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과거 자신의 고향인 다바오시에서 시장으로 재직하던 시절 마약사범을 직접 살해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지난 6월 말 취임 이후 '마약과의 유혈전쟁'을 벌이는 두테르테 대통령의 인권 유린에 대한 인권단체들의 비판이 이 같은 고백으로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14일 일간 인콰이어러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두테르테 대통령은 지난 12일 대통령궁에서 사업가들을 만난 자리에서 다바오시 시장으로 재직할 때 개인적으로 마약 용의자를 죽였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다바오시에서 오토바이를 타고 문제가 없는지 길거리 순찰을 하곤 했다"고 덧붙였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1988년 바다오시 시장에 처음 당선된 뒤 총 22년간 시장으로 근무했다.
그는 '시장 재직 초기에 중국인 소녀를 유괴, 성폭행한 남성 3명을 직접 총살한 적이 있다'고 지난 대선 때 인정한 바 있기도 하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시장 재임 기간에 사실상 암살 조직인 자경단을 운영하며 재판 절차를 거치지 않고 마약상 등 범죄자를 처형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1천700명을 죽였다고 말했다가 부인하기도 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13일 오후 캄보디아 방문에 앞서 출국 연설을 통해 마약 중독자들은 신경안정제를 먹거나 아니면 목을 매라고 요구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경찰 체포를 피해 집에 머물러야 하는 마약 중독자들에게 주어진 선택권은 이 두 가지라고 말했다.
그는 "마약중독자가 신경안정제를 먹으면 조용히 있을 수 있다"며 "그러나 약으로 안된다면 내가 로프를 보낼 테니 목을 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