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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박 지도부의 방해공작으로 새누리당의 박근혜 징계가 무산될 판이다

새누리당 이진곤 윤리위원장(왼쪽), 정운천 의원(오른쪽) 등 윤리위원들이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친박계 지도부가 친박 인사들을 윤리위원으로 충원한 데 대해 반발, 전격 사퇴를 선언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새누리당 이진곤 윤리위원장(왼쪽), 정운천 의원(오른쪽) 등 윤리위원들이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친박계 지도부가 친박 인사들을 윤리위원으로 충원한 데 대해 반발, 전격 사퇴를 선언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새누리당 친박근혜계 지도부가 전날 박근혜 대통령 징계 방침을 확정한 당 윤리위원회에 친박계 인사를 대거 보강해 윤리위를 무력화하고 나섰다. 오는 20일 최종 징계 수위 결정을 앞둔 이진곤 윤리위원장과 위원들은 일괄 사퇴를 선언하는 등 강하게 반발했다.

이정현 대표 등 당 친박계 지도부는 지난 12일 당 윤리위 회의가 끝난 직후 최고위원회를 열어 ‘윤리위에 15명까지 임명이 가능하다’는 당규를 근거로 친박계 현역 의원 4명과 외부 인사 4명 등 모두 8명을 투입하기로 의결했다. 현재 새누리당 윤리위는 윤리위원장을 포함해 7명으로 구성돼 있다.

새 윤리위원으로 의결된 이는 박대출·이우현·곽상도·이양수 의원 등 모두 친박계 의원이며, 원외 인사 4명(강성호·우종철·이재모·최홍규)도 친박계와 가까운 인물들로 알려졌다. 지도부가 윤리위원을 추가 임명한 사실이 알려지자, 윤리위는 13일 밤 긴급회의를 열어 일괄 사퇴를 결정했다.

윤리위 부위원장을 맡다 이날 함께 사퇴를 선언한 정운천 의원은 “놀랍게도 외부 위원으로 이번에 뽑힌 분들을 보면 벌금 80만원, 비리 행위, 직무정지 해임, 또 여기자 성추행 등으로 언론에 나온 분들”이라며 “지금 당 지도부가 어떤 마음으로 이런 납득할 수 없는 일을 벌이는지 감당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친박계 지도부의 이런 막가파식 윤리위 재구성으로 오는 20일 예정된 박 대통령 징계 수위 결정은 모두 원점으로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이날 사퇴한 윤리위원들은 전날 회의에서 △경고 △당원권 정지 △탈당 권유 △제명 등 4가지 징계 중 ‘탈당 권유’ 쪽으로 의견이 모였다고 한다. 당 안팎에선 이번 친박계의 윤리위 장악이 박 대통령 징계 저지에 그치지 않고 김무성 전 대표와 유승민 전 원내대표 등 비박계 인사들을 출당시키려는 수순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진곤 윤리위원장은 이날 사퇴를 선언하며 대통령 감싸기에만 급급한 친박계의 행태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당이 거듭나야 할 엄중한 상황이라며 외부 인사들을 데려와 놓고 어떻게 이렇게 뒤통수를 칠 수가 있나. 정말 대단히 유감스럽고 한심하다”며 “이번에 겪어보니 ‘정치인은 숨소리만 빼면 다 거짓말’이라는 말이 실감이 난다”고 배신감을 토로하기도 했다. 이 위원장은 또 친박계를 겨냥해 “정말 필요한 국민 신뢰 회복이나 윤리성 회복에는 관심도 없이 오직 자기들의 의견을 통일해서 윤리위를 들러리 세우고 대통령을 보호하는 일에만 급급해하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또 이 위원장은 윤리위의 징계 방침 확정 뒤 이정현 대표와 박맹우 사무총장이 각각 이날 아침과 전날 밤에 자신을 찾아와 회유를 시도했으며, 특히 이 대표를 만난 자리에서는 허원제 청와대 수석까지 전화를 걸어왔다는 사실도 밝혔다.

이 위원장은 “이 대표를 만나서 (징계가 결정돼도) 박 대통령이 재심을 신청할 수도 있고 최고위에서 징계 결정을 비토할 권한도 있으니, 대부분이 외부 인사인 윤리위에 책임을 떠넘기지 말라고 충고했다”며 “그런데 오늘 보니 이미 전날 윤리위원 추가 선임을 결정해 놓고 나에게는 단 한마디도 하지 않았던 것”이라고 울분을 감추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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