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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공학자 배명진, '박영선이 공개한 음성 파일 녹취가 잘못됐다'

  • 박세회
  • 입력 2016.12.15 09:56
  • 수정 2016.12.15 10:16

지난 14일 박영선 의원이 공개한 최순실 씨의 통화 녹음파일의 녹취가 잘못됐다는 의견이 제시되었다.

당시 박영선 의원은 최순실 씨가 독일에서 귀국하기 직전 지인을 통해 고영태 씨에게 국회 청문회에서 위증하도록 종용한 것으로 보이는 녹음이라며 아래와 같이 해당 통화의 내용을 녹취해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밝혔다.

"나랑 어떻게 알았느냐고 그러면 가방 관계 납품했다고 그러지 말고 옛날에 지인을 통해 알았는데, 그 가방은 발레밀로('빌로밀로'를 잘못 말한 것)인가 그걸 통해서 왔고, 그냥 체육에 관심이 있어서 그 지인이 알아서 연결을 해줘서 내가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하라)"

"고원기획(최 씨가 고 씨와 함께 설립한 회사)은 얘기를 하지 말고, 다른 걸 좀 하려고 하려다가 도움을 받으려고 했는데, 도움을 못 받았다, 이렇게 나가야 될 것 같아. 큰일났네. 그러니까 고(영태)한테 정신 바짝 차리고 걔네들이 이게 완전 조작품이고 얘네들이 이거를 저기 훔쳐가지고 이렇게 했다는 것을 몰아야 되고 이성한(전 미르재단 사무총장)이도 아주 계획적으로 하고, 돈도 요구하고 이렇게 했던 저걸로 해서 하지 않으면…분리를 안 시키면 다 죽어"
-허핑턴포스트(12월 14일)

그러나 소리공학자인 숭실대학교 배명진 교수는 스포츠한국 등에 메일을 통해 이중 여러 부분이 잘못 됐다고 전했다.

그는 '몰아야'라는 말에는 비음구간이 나와야 하지만 통화 파일의 해당 구간에는 비음이 존재하지 않는다며, '몰아야'가 아닌 '불어야'가 맞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불어야 한다'는 취지로 말했으나 녹취록에는 '몰아야 한다'고 표기돼 최순실이 사전 모의를 지시했다는 의미로 잘못 표기됐다"고 지적했다.

또한 통화의 마지막에서 '분리 안 시키면 다 죽어'라고 표기된 내용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배 교수는 이 소리를 분석하면 '대의를 안 지키면 다 죽어'로 나온다고 설명했다. 통화 말미 '다 죽어 '는 의미상 '다 죽겠어'로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순실이 지인들에게 지시를 한 것처럼 들리지만, '대의를 안 지키면 다 죽겠어'가 정확한 표현이라고 말했다. 스포츠한국(12월 15일)

그가 꼬집은 부분을 바꾸더라도 해당 음성 파일의 사실관계가 크게 바뀌는 것은 아니지만, 특히 두 번째 지적의 경우 통화의 목적은 '지시'가 아니라 오히려 '자책'에 가깝게 바뀐다.

아래는 그의 지적사항을 토대로 수정한 것.

"고원기획(최 씨가 고 씨와 함께 설립한 회사)은 얘기를 하지 말고, 다른 걸 좀 하려고 하려다가 도움을 받으려고 했는데, 도움을 못 받았다, 이렇게 나가야 될 것 같아. 큰일났네. 그러니까 고(영태)한테 정신 바짝 차리고 걔네들이 이게 완전 조작품이고 얘네들이 이거를 저기 훔쳐가지고 이렇게 했다는 것을 불어야 되고 이성한(전 미르재단 사무총장)이도 아주 계획적으로 하고, 돈도 요구하고 이렇게 했던 저걸로 해서 하지 않으면…대의를 안 지키면 다 죽겠어."

한편 배명진 교수는 우리나라 최고의 소리 전문가로 알려졌으며 최순실 게이트에서 다양한 역할을 해왔다.

지난 번 조원동 경제수석이 CJ 회장의 퇴진을 종용하고 압박한 정황이 담긴 음성파일의 본인 여부 확인에 답하지 않자 청와대 경제수석의 목소리를 정밀 분석해 동일인물임을 밝혀내는 데 도움을 주기도 했다.

또한 중앙일보에 따르면 박근혜 대통령이 2차 대국민담화를 발표했을 때 1차 담화와 비교 분석하여 “4일 박 대통령의 목소리는 지난달 25일과 비교해볼 때 호소력은 14%가량 증가했고, 진정성도 15%가량 증가, 자신감은 13.6% 감소하고 자신에 대해 비참하게 느끼는 정도도 13%가량 증가했다”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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