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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뇌물죄를 놓고 친박과 비박이 싸웠다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소추안 표결을 하루 앞둔 8일 '친정'인 새누리당에서 주류와 비주류가 또다시 얼굴을 붉혔다.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왼쪽)와 정진석 원내대표가 지난 1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 도중 본회의장 밖으로 나와 얘기를 나누고 있다.

특히 지도부 주류 친박(친박근혜)계 의원들이 '최순실 국정농단 게이트' 국정조사특위에서 활동하는 비주류 의원들에게 "추론으로 대통령의 뇌물죄 의혹을 제시해서 되겠느냐"며 목소리를 높이며 양측이 정면 충돌한 것.

이날 본회의에 앞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양측이 맞붙은 건 전날 국조특위 청문회에서 황영철 의원의 발언이 발단이었다.

황 의원은 최순실씨의 측근인 증인 고영태씨의 증언을 듣고 "최소 옷이 3천만원, 가방은 1천500만원 등 4천500만원에 해당하는 옷과 가방이 대통령께 간 것 아니냐"며 최씨가 대통령에게 뇌물을 준 걸로 봐야 한다는 취지로 발언했었다.

이날 의총장에서도 황 의원은 "증인 심문을 통해 지금까지 나온 정황을 볼 때 국민 입장에서 충분히 그런 의혹을 제기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이 부분에 대한 오늘 청와대의 해명도 명확지 않았다"라는 취지의 발언을 이어갔다고 한다.

그러자 조원진 최고위원이 "추론만으로 전 국민이 보는 생방송에서 뇌물죄를 이야기한 것은 잘못됐다"며 목소리를 높였고, 이에 양측이 충돌했다는 전언이다.

이 과정에서 한 주류 의원이 "그런 주장을 하려면 당을 깨고 나가"라고 고성을 냈고, 이에 한 비주류 의원은 "안 나간다. 나갈 거면 너희가 나가라"라고 맞섰다고 복수의 의총 참석자들은 전했다.

조 최고위원은 의총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의총장에서 고성이 오고 간 데 대해 "오늘 (뇌물죄 의혹 관련에 대해) 청와대가 돈을 지불했다고 발표하지 않았느냐"면서 "우리 당 의원이 그러면 안 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비주류로 국조특위 위원장이기도 한 김성태 의원은 의총 직후 기자들에게 "지도부가 새누리당 국조특위 위원들의 적극적인 심문조사에 상당한 불만이 있는 것 같다"면서 "여전히 실망하고 좌절한 이 국민의 분노에 대해 제대로 된 상황 인식을 못 하는 목소리"라고 비판했다.

황 의원은 이날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국조특위 위원으로서 국민을 대신해 의혹을 밝히려는 소중한 노력에 대해 친박 의원들이 조직적으로 겁박하는 것"이라며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 아직도 정신을 못 차렸다"고 말했다.

또 조 최고위원이 오전 최고위원 간담회에 이어 의총장에서도 탄핵안 가결 시 황교안 국무총리에 대한 직무 보장 담보 필요성을 재차 언급했다고 한다.

앞서 조 최고위원은 "탄핵안 가결 시 대통령의 직무를 대행할 황교안 총리에 대해 직무 보장 담보를 받을 수 있느냐가 핵심"이라면서 "과연 새누리당에서 탄핵을 주도하는 사람들이 그런 생각을 갖고 있느냐"며 비주류를 비난했었다.

이와 관련, 의총에 참석했던 한 비주류 의원은 통화에서 "김무성 전 대표가 개인입장 발표였기는 하지만, 박 대통령이 국무총리를 추천해 달라고 했음에도 지금 와서 황 총리 퇴진을 주장하는 건 무책임의 극치라고 비판한 만큼 우리도 그런 생각을 안 한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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