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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보조 배터리는 왜 제 용량이 안 나오나?

10,000 mAh 이라고 해도 실제로는 그 표시값만큼 용량이 나오지 않는다. 기대보다 훨씬 적은 게 보통이다.
물론 실제 내장된 배터리 용량을 과장해서 표기했을 수도 있지만, LG, 삼성, 파나소닉 같은 세계 최고 품질의 배터리 셀을 사용한 제품들이라고 해서, 표기된 용량만큼 나오는 것은 아니다. 그럼 그 원인은 뭘까?

  • 투페이즈
  • 입력 2016.12.08 09:37
  • 수정 2017.12.09 14:12
ⓒveghsandor via Getty Images

배터리 내장형 스마트폰 사용자라면 보조 배터리는 필수적일 것이다.

일체형(내장형) 뿐 아니라 분리형(착탈식) 배터리 사용자라도 보조 배터리를 많이 사용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보조 배터리를 싫어해서,

추가배터리, 소위 추배를 더 선호하는데,

보조 배터리와 추배는 장단점이 있다.

그런데 요즈음 배터리 용량이 커지면서,

보조 배터리 용량도 전보다 대용량이 많은 것 같다.

예전 같으면 10,000 mAh는 엄청난 용량이었지만,

요즈음은 그 정도는 흔하게 되었다.

하지만 10,000 mAh 이라고 해도 실제로는 그 표시값만큼 용량이 나오지 않는다.

기대보다 훨씬 적은 게 보통이다.

물론 실제 내장된 배터리 용량을 과장해서 표기했을 수도 있지만,

LG, 삼성, 파나소닉 같은 세계 최고 품질의 배터리 셀을 사용한 제품들이라고 해서,

표기된 용량만큼 나오는 것은 아니다.

그럼 그 원인은 뭘까?

보조 배터리가 스마트폰의 배터리를 충전하기 위해서 몇 가지 단계가 있는데,

아래와 같이 그림으로 표현했다.

원래의 내 생각은 위의 각 단계마다 측정을 해서,

어디서 얼마만큼의 에너지 손실이 생기는지 정량적으로 확인하고 싶었고,

실제로 어제 간단히 구성해서 시도를 했었으나 실패 했다.

실패한 이유는 회로의 중간에 측정기를 어설프게 갖다대면,

충전 전류값 자체가 변하기 때문이다.

즉, 개입한 측정기가 충전 상태에 영향을 미치는데,

일관성을 갖도록 측정하기 어렵다는 데 있다.

왜냐하면 각 부분마다 전선이나 커넥터의 연결방법 등이 달라지면,

그로 인해 발생하는 저항값으로 인해 전체에 흐르는 전류량이 바뀌기 때문이다.

그래서 실측 대신 각 단계별로 예상값을 나타낸 것이 위의 그림인 것이다.

《승압회로 변환 손실》

보조 배터리에서 5V 출력을 하려면 승압회로가 필요한데,

일반적인 여러 승압 IC들의 데이터시트를 찾아보니 변환 효율이 75~85% 정도가 된다.

이 변환 효율은 고정값이 아니고,

배터리 전압이 몇 V인지, 충전 전류가 몇 A인지에 따라서 달라진다.

아무튼 이 승압회로에서의 에너지 손실이 15~25%가 되는 것이다.

《케이블 손실》

USB 케이블에서의 손실은 놀랄 만큼 크다.

일반적인 1~1.5 m 짜리 충전 케이블은 제대로 만들었다고 해도 0.3~0.5옴 정도로 매우 크며,

고속 충전 전용으로 짧게 만든 케이블이라도 0.1~0.2옴 정도 될 것이다.

고속 충전 케이블이라고 해도 1A의 전류가 흐른다면 2~4%의 에너지가 손실되며,

2A의 대전류가 흐른다면 그 두배가 된다.

여기서는 짧은 고속 충전 케이블을 기준으로 1A에서 계산했다.

《충전회로 변환 손실》

충전을 위해선 리튬이온 배터리에 4.2~4.35V를 공급해야 하므로,

보조 배터리에서 받은 5V 중 일부는 잘라내야 하며 그에 비례하여 에너지가 손실된다.

즉, 승압회로를 거쳐서 5V로 만든 것은 배터리 충전을 위해선 필요이상으로 높은 것이다.

아무튼 이렇게 4.2~4.35V로 전압을 낮추기 위해선 15% 정도의 에너지가 열로 손실된다.

《배터리 자체 발열 손실》

배터리는 충방전 시 자체에서 열이 발생한다.

이것 자체가 에너지 손실인데 실제로 얼마나 될지는 나도 잘 모른다.

수% 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그냥 퉁쳐서 3% 정도를 적용했다.

《총 손실 계산》

위에 나열한 것이 모든 손실을 다 나타내는 것은 아니겠지만 대부분을 차지할 것이다.

그러므로 각 단계마다의 효율을 곱하면 전체 효율이 계산된다.

(승압 효율 ~0.8) x (케이블 효율 ~0.97) x (충전 효율 ~0.85) x (배터리 자체 효율 ~0.97)

= 0.8 x 0.97 x 0.85 x 0.97

= 0.64

즉, 각 단계마다의 평균값을 적용 시 약 64% 정도 되었다.

물론 가정값의 불확실성이 있지만 아무리 잘 줘도 70%를 넘지는 않을 것 같다.

배터리가 제 용량을 낸다고 해도 이러한 보조 배터리에서 얻을 수 있는 용량은,

제 용량의 64% 정도라는 것이다.

이건 보조 배터리가 후지거나 사기라서 생기는 문제가 아니라,

어쩔 수 없이 발생하는 변환 손실인 셈이다.

한편 보조 배터리가 사용한 배터리셀의 실제 사용 환경에서의 용량은,

표기값의 90~95% 수준일 가능성이 높고 (대용량 셀 일수록...),

사용하면서 용량이 점차 감소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참고)

그러므로 만약 추가 배터리가 있다면,

무겁고도 불편하게 10,000 mAh 보조 배터리를 가지고 다니는 것 보다는,

약 3,000 mAh 추가 배터리 2개를 지니는 것이 더 나을 것 같다.

한편, 검색을 해보니 소비자 보호원에서 1년 전에 시중의 보조 배터리들을 측정한 결과가 있다. (링크)

구체적으로 어떻게 측정 했는지 소개되어 있지는 않지만,

결과값만 보면 나의 예상값과 많이 비슷하다.

* 이 글은 필자의 블로그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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