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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현 등 새누리당 친박 지도부가 (이제서야) 사퇴하면서 남긴 절절한 한 마디

  • 허완
  • 입력 2016.12.16 12:51
  • 수정 2016.12.16 13:00

이정현 대표를 비롯한 새누리당 '친박' 지도부가 16일 전격 사퇴했다. 이날 새로 선출된 정우택 원내대표가 당분간 대표 권한을 갖고 비상대책위원회 출범을 이끌게 됐다.

이 대표와 친박 최고위원들은 이날 오후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일괄 사퇴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정현 대표와 이장우, 최연혜, 조원진, 박완수 최고위원은 모두 물러나게 됐다.

이 대표는 "저는 오늘 당 대표직을 사퇴한다"며 "그동안 국민과 당원 여러분께 본의 아니게 심려를 끼쳐드린 점들은 용서를 구한다"고 말했다.

그는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는 말이 있다"며 "지금 같은 이런 비상한 시국에 정우택 원내대표 체제가 새롭게 출범한 만큼 '정우택 대표 체제'로 바꿔서 새누리당이 완전히 새롭게 시작하고 국민이 원하는 방향으로 새롭게 변화되길 바라는 염원에서 뜻을 모았다"고 사퇴 이유를 설명했다.

조원진 최고위원은 "너무나 많이 아파하셨을 국민여러분께 정말 죄송스럽다"는 소감을 밝혔다.

최연혜 최고위원은 "이정현 대표를 비롯해 조원진, 이장우, 유창수 최고위원. 때로는 거칠 게 보이신 적도 있지만 다 훌륭하고 애당심과 국민을 사랑하는 마음이 참 많은 분들이란 것을 알게됐다"고 말했다.

한편 이 대표가 애초 예고했던 21일보다 5일이나 빠른 이날 전격으로 사퇴를 선언한 건 '시간을 끌만큼 다 끌었다'는 판단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당초 이 대표와 최고위원단은 오는 21일 총사퇴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이날 오전 원내대표 경선에서 같은 진영인 친박계 후보 정우택 의원이 당선되자 닷새 앞당겨 즉각 사퇴를 선언했다.

당장 물러나더라도 당헌당규에 따라 정 원내대표가 대표 권한대행을 맡게 되므로 향후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논의 등에서 친박계의 주도권이 유지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당 지도부는 비박(비박근혜)계 후보가 원내대표로 당선될 경우 21일까지 자리를 지키면서 비대위원회 구성 작업을 마무리하고 새 비대위원장에게 당권을 넘겨줌으로써 비박계의 당 장악을 막는다는 전략이었다. (연합뉴스 12월16일)

이 대표의 갑작스러운 사퇴를 놓고 주변 당직자들도 어리둥절하다는 반응이다. 이 대표는 박 대통령이 탄핵을 당한 상황에서도 물러나지 않겠다고 버텼다. 지도부 공백을 해소할 최소한의 시간을 달라고 읍소하며 오는 21일 물러나겠다는 일방적인 방침만 반복했다.

그러는 와중에 친박계는 대규모 조직을 만들어 전열을 가다듬었다. 결국 이 대표가 친박계의 전열 정비 시간을 벌어준 것이라는 분석이 뒤따랐다.

이 대표가 이날 갑작스러운 사퇴 발표를 한 것은 친박계의 전열정비가 어느정도 마무리 됐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친박 정우택 의원이 비박계를 꺾고 당선된 것은 친박의 전열정비가 끝났다는 신호다. (뉴시스 12월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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