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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는 트윗 하나로 4조원을 증발시켰다. 트레이더들이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 허완
  • 입력 2016.12.13 13:12
  • 수정 2016.12.13 13:17
GRAND RAPIDS, MI - DECEMBER 9: President-Elect Donald J. Trump speaks at a 'USA Thank You Tour 2016' event at the DeltaPlex in Grand Rapids, Mi. on Friday, Dec. 09, 2016. (Photo by Jabin Botsford/The Washington Post via Getty Images)
GRAND RAPIDS, MI - DECEMBER 9: President-Elect Donald J. Trump speaks at a 'USA Thank You Tour 2016' event at the DeltaPlex in Grand Rapids, Mi. on Friday, Dec. 09, 2016. (Photo by Jabin Botsford/The Washington Post via Getty Images) ⓒThe Washington Post via Getty Images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은 월요일 아침 8시30분, 방위사업체 록히드 마틴을 비판하는 트윗 하나를 올렸다. 점심시간이 되자, 시가총액 40억 달러(약 4조6600억원)가 사라졌다. (폴리티코 12월12일)

이건 불과 며칠 전에 실제로 일어난 일이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이 사건과 그에 대한 금융가의 반응을 소개하며 "트럼프는 월스트리트가 전혀 경험하지 못했던 도전과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는 단 하나의 트윗으로 세계최대 방산업체 록히드마틴의 주가를 롤러코스터처럼 오르내리게 했다.

오전 8시 30분께 트위터에 차세대 스텔스전투기 'F-35' 도입계획과 관련, 구매비용 수십억 달러를 줄이겠다는 트윗을 올리자 점심 무렵 제조사 록히드마틴 시가총액 40억 달러(약 4조6600억원)가 증발하고, 다우존스 항공우주방산업종지수마저 폭락했다.

4조원을 사라지게 만든 트윗...

물론 록히드마틴과 항공우주방산업종지수는 이후 다시 반등해 소폭 하락 마감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나흘 전인 지난 8일에도 트위터에 보잉이 만들고 있는 새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 제조비용이 40억 달러 이상이라며 주문을 취소하겠다고 올린바 있다. 당시 오전장에서 보잉과 항공우주업종이 폭락했다가 다시 반등해 소폭 상승 마감했다.

"주문 취소다!"

이에 대한 트레이더들의 반응은 크게 세 가지로 종합할 수 있다.

1. 트럼프가 무슨 말을 하는지 꾸준히 모니터 한다.

2. 트럼프의 트위터를 팔로우 한다.

3. 트럼프가 개별 기업을 맹폭할 때 수익을 얻을 수 있도록 하는 전략을 짠다.

트럼프는 미국 대통령 당선인으로서는 유례없이 개별 기업을 콕 찍어 난타하는 것을 선호하기 때문에 트레이더들은 그의 한 마디 한 마디를 모니터링 하는 한편, 그의 트위터를 팔로우 하는데도 열성적으로 나서고 있다.

그가 손가락을 놀려 트윗 하나를 올리면 수백만 달러가 왔다 갔다 하는 데다, 이를 놓치기라도 하면 보유 포트폴리오에 예상치 못한 큰 손실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잭 애블린 BMP은행 최고운용책임자(CIO)는 "'대통령 트윗 리스크'라니 완전히 신종 리스크다"라면서 "게다가 타깃이 세계적 공급망을 가진 대기업들이기 때문에 모두 트위터를 블룸버그 옆에 띄워놓고 상시 모니터링 중"이라고 말했다.

월가에서는 주가를 움직이는 사람을 도끼(axe)라고 부르는데, 트럼프 당선인은 어느새 가장 큰 도끼로 떠오르고 있다고 폴리티코는 지적했다.

헤지펀드와 다른 초단타매매 트레이더들은 트럼프가 비판하거나 칭찬하는 기업들의 주가에 하락이나 상승 베팅을 할 수 있고, 요령 있는 트레이더들은 시장이 트럼프의 트윗에 과잉반응할 것을 감안, 주가가 반등할 때 이익을 낼 수 있다.

일부 트레이더들은 트럼프의 트윗을 컴퓨터 트레이딩 모델에 변수로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카리 데이비드 KOR그룹 선임애널리스트는 "트럼프 트윗의 알고리즘을 개발하기 위해 부지런히 고심하는 이들이 있다"면서 "트럼프가 사례를 몇 개 더 내놓는다면 완전 자동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트윗에 쓰인 말을 알고리즘을 통해 분석해 자동으로 매매하는 것은 어렵고 위험하다"면서 "만약 해석을 잘못해 방향을 잘못 정한다면 비용이 너무 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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