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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몸이 인간에게 줄 수 있는 쾌락 3가지

 

 

미하이 칙센트미하이는 몰입 전문가다. 그리고 그는 몰입을 ‘플로우(flow)’라고 표현했다. 플로우란 행위에 깊게 몰입하여 시간의 흐름이나 공간, 더 나아가서는 자신에 대한 생각까지도 잊어버리게 될 때를 일컫는 심리적 상태이다. 단순한 기쁨이나 열중의 느낌보다는 완벽한 심리적 몰입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이 중 우리 몸을 통해 플로우를 얻는 경우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

1. 플로우로서의 성(sex)

“…. 진정한 의미의 성은 육체의 차원에 심리적인 요소가 곁들여져야 비로소 이루어지는 것이다. 역사가들에 따르면, 사랑의 기술이란 것이 서양에서는 비교적 최근에 와서 개발된 것이라고 한다. 몇 가지 요소를 제외하고는 고대 그리스와 로마인들의 성행위에 낭만이 곁들여진 경우를 찾기 어렵다. …. 어떻게 하면 사랑을 항상 새롭게 유지할 수 있을까? 그 해답은 다른 활동의 경우와 다르지 않다. 사랑의 즐거움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복합적인 관계를 만들어야 한다. 복합적인 관계가 되기 위해서는 두 사람이 자기 자신의 그리고 상대방의 잠재력을 개발해야 한다. 잠재력의 개발을 위해서는 상대방에게 주의를 집중해서 상대방이 어떤 생각을 갖고 있으며, 어떤 감정과 꿈을 지니고 있는지를 알아야 한다. 이것 자체가 끊임없는 하나의 과정이며, 평생을 통해 이루어야 하는 과제이다. 상대방을 진정으로 이해하게 되면 함께 즐길 수 있는 일들이 많아진다. …. 즉 인생의 다른 측면과 마찬가지로, 성도 우리가 적극적으로 통제하고, 복합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가꾸어 나간다면 즐거운 것이 될 수 있다.”(책 ‘몰입, 미치도록 행복한 나를 만난다’, 미하이 칙센트미하이 저)

생존 본능과 먹고 마시는 욕구 다음으로 가장 강한 본능 중 하나가 성욕이다. 성에 대한 욕구가 지나치면 때로는 다른 것들을 파멸시킬 정도다. 그러나 언제나 성행위가 즐거운 것은 아니다. 충분한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제대로 몰입을 하기 위해서는 더욱 그렇다. 육체적 쾌락과 낭만적 쾌락을 넘어선 상대방을 완전히 이해하는 단계에 도달해야 한다. 말초적인 흥분을 넘어선 제대로 된 플로우 단계로의 도달은 전적으로 노력에 달려있다.

2. 음악의 플로우: 듣는 기쁨

“삶의 질을 향상시켜 주는 것은 음악이 귀에 항상 가깝게 있다는 사실이 아니고, 우리가 주의를 집중해서 귀를 열고 들을 때만이다. 예컨대 식당이나 가게에서 나오는 배경 음악을 들을 때 그것을 귀 기울여 듣는 사람은 거의 없으며, 따라서 그로 인해 플로우를 경험하기는 극히 어려운 것이다. 다른 것과 마찬가지로 음악도 즐기기 위해서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 음악 감상은 처음에는 감각적 경험 단계에서 출발한다. 이 단계에서는, 우리 신경계에 유전적으로 내재되어 있는 유쾌한 육체적 반응을 유발시키는 음색에 반응을 보인다. …. 다음 단계는 유추적 감상 단계이다. 이 단계에서는 음의 양식에 따라 감정과 이미지를 떠올리는 기술을 갖추게 된다. …. 음악 감상의 가장 복합적인 단계는 분석적 감상 단계이다. 이 단계에서는 음의 감각적 혹은 서사적 측면보다는 음악의 구조적인 요소에 관심을 기울이게 된다. …. 지금까지 우리는 주의를 기울여 음악을 듣는 것으로부터 어떻게 플로우가 생겨나는가에 관해 살펴보았다. 그런데 음악을 직접 만드는 법을 배운 사람에게는 더욱 많은 선물이 주어진다. …. 오늘날 우리의 문화는 어린아이들의 음악적 기술을 일찍부터 개발해 주어야 하는 중요성을 점점 더 소홀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 …. 아이들이 음악을 자주 접하지 못하고 자라나 십대의 청소년들이 되면, 자신들만의 음악에 과도하리만큼의 정신 에너지를 투자함으로써 그와 같은 결핍을 보상하려 한다.”(책 ‘몰입, 미치도록 행복한 나를 만난다’, 미하이 칙센트미하이 저)

음악을 그냥 흘려 들어서는 플로우를 경험할 수 없다. 주의를 집중해 듣다 보면, 플로우에 이르게 되는데, 감각적 경험, 유추적 감상, 분석적 감상의 단계를 거치게 된다. 가장 좋은 것은 어려서부터 음악 감상을 꾸준히 하는 것이다. 더 나아가 직접 연주를 하거나 작곡을 해보면 즐거움도 커지고 자아가 한층 강화된다. 삶을 풍요롭게 만들기 위해 음악의 플로우를 한번 경험해 볼 필요가 있다.

3. 맛보는 기쁨

“미국 역사의 초기 200여년 동안 음식 만들기에 대한 사람들의 태도는 아주 현실적인 것이었다. 25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실컷 먹는 것은 괜찮지만 음식에 대해서 법석을 떠는 것은 좀 사치스럽고 퇴폐적인 것으로 간주하는 것이 일반적인 생각이었다. 물론 지난 20년 동안 이러한 경향이 역전되어 지나친 식도락에 관한 초기의 우려들이 어느 정도 들어맞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 먹는다는 것은, 성행위와 마찬가지로 우리 신경 체계 속에 내재된 기본적 즐거움 중의 하나이다. 경험표집방법(ESM) 조사 결과, 식사 때는 고도의 집중, 자긍심, 자신감 등과 같은 차원에서의 플로우 경험은 할 수 없지만, 고도로 복잡해진 우리의 도시에서조차 아직도 식사 시간에는 사람들이 가장 행복하고 마음 편해한다는 결론을 얻었다. …. 음식을 만드는 것도 다른 모든 플로우 활동에 적용되는 원칙에 따라 발전되어 왔다. 그것은 바로 사람들이 행동의 기회를 – 이 경우는 그들 주변에서 먹을 수 있는 다양한 물질들을 – 잘 활용하였다는 점이다.” (책 ‘몰입, 미치도록 행복한 나를 만난다’, 미하이 칙센트미하이 저)

먹는 것으로 플로우(몰입)에 도달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우리에게 큰 위안을 주고 행복감을 안겨줄 수 있는 행위임은 분명하다. 음식을 만드는 것은 왕들의 식상한 입맛을 살리기 위해 발전해 왔는데 먹는 것과 달리 플로우 경험을 도출해낼 수 있다. 갖가지 재료들로 다양한 요리법을 만드는 과정에서 그것을 느끼게 된다. 점차 바빠지고 여유가 없어지면서 식사에 들이는 시간이 줄어든다. 이럴수록 여유 있는 식사를 통해 기쁨을 얻고, 여러 재료들로 새로운 요리를 하면서 플로우에 도달해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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