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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쉬쉬하는 일본 러브 호텔의 판타지(화보)

  • 김도훈
  • 입력 2016.12.08 06:05
  • 수정 2016.12.08 06:18

일본에는 소도시에도 러브 호텔들이 있다. 이들의 목적은 단순하다. 커플들이 섹스를 할 공간을 제공하는 것이다. 천장에 거울이 붙어있거나 거품 욕조 옆에 돌벽이 있는 곳들도 많다. 욕구의 과장된 표현이다. 사회 규범이 성적 접촉을 금하기도 하는 나라인 일본에서, 이 곳은 억제되지 않은 에로티시즘이 가는 곳이다.

2015년에 바이스는 ‘왜 일본인들은 섹스를 안 하는가?’라는 기사를 냈다. 일본 청년들의 ‘독신 증후군’을 다룬 기사였다. 일본에서 성적 접촉이 줄어들고 있다는 보고가 있었다. 그와 관련된 요인들을 파헤친 기사였다. 2~30대가 부모와 함께 살게 만드는 주택 가격 상승, 프라이버시를 없애는 인구 과밀, 젠더 불평등, 얌전함과 순결을 중요하게 여기는 사회적 규범 등이었다.

여러 커플들에게 있어 러브 호텔은 현실 세계에 없는 것들을 제공해 준다. 둘만의 공간, 비판이나 사회적 수치의 부재, 진정한 로맨틱 판타지의 키치한 장비들이다. 러브 호텔은 프라이버시가 중요하게 여겨지기 시작한 1960년대에 처음 등장했다. 현재 일본에는 러브 호텔이 약 37,000개 있다.

벨기에 사진가 자자 베르트랑은 현실과 환상 양쪽에 뿌리를 두고 있고, 친밀함과 소외 모두를 특징으로 하는 러브 호텔에 흥미를 느꼈다. 그녀는 ‘일본의 속삭임 Japanese Whispers’ 시리즈에 이런 초현실적인 곳들을 담았다.

“이런 곳들이 어디에나 있다는 게 인상적이었다. 이건 대규모의 산업이고, 온갖 사람들이 이 시설을 이용한다. 하지만 모든 것이 아주 사적이고 비밀로 유지된다.” 베르트랑이 기록한 것처럼, 주차장의 차량 번호는 외부 세계에 보이지 않게 가려진다. 또한 호텔 전체가 자동화되어 있어, 직원이 아예 없어서 프라이버시의 개념이 거의 초현실적인 수준으로 올라간다.

촬영 대상을 찾기 위해 베르트랑은 인터넷에 광고를 냈다. “나는 자신들이 고른 호텔에서 촬영을 할 커플을 찾았다. 부부, 혼외 관계, 콜 걸, 자유분방한 성 생활을 하는 사람, 여기 말고는 갈 곳이 없는 젊은이들… 이 모든 사람들이 러브 호텔에 간다.”

베르트랑은 러브 호텔에서 일어나는 일을 찍게 해주는 대가로 숙박비를 내주겠다고 제안했다. 그러나 베르트랑은 섹스 자체보다는 섹스까지 이어지는 안무, 섹스를 하기 위해 만들어진 방 안을 침범하는 긴장이 가득한 복잡함에 더 관심이 있었다.

“이 경험은 전적으로 모델들과 나 사이에서 일어났다. 호텔 로비에 도착해서 우리는 스크린에서 방을 함께 고르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갔다. 그 다음에 벌어지는 일은 전적으로 모델들과 나 사이의 분위기에 의해 일어났다. 모든 촬영이 다 아주 달랐다. 계획하고 찍은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그 결과로 만들어진 이미지들은 진정한 열정과 눈부신 부자연스러운 배경의 혼합이다. 촬영하는 사진가의 존재로 인해 더욱 비정상적이 되었다. 베르트랑의 사진은 커플들이 눈에 띄게 어색하게 친밀한 행동을 향해 가는 모습들을 담았다.

베르트랑의 사진은 스타일적으로는 다규멘터리와 픽션 사이를 오간다. 사진에 담긴 세계를 반영하는 미학이다. 베르트랑의 성명에서는 이 시리즈를 에로틱 사진으로 유명한 일본 사진가 노부요시 아라키의 사진과 비교하고 있지만, 아라키의 사진이 신음한다면 베르트랑의 사진은 속삭인다.

베르트랑은 존재 자체가 기묘해서 외설적인 장소들을 기록했다. 추잡하기보다는 감상적으로 느껴진다. 불법적 성적 접촉이 벌어지곤 하는 미국 모텔과는 달리, 일본 호텔들은 거의 어떤 형태의 친밀한 접촉도 일상에서 멀다는 현실을 반영한다. 불편하지만 황홀한 이미지들은 현실의 인물들이 에로틱한 이미지에 들어간 몽정과 영화 세트 사이의 무언가를 보여주는 것 같다.

허핑턴포스트US의 The Hushed Fantasies Of Rabuhos, Or Japanese Sex Hotels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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