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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행 자동차보험은 음주운전이나 뺑소니 가해자에게도 피해를 보장해서 문제다

  • 김수빈
  • 입력 2016.12.11 09:16
  • 수정 2016.12.11 09:21
motoring insurance claim
motoring insurance claim ⓒAndrew Bret Wallis via Getty Images

음주운전이나 뺑소니 운전을 저지른 가해자에게도 피해를 보장하는 현행 자동차보험 제도를 손질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11일 보험연구원 전용식 연구위원과 채원영 연구원은 '음주운전 억제를 위한 대법원의 위자료 상향과 실효성 제고 방안'이라는 보고서에서 이렇게 주장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지난 10월 대법원은 음주운전이나 뺑소니 사고로 피해자가 사망한 교통사고 소송에서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지급해야 하는 위자료를 최대 3억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이는 음주운전과 뺑소니 등의 불법 행위를 근절하려면 징벌적 손해배상이 필요하다는 의미로 위자료를 가중한 것으로 해석된다.

연구진은 그러나 현행 자동차보험 보상제도가 이런 대법원의 위자료 상향 취지를 훼손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제도에서는 음주운전 사고가 발생했을 때 가해자가 사고 부담금 300만원을 부담하면 몇 명을 사상시키는 사고를 내더라도 민사적 책임을 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해자의 징벌적 위자료도 보험회사가 부담해야 하므로, 결국 선량한 가입자의 보험료로 가해자가 부담해야 할 불법행위 비용을 지불하는 셈이다.

이 때문에 음주운전 역시 줄어들지 않고 있다고 연구진은 지적했다.

실제로 2004년 음주운전 억제를 위해 사고부담금 제도가 도입한 이후로도 지난해까지 음주운전 사고발생 비중은 감소하지 않고 매년 10%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연구진은 따라서 피해자의 구제를 위해 책임보험금은 지급하되, 가해자에게 대인배상과 자기신체상해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도록 제도적 정비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미국, 일본, 영국 등에서도 음주운전 가해자의 자기신체상해는 보험사가 보상하지 않고 있다고 해외 사례도 덧붙였다.

아울러 보험사가 특별가중 위자료를 지급하지 않는 방안, 음주운전 경력이 있으면 보험계약 인수를 거절하거나 보험료를 큰 폭으로 인상하도록 허용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연구진은 "대법원의 위자료 상향 조정이 음주운전을 효과적으로 억제하기 위해서는 음주운전 가해자의 경제적 부담을 가중시켜 음주운전 유인을 억제하는 방안이 병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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