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미디어는 어떻게 배우 나리미야 히로키의 '동성애자 의혹'을 오락거리로 소비했는가

TOKYO, JAPAN - APRIL 19:  Actor Hiroki Narimiya attends the Piaget Rose Press conference on April 19, 2012 in Tokyo, Japan. (Photo by Sports Nippon/Getty Images)
TOKYO, JAPAN - APRIL 19: Actor Hiroki Narimiya attends the Piaget Rose Press conference on April 19, 2012 in Tokyo, Japan. (Photo by Sports Nippon/Getty Images) ⓒSports Nippon via Getty Images

지난 12월 9일 연예계 은퇴를 표명한 배우 나리미야 히로키(34)자필 메시지에서 은퇴 이유 중 하나가 "절대 알리고 싶지 않은 섹슈얼리티 부분도 부각이 되어버렸기 때문"이라고 썼다.

일본 주간지 프라이데이는 지난 12월 2일 나리미야 히로키의 약물 사용 의혹을 보도하며 그가 게이라는 것을 암시하는 남성의 증언을 개재했다. 이후 나리미야 히로키의 약물 의혹 뿐 아니라 섹슈얼리티를 둘러싼 기사들이 인터넷으로 마구 보도됐다.

이를테면 '스포니치'는 12월 10일 일면 기사의 제목을 '게이 은퇴'라고 붙였다. 하지만 나리미야 히로키의 자필 메시지에는 "나는 게이"라고 명시한 부분은 없다.

스포니치 12월 10일 일면 기사의 제목

커밍아웃한 게이인 미나미 가즈유키 변호사는 허핑턴포스트에 기고한 "동성애 소문이 오락으로 소비되는 것"에서 아래와 같이 지적했다.

"나리미야 히로키 사례는 '코카인을 흡입했다'는 것이 진실이라면 그것은 틀림없는 범죄 보도가 발단입니다. 그러나 섹슈얼리티를 언급하는 것은 어둠 속에서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의 그림자가 나타나 히죽히죽 웃으면서 "역시 게이지?" "실은 어느 쪽이야?"라고 압받을 하는 느낌입니다. 자신이 나쁜 일을 한 것도 아닌데 불안과 공포와 절망과 슬픔 등 부정적인 감정을 스스로에게 품게 됩니다. "그 사람 게이 아냐?"라는 소문에 노출된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런 감정을 느낀 경험이 있을 겁니다. 나리미야의 자필 메시지는 불안, 공포, 절망, 슬픔 등이 절절하게 드러나 가슴이 갈기갈기 찢어질 것 같은 기분으로 읽었습니다. '사실 여부를 말하라'고 하는 것은 섹슈얼리티에 의해 부정되거나 혐오당해본 적이 없는 사람의 '강자의 이론'일 뿐입니다. 동성애자인 것이 '의혹'으로 보도되며 세상에 '게이라는 확실한 증거'가 공개되거나 결국 본인이 '저는 게이입니다'라고 말해야만 하는 결말은, 강자의 입장에 선 사람들이 "자백하게 만들었다"며 껄껄 웃으면서 즐기는 오락일 뿐입니다. 동성애가 대중의 오락으로 소비되는 현실을 눈앞에서 본 많은 동성애자들은 결국 위축되어 스스로 커밍아웃을 할 수 없다거나, 정체성이 알려지면 살아갈 수 없다고 자신을 부정하는 마음을 갖게 됩니다. 나리미야가 도망쳤다며 나쁘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지 모르지만, 마약 의혹과는 별도로 나리미야 히로키의 자필 메시지에서는 불안과 공포와 절망이라는 현실을 읽을 수 있습니다."

미나미 가즈유키 변호사(왼쪽)과 파트너 요시다 아키히토

허핑턴포스트JP의 成宮寛貴さん報じたメディアの罪、ゲイ当事者が指摘「同性愛"疑惑"が娯楽として消費された」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저작권자 © 허프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관 검색어 클릭하면 연관된 모든 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

#나리미야 히로키 #동성애 #동성애자 #미디어 #일본 #엔터테인먼트 #배우 #문화 #국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