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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의회가 '러시아 대선개입' 의혹을 본격적으로 조사한다

  • 허완
  • 입력 2016.12.13 04:45
GRAND RAPIDS, MI - DECEMBER 9: President-elect Donald Trump looks on during at the DeltaPlex Arena, December 9, 2016 in Grand Rapids, Michigan. President-elect Donald Trump is continuing his victory tour across the country. (Photo by Drew Angerer/Getty Images)
GRAND RAPIDS, MI - DECEMBER 9: President-elect Donald Trump looks on during at the DeltaPlex Arena, December 9, 2016 in Grand Rapids, Michigan. President-elect Donald Trump is continuing his victory tour across the country. (Photo by Drew Angerer/Getty Images) ⓒDrew Angerer via Getty Images

지난달 도널드 트럼프의 당선으로 끝난 미국 대선에 러시아가 개입했다는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결론에 대해 미국 의회가 조사에 착수하기로 했다. 트럼프는 "우스운 얘기"라고 의혹을 일축했지만, 사태가 그리 간단해보이지 않는다.

미국 의회 상·하원 수뇌부는 12일(현지시간) 러시아의 대선개입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정보위 조사에 각각 나서겠다고 밝혔다. '공화당 1인자'인 폴 라이언 하원의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하원 정보위원회가 이 사안을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의 미 대선개입이 사실이라면 이는 "문제가 있다"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미국의 이익을 침해하는 침략자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그는 "어떤 조사도 이번 선거의 분명하고 결정적인 결과에 의문을 던져서는 안 된다"며 "당파적 목적으로 미국 정보당국의 작업을 악용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미치 매코널(공화·켄터키) 상원 원내대표도 기자회견을 하고 상원 정보위원회가 조사의 주체가 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특위를 꾸리자는 공화당 소속 존 매케인(애리조나) 상원 군사위원장 등의 주장은 거부했다.

매코널 원내대표는 "정보위원회가 이 문제에 대한 완벽한 조사를 수행할 수 있다"며 "이 문제는 중요한 만큼 우리는 정공법을 취해야 하며, 초당적 입장에서 조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의 척 슈머(뉴욕) 차기 상원 원내대표도 이 위원회 조사에 동참할 것이라고 밝혔다. 두 원내대표는 상원 정보위의 당연직 위원이다.

특히 매케인 군사위원장은 전날 CBS방송 '페이스 더 네이션'에서 트럼프 당선인의 발언에 대해 "난 그것을 어떻게 생각해야 좋을지 모르겠다"면서 "왜냐하면 러시아가 개입했다는 것은 분명하기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매케인 군사위원장은 "그들이 특정 후보가 선출되도록 하려는 정도로까지 개입할 의도가 있었는지도 조사의 대상이라고 생각한다"며 "진실은 무시할 수 없다. 그들은 이번 대선전에 침투했다"고 말했다.

그는 상원 정보위원회와 외교위원회, 군사위원회의 지도부가 참여하는 별도의 특위를 구성해 러시아 대선개입의 영향과 의도에 대해 조사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매케인 군사위원장은 "이번 문제는 당파적일 수 없다. 그것은 너무나 중요하다"며 "민주주의의 근간은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라고 강조했다.

매케인 군사위원장은 린지 그레이엄(공화·사우스캐롤라이나) 의원과 민주당의 차기 상원 원내대표인 찰스 슈머(뉴욕), 상원 군사위 민주당 간사인 잭 리드(로드아일랜드) 의원과 함께 전날 공동성명을 통해 러시아의 대선개입을 강력히 규탄하면서 양당의 초당적 대응책 마련을 촉구하기도 했다.

여기에 다른 공화당 의원들도 속속 가세하고 있다. 상원 외교위 소속 랜드 폴(공화·켄터키) 의원은 이날 ABC방송에서 "진상 규명이 필요하다"며 조사를 촉구했다. 제임스 랭크포드(공화·오클라호마) 상원의원과 클레어 맥캐스킬(민주·미주리) 상원의원 역시 트위터 등을 통해 이 같은 초당적 노력을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밝혔다.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의회 차원의 조사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9일 워싱턴포스트(WP)는 대선 기간 동안 벌어진 민주당 이메일 해킹 사건에 대해 러시아와 위키리크스가 트럼프의 승리를 위해 비밀리에 협력한 정황을 CIA가 확인했다고 전했다.

물론 트럼프는 이런 의혹에 대해 트럼프 답게 반응했다.

트럼프는 11일 폭스뉴스에 출연해 "그런 일이 있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우스운 얘기"라고 일축했다.

그는 "이건 (대선에서 패배한 민주당이 내세우는) 또 하나의 변명일 뿐이다. 믿지 않는다. (민주당은) 매주 새로운 변명을 들고 나온다. 우리는 선거인단 투표에서 엄청난 압도적 승리를 거뒀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러시아가 대선에 개입한 증거가 있다'고 결론 내린 곳은 민주당이 아니고, 힐러리 클린턴도 아니다. 미국 CIA다. 공화당 의원들까지 나서서 진상조사의 필요성을 제기하는 건 그만큼 이 문제가 심각하기 때문이다.

트럼프가 바라는 것처럼 이 파문이 쉽게 가라앉지는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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