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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가 섹스 파트너가 없는 걸 '장애'로 분류하려 했던 이유

  • 박세회
  • 입력 2016.12.21 10:58
  • 수정 2016.12.21 11:05
Pregnant woman holding paper dolls around belly
Pregnant woman holding paper dolls around belly ⓒJamie Grill via Getty Images

지난 10월 26일 영국의 매체 익스프레스가 보도한 'WHO가 섹스 파트너를 못 찾는 걸 장애로 분류했다'는 기사가 최근 몇몇 매체에 돌며 오해를 퍼뜨리고 있다.

당시 익스프레스는 WHO(세계보건기구)가 현재 적합한 섹스 파트너를 찾지 못하거나, 아이를 갖기에 성관계가 부족한 사람들을 '불임'으로 보고 '장애'로 분류하는 새로운 규정을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WHO 측에서 이런 개정을 추진한 이유를 살펴보니 그 진의는 조금 다르다.

익스프레스에 따르면 이 개정을 추진하는 이유는 '이성애자 독신 남녀와 게이 남녀 모두에게 불임으로 체외 수정을 하는 이성애자 커플과 동일한 우선권을 주기 위함'이라고 한다.

이 개정에 참여한 데이비드 애덤슨 박사는 익스프레스에 "이는 싱글들과 동성애자들 모두에게 '큰 기회'"라고 밝혔다고 한다.

"불임의 정의는 독신 남녀, 게이 남성, 게이 여성을 포함한 모든 개인이 가정을 꾸릴 권리를 포함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이건 파트너가 있든 없든 모든 개인에게 번식의 권리가 있다고 말뚝을 박는 격이다."-익스프레스(10월 26일)

한편 WHO 측은 해당 기사가 마치 'WHO가 동성애와 섹스 파트너가 없는 사람을 장애인으로 비하했다'는 식으로 소비되고 오해가 확산되자 "WHO가 불임을 '장애'로 분류했다는 잘못된 보도가 잇따르고 있어, 다시 한번 '불임'의 정의를 바꾸지 않았음을 알립니다"라는 트윗을 날리기도 했다.

WHO측은 국제질병분류에 따라 2009년 이후 쭉 불임을 "피임을 하지 않고 정상적인 삽입 성행위를 12개월 이상 시도했으나 임신에 실패한 생식계통의 질병"으로 정의하고 있으며 이 정의를 변경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당연한 얘기지만 '질병'과 '장애'는 전혀 다른 단어다.

또한, WHO는 용어집에 들어가는 불임의 정의에 대해 개정을 준비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의학적인 용어 설명'으로서만 의미가 있을 뿐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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