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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택이 오늘도 약속 없이 야당을 방문해 문전박대 '당하는' 모습을 연출했다

  • 허완
  • 입력 2016.12.20 08:45
  • 수정 2016.12.20 08:48

정우택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이틀 연속 야3당에서 ‘문전박대’를 당했으나, 미리 연출된 쇼에 가깝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 원내대표는 20일 오전 국회 야 3당 원내대표실을 찾았다. 하루 전인 19일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가 “냉각기를 갖자”고 밝혔음에도, 이틀 연속 방문을 강행했다. 정 원내대표는 이날 야3당을 방문하기에 앞서 기자들에게 “오늘도 문전박대를 당하러 갑니다”고 예고해 이날 방문이 사전 합의가 없음을 시사했다. 기자들이 ‘야3당에서 만나겠다고 했느냐’고 묻자, 정 원내대표 옆에 있던 김정재 원내대변인이 “(야3당이) 정국 상황 봐가며 하겠다고 했는데, 일단 우리는 가겠다고 전했다”고 답변했다.

20일 정우택 새누리당 신임 원내대표 일행이 야3당 대표를 만나러 가는 척 하는 모습. ⓒ연합뉴스

문제는 이날 정 원내대표가 애초에 야3당의 지도부를 만날 의사가 없었다는 점이다. 정 원내대표가 20일 오전 10시부터 야3당의 원내대표실을 찾는 데 걸린 시간은 5분 남짓이다. 3당 원내대표실이 국회 본청건물 2층에 모여있지만, 복도 한바퀴를 도는데 2~3분이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로 상대 당의 사무실에 들어가 만남을 요청한 시간은 2분여에 불과했다. 정 원내대표는 야3당 사무실에 들어가서도 “원내대표님을 만나러 왔다”고 말한 뒤 지체없이 당직자들을 향해 “제가 왔었다고 전해달라”는 말을 남긴 뒤 황급히 자리를 옮겼다. 이렇게 서두른 이유는 정 원내대표가 10시20분에 여의도 한국방송(KBS) 본관에서 촬영하는 ‘나눔이 희망입니다’라는 생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할 예정이었기 때문이다. 국회 본청에서 한국방송 본관까지는 직선으로 1㎞ 남짓 거리다. 만일 야당 원내대표가 만남에 응했다면 정 원내대표는 미리 약속한 생방송 출연 약속을 어겨야 했다.

정 원내대표는 전날 문전박대를 당한 뒤 “이런 저의 참는 모습이 오히려 야당 분들한테 더 좋은 이미지로 갈 수 있고, 국민이 볼 때도 합당하게 봐주실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 원내대표의 연출된 문전박대 쇼가 결례라는 지적도 있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20일 <시비에스>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일주일만 냉각기를 갖자고 말씀을 드렸는데, 굳이 와서 야당에게 수모를 당하는 모습을 일부러 연출하는 것을 보고 처음 인사치고는 결례 아니냐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정 원내대표 역시 이날 야당을 만나러 가기 전 기자간담회에서 유독 ‘예의’를 강조했다. 그는 “유승민 비대위원장 카드를 비박계가 단일안으로 전달했다는데, 전달 받았느냐”는 질문에 “정병국 의원이 문자메시지로 보냈다고 했지만, 못 찾았다. 그런 중요한 메시지를 문자로 보낸 것은 예의에 어긋나는 행동이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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