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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격적인 특성은 어떻게 정신병으로 발현되는 걸까

  • 김도훈
  • 입력 2016.12.16 11:11
  • 수정 2016.12.16 11:12

성격은 정신 건강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이제 심리학자들은 인정한다. 예를 들어 완벽주의는 임상적 우울과 불안 장애를 불러올 수 있다. 하지만 특정 성격 특성과 정신질병의 관계는 완전히 알려져 있지는 않다.

네이처 지네틱스에 12월 5일에 발표된 흥미로운 새 연구에서는 이 관계를 더 깊이 파고 들었다. 이 연구는 성격 특성과 정신질환은 연속선상에 존재하며, 유전자 수준에서 주요 영향을 공유한다고 주장한다.

즉, 연령이나 고난 등 인생의 경험이 타고난 성격 특성을 밀어붙이면, 원래는 문제가 없었던 특징이 정신병으로 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성격과 정신병에서 겹치는 유전적인 부분을 발견했다. 성격에 영향을 주는 유전적 변형체가 정신병의 위험에도 관여한다. 정신병은 성격 특성의 부적응이나 극단적 변형으로 볼 수 있다.” 이번 논문의 주저자인 샌디에고 캘리포니아 대학교의 방사선학 조교수 치-후아 첸 조교수가 허핑턴 포스트에 설명했다.

이들은 23andMe와 성격 유전자 콘소시엄의 데이터를 사용해 26만 명의 유전자 프로파일을 살폈다. 분석 결과 주요 성격 영역과 관련된 게놈 영역 6개를 밝힐 수 있었다. 심리학자들이 오래 전부터 인간 성격의 기본 분류로 사용한 ‘5대 성격 유형’에 집중했다. 5대 성격 유형은 신경증(neuroticism), 외향성(extraversion), 경험에 대한 개방성(openness to experience), 원만성(agreeableness), 양심성(conscientiousness)이다.

게놈의 성격 유형 영역을 정신병과 관련된 영역과 비교했을 때 상당 부분이 겹쳤다.

기분 변화, 불안, 슬픔 등 부정적 사고 패턴 및 감정과 관련된 특성인 신경증을 의미하는 유전적 변형체 영역은 임상적 우울과 일반적 불안 장애 변형체와 같은 부분이었다.

심리학자들은 이전까지도 신경증과 우울 및 불안 장애의 연관은 알고 있었지만, 성격 특성과 장애가 유전적으로 겹친다는 것은 이제까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이 특성이 지나치게 우세해지거나 건강하지 못하게 되면 우울증으로 변할 수 있다.

“어찌 보면 놀랍지 않은 결과다. 임상 및 행동 데이터가 성격 특성과 정신병의 관계를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특히 신경증과 주요 우울 및 불안의 경우 그렇다. 하지만 그 관련성에 이 정도로 명백한 유전적 기반이 있다는 것은 놀랍다.”

게놈에서 신경증이 있는 부분에는 면역과 신경계와 관련된 유전자도 있기 때문에, 신경증이 신체적 건강에도 관련이 있을 수 있다. 이 영역은 ‘암과 발달성 신경 장애가 모여 있는 곳일지 모른다’고 연구자들은 밝혔다.

외향성과 ADHD, 개방성과 조현병, 조울증 사이에도 비슷한 상관관계가 관찰되었다.

개방성과 조현병, 조울증 사이의 관계는 창의적인 정신병에 대한 논란에 흥미로운 관점을 제시한다. 위험 감수, 지적 호기심, 판타지와 예술에 대한 관여 등의 특성은 예술 및 과학적 창의성을 가리키는 가장 강한 성격 특성이다.

개방성과 정신 이상은 모두 높은 창의성과 도파민 활동과 관련이 있다. 2010년의 스웨덴 연구에 의하면 건강하고 창의성이 높은 성인의 도파민 시스템은 조현병이 있는 사람들의 뇌와 비슷한 점이 있다고 한다.

스웨덴 연구를 진행한 프레드릭 울렌 박사의 말처럼, 창의성과 정신 이상은 같은 스펙트럼의 양극단인지도 모른다.

“틀에 벗어난 생각을 하려면 애초에 정신이 좀 틀에서 벗어나 있어야 할지도 모른다.”

허핑턴포스트US의 How Personality Traits Tip Over Into Mental Illness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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