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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권한대행의 의전 욕심은 끝이 없다. 국회에서 대통령급의 대우를 요구했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15일 경기도 광명시 소하1동 행정복지센터를 방문, 시민과 대화하고 있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15일 경기도 광명시 소하1동 행정복지센터를 방문, 시민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 통과 뒤 대통령 대행의 권한을 과도하게 행사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황교안 총리가 국회를 방문하면서 대통령급의 의전을 요구한 사실이 밝혀졌다.

국무총리실은 지난 14일 정세균 국회의장과의 면담을 요청하며 방문 전에 ‘대통령에 준하는 의전’을 요구했다. 대통령이 국회 시정연설 등의 일정으로 공식 방문할 때에는 국회 본청 2층의 차량 하차선까지 사무총장이 마중을 나가고 국회의장은 2층 회전문 안에서 기다리다가 대통령을 맞이한다.

국가원수에 대한 입법부 수장의 예우다. 총리실이 국회 사무처에 이런 세세한 내용까지 요구한 건 아니지만 이에 준하는 예우를 요청한 셈이다. 총리가 국회를 방문할 때에는 국회 사무처가 움직이는 별도의 의전은 없다.

국회의장실은 총리실이 요청한 ‘대통령에 준하는 의전’ 요구를 거절했지만 권한대행에 걸맞은 예우를 갖췄다. 국회 사무처 입법차장이 국회 본청 2층 회전문 안에서 황 총리를 마중하고 정세균 국회의장이 3층 접견실 앞에서 황 총리를 맞이한 것이다. 대통령급은 아니지만 황 총리는 일단 ‘의전의 급’을 올리는 데는 성공한 셈이다.

황 총리는 이전에도 과도한 의전으로 말썽을 빚은 적이 있다. 올해 3월 황 총리는 관용차 에쿠스를 타고 서울역 케이티엑스(KTX) 열차 코앞까지 직행했다. 공식 일정이 없던 3월20일 저녁, 그를 태운 관용차량이 서울역 탑승장까지 진입한 것이다. 경호원들이 열차시간에 맞춰 뛰어오는 승객들을 막아선 가운데 황 총리는 관용차에서 내려 특실 객차로 천천히 올랐다.

국민들의 “박근혜 대통령 퇴진·탄핵” 요구가 날로 높아지던 지난달 28일에는 충북 오송역에서 황 총리를 기다리던 관용차가 시내버스 정류장에 불법 정차하는 일도 벌어졌다. 이날 저녁 8시20분, 총리실은 정류장에 서 있던 시내버스를 다른 곳으로 이동시키고 4대의 관용차를 그 자리에 정차시켰다고 지역언론 '충북인뉴스'가 보도했다.

정류장에는 반드시 시내버스만 정차할 수 있고 일반 차량이 잠시 정차해도 과태료를 물어야 하는 불법 행위다. 이날 황 총리를 태우기 위한 총리실 의전차량은 30분 가까이 정류장에 불법 정차했고 버스가 어디 있는지 몰라 정류장에서 마냥 기다리고 있던 시민들은 추위에 떨어야 했다고 충북인뉴스는 보도했다.

지난달 30일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총리는 시민의 공간을 빼앗고 시민은 추위 속에 발이 묶였다. 말 그대로 ‘황제 의전’, ‘민폐 의전’이 아닐 수 없다”며 “촛불 민심은 안중에도 없고 특권의식으로 가득 찬 황교안 총리는 고개 숙여 사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총리실 관계자는 15일 국회를 방문하면서 대통령에 준하는 예우를 요구했다는 점과 관련해서는 “국회와 협의를 거쳐 적절하게 처리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고 ‘오송역 과잉 의전’ 문제에 대해서는 “경호 등에 문제가 없는 범위 내에서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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