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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의 운명은 다음주에 결판난다

사의를 밝힌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가 1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는 동안 참석 의원들이 귀를 기울이고 있다.
사의를 밝힌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가 1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는 동안 참석 의원들이 귀를 기울이고 있다. ⓒ연합뉴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도 가결되고 새누리당의 정치생명은 이제 끝났다고 보는 시각이 대부분이건만 새누리당 의원들은 새누리당이 너무 좋은가 보다. 친박비박이 서로에게 나가라며 삿대질을 하는 진풍경이 계속되고 있다.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는 13일 신당 창당을 고민하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밝히기까지 했지만 비박계는 여전히 탈당 및 신당 합류에 소극적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차기 대선을 이끌 만한 구심점이 없기 때문.

심지어 13일 비상시국회의 회의에서 김무성 전 대표는 탈당을 주장했으나 유승민 의원을 비롯한 다수가 '내부 투쟁'을 주장하여 김 전 대표도 의견을 굽혔다는 내용이 조선일보를 통해 14일 보도되기도 했다.

대체 비박계가 기다리는 '내부 투쟁'의 기회는 어디에 있는 것일까? 가장 가까운 것은 16일 치러지는 새 원내대표 경선. 친박계는 정우택 의원을 단일 후보로 내세울 전망이며, 비박계는 나경원 의원을 후보로 추천하기로 했다. 그리고 다음주 21일 전후로 예상되는 비상대책위원장 인선도 있다.

그러나 원내대표 경선이나 비대위원장 임명에서 비박계가 승리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이미 4월 총선 당시 '공천 학살'로 새누리당은 친박이 꽉 잡고 있기 때문.

비대위원장도 마찬가지다. 국민일보는 "당헌에 따르면 비대위원장은 전국위원회 의결을 거쳐 당대표 또는 당대표 권한대행이 임명한다"고 전한다. 그리고 우리가 최근 목격한 바대로 친박은 당내 주도권을 내줄 생각이 전혀 없다.

비박계는 이를 모르는 걸까? 비박계도 나름의 계산이 있기는 하다:

비박계의 이런 결정에는 지난 9일 탄핵 표결 때 새누리당 의원 128명 가운데 찬성표가 최소 62표로 나타나 친박계로 추정되는 반대표 수(56표)를 넘어섰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비박계 중진 의원은 "중도파 의원들을 규합하면 비박계가 확실한 수적 우위에 서게 될 것"이라고 했다. 보수 정당의 전통 등 정치적 자산을 친박 손에 넘겨준 채 당을 나갈 수 없다는 현실적 계산도 깔렸다. (조선일보 12월 14일)

565억 원에 이르는 새누리당의 보유 재산과 전국 조직도 결코 새누리당을 쉽게 버리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다.

결국 새누리당의 원내대표 선출 이후 비대위원장 임명이 마무리되는 다음주가 새누리당의 운명을 가를 분기점이 될 것이다. 비박계가 상황을 반전시킬 가능성은 별로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탈당을 머뭇거리는 비박계의 지리멸렬한 모습은 친박계의 철면피스러운 면모와 겹쳐져 한때 '명품 정당'이라던 새누리당이 어디까지 추락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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