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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면허 첫날 '공포의 T자 코스'에서 20년 경력자도 떨어졌다

  • 박세회
  • 입력 2016.12.22 09:32
  • 수정 2016.12.22 09:37

"23호차 점수 미달로 불합격입니다"

강화된 운전면허시험 시행 첫날인 22일 오전 9시 15분께 청주운전면허시험장 첫 응시자의 기능시험 탈락을 알리는 장내 방송 나왔다.

이날 2종 수동 기능시험에 응시한 임모(60)씨는 공포의 'T자 코스'에서 잇따라 시동을 꺼뜨리고 차량 뒷바퀴가 노란색 주차선을 침범해 결국 고배를 마셨다. 임 씨는 화물차 운전 경력 20년 차다.

공포의 T자 코스.

'물시험'에서 '불시험'으로 변한 장내 기능시험에서는 "어렵다"다는 말이 절로 나왔다.

임씨는 이날 기능시험에서 엔진 정지(1회 5점 감점), 직각주차(T자 코스) 통과 방법 위반(10점 감점) 등으로 합격 기준 점수인 80점에 미달해 불합격했다.

좁은 도로 폭의 'T자 코스'에서는 2번만 주차선을 침범해도 20점이 감점된다. 기능시험은 차량에 장착된 센서로 자동 채점한다.

이날 오전 장내 기능시험 1조 응시자 10명 중 첫 번째로 시험을 치른 임씨는 "생각보다 T자 코스 도로 폭이 좁아서 당황스러웠다"면서 "면허 재취득을 하려고 했는데 연습을 많이 하고 다시 와야겠다"고 말했다.

임씨에 이은 응시자 중에서도 불합격자가 속출했다.

시험장 대기실에는 연신 감점과 불합격을 알리는 방송이 나왔다. 시험을 기다리는 사람들은 초조한 마음으로 창문을 통해 앞선 응시자들의 운전을 꼼꼼히 살펴봤다.

줄줄이 응시자 3명이 탈락하고 나서야 첫 합격자가 나왔다.

1종 보통 시험 합격자 김모(49)씨는 "30년 동안 운전을 해왔는데도 시험이 상당히 어렵다"면서 "경력자라도 만만히 보고 연습 없이 왔다 가는 큰코다칠 시험"이라고 평가했다.

김씨는 가속 빛 기어변속 구간에서 10점을 감정 당하고 가까스로 기능시험에 통과했다.

이날 오전 9시부터 약 1시간 30분 동안 치러진 장내 기능시험 응시자 10명 중 단 7명이 탈락했다. 오전 10시 30분부터 이어진 2조 응시자 10명 중 합격자는 단 1명에 불과했다.

이날 오전 장내기능시험 응시자 20명 중 합격자는 4명으로 합격률은 20%에 머물렀다.

간단한 조작으로 3∼4분이면 시험이 끝나 합격률이 92.8%에 달했던 '물면허' 시험과는 다른 모습이다.

강화된 시험 시간은 10분 이상으로 1조(90분)당 20명이었던 응시생은 1조에 10명으로 줄었다.

방을산 청주운전면허시험장 민원부장은 "강화된 시험 첫날이라 감독관과 응시생들이 적응하는 시간이 필요할 것 같아 시간을 여유 있게 안배했다"면서 "적응 기간이 끝나면 응시생 수를 점차 늘려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시험 초기 연습을 하지 않고 오는 응시생들이 많기 때문에 탈락자가 많은 것으로 보인다"면서 "제도가 정착하면 합격률이 80% 수준을 보일 것이라고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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