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문고리 권력' 안봉근은 VIP와의 친분을 과시하며 자신의 권력을 자랑하고 다녔다

  • 허완
  • 입력 2016.12.13 07:00
  • 수정 2016.12.13 07:22
ⓒ한겨레

이른바 '문고리 3인방' 중 하나인 안봉근 전 청와대 국정홍보비서관이 자신의 권력을 주위에 과시했던 증거가 나왔다. 각종 인사와 대통령 보고, 심지어 새누리당 공천에까지 자신이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사실을 과시하듯 떠벌리고 다녔다는 것.

세계일보는 13일 " 비선 실세의 국정개입 의혹을 담은 '정윤회 문건(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실 작성)'의 초안 성격인 '시중여론'을 분석한 결과"라며 이 같은 내용을 보도했다.

관련기사 :

[단독] 안봉근 "주요인사 내가 다 관여… 수석 날리는 것 일도 아냐" (세계일보)

[단독] “내게 지시할 사람은 대장뿐”… 3인방끼리 충성 경쟁도 (세계일보)

[단독] “문고리, 온갖 이권·인사 전횡… 내밀한 것 캐내다 잘렸다” (세계일보)

우선 인사 개입과 대통령 보고 부분을 살펴보자.

세계일보가 보도한 이 '시중여론'에는 안 전 비서관이 "지금 청와대에 들어오려면 나를 거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한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안 전 비서관은 박근혜 대통령을 '대장'으로 지칭했다.

안봉근은 (...) "VIP(대통령)는 6시가 되면 관저로 이동하는데 그때부터는 중요한 인사 등에 대해서 저에게 물으시고 저는 거의 관저에서 VIP와 저녁식사를 같이하면서 종합적인 의견을 건의한다"면서 자신을 과시하고 있음.

(...) 안봉근은 자신이 VIP최측근인 것을 과시하기 위해 "대장은 나를 신뢰하기에 모든 것을 다 맡긴다. 심지어 여자 개인물품 ㅇㅇㅇ까지 들어 있는 핸드백도 나에게 맡기기 때문에 내가 대장을 제일 잘 알고 있다. 정부 중요인사는 내가 다 관여할 수밖에 없는 게 대장이 관저에 퇴근 후 나에게 개별 거론자에 대해 일일이 물어 보는 경우가 많고 나를 거치지 않으면 김기춘(비서실장)이도 대장에게 보고서를 낼 수가 없다"는 언동을 하고 있다 함.

"지금 청와대에 들어오려면 나를 거치지 않으면 안된다. 민정(수석실)에서 조응천(당시 공직기강비서관, 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가 검증한다고 해도 대장께 최종 확인은 내가 받는다. 각 수석들이 자기들이 올린 사람에 대해 나에게 일찍 해달라... 어떻게 되 가나? 등을 물어보면서 내 앞에서는 눈치만 보고 슬슬긴다."

"내가 대장에게 한 마디만 하면 수석 하나 둘쯤 날리는 것은 일도 아니다. (내가) 말이 비서관이지 (김기춘 비서)실장보다 내가 더 결정권이 있다. 나는 대장 빼놓고는 나에게 지시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과시성 발언을 하였음.

안 전 비서관은 경찰 인사에도 개입한 의혹을 받고 있다. "경무관 이상 경찰 인사는 안봉근이 다 한다"는 것.

또 안 전 비서관은 새누리당 공천에 개입한 사실도 자랑하듯 떠벌리고 다녔다.

또한 "ㅇㅇ이는 내가 (국회의원) 뱃지를 달아 주었다. 대장에게 소개 해 주어 내가 뺏지를 달아주었는데 그 새끼가 최근 하는 꼬락서니 보면 참 우수워서.... 국회의원 그거 별거 아니다. 내가 마음만 먹으면 3-4명쯤은 대장께 이야기 할 수 있고 달아주는 것 문제도 아니다."는 언동

세계일보는 "국정농단 장본인 최순실측 인사로 분류되는 문고리들이 대통령과의 친분을 이용해 국정운영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했을 뿐 아니라 각종 인사에도 개입한 것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안봉근 전 비서관 등 '문고리 3인방'은 박 대통령이 정계에 입문한 1998년 국회의원 보궐선거 때부터 박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활동해왔다. 특히 이들의 면접은 최순실씨와 정윤회씨가 봤다.

'시중여론' 문건이 사실임을 세계일보에 확인해 준 조응천 민주당 의원은 최근 "안봉근은 최순실의 명에 따라 수시로 인사개입을 자행했고, 이(재만) 비서관은 최순실 인사를 실행한 인물이다. 이들에 대해서도 정(호성) 비서관과 똑같은 합당한 수사를 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러나 검찰은 정호성 전 비서관만 구속기소했을 뿐, 안봉근·이재만 전 비서관은 참고인 소환조사만 한 뒤 기소하지 않았다. '최순실과 직접 연락을 주고 받았다는 증거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따라 '문고리 3인방' 중 나머지 두 명의 국정개입 묵인·방조 의혹 등은 특검의 몫으로 남겨지게 됐다.

한편 박 대통령은 2015년 신년 기자회견에서 당시 정윤회 국정개입 파문으로 '문고리 3인방' 교체 요구가 불거지자 '교체할 이유가 없다'며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춘추관에서 한 신년 기자회견을 통해 "그동안 검찰은 물론이고 언론, 야당, 이런 데에서 '무슨 비리가 있나, 이권(관련해) 뭐가 있나' 샅샅이 오랜 기간 찾았으나 그런 게 없지 않았느냐"며 이같이 밝혔다.

또 "세 비서관이 묵묵히 고생하며 자기 맡은 일 열심히 하고 그런 비리가 없을 것이라고 믿었지만 이번에 대대적으로 뒤지는 바람에 '진짜 없구나' 하는 걸 나도 확인했다"면서 "그런 비서관을 의혹을 받았다는 이유로 내치거나 그만 두게 하면 누가 내 옆에서 일하겠느냐"고 말했다. (연합뉴스 2015년 1월12일)

약 열흘 뒤에는 '문고리 3인방'의 영향력을 더 키우는 내용의 청와대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그러나 '정윤회 국정개입 파문'을 '문건 유출 사건'으로 둔갑시켜 사건을 은폐했던 박 대통령은 결국 얼마 못 가 '최순실 국정농단' 파문의 진실이 온 세상에 드러나면서 탄핵 당하는 처지가 됐다.

저작권자 © 허프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관 검색어 클릭하면 연관된 모든 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

#정치 #최순실 #청와대 #안봉근 #박근혜 #김기춘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