에 합류한 타일러 렉턴버그 보좌관은 지난 9월 아프리카계 미국인 역사문화박물 개관식 연설문 작성 과정을 떠올렸다. “삽입 문구와 삭제 표시가 미로처럼 점철된 초안 수정본을 돌려받았는데, 특히 눈에 띈 것은 줄바꿈 표시였습니다. 수정본은 우리가 제출한 해골 같은 초안에 숨결을 불어넣은 느낌이었죠.” 그는 “지난 8년 동안 오바마 대통령은 수천번이나 초안 수정 작업을 해왔고 수준이 높았다”며 “언제나 깊은 메시지와 시적인 표현이 담겼으며 그것을 추구했다”고 평가했다.

코디 키넌 수석 보좌관은 지난해 3월 흑인 민권행진 50주년 연설의 한 문장을 떠올렸다. “그것(행진)은 군대의 충돌이 아니라 의지의 대립이었으며, 미국의 진정한 의미를 결정하는 항쟁이었습니다.”

2005~2013년 수석 스피치라이터였던 존 패브로는 건강보험개혁법안에 대한 상·하원 합동연설의 한 대목을 소개했다. 당시 오바마는 “지금 우리는 그 무엇보다도 도덕적 문제에 직면해 있다. 단순히 정책의 구체성이 아니라 사회적 원칙과 특징이 위기에 놓였다”며 건강보험 개혁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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