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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저께TV] '한밤' 차은택 조명한 첫방, 차별화 성공했다

  • 김태우
  • 입력 2016.12.07 05:19
  • 수정 2016.12.07 05:22

약 9개월 만에 부활한 ‘한밤’이 어디서도 본 적 없는 예능 프로그램으로 거듭났다. 시국 분석부터 시작해 비선실세 최순실의 최측근으로 각종 비리에 휘말린 차은택을 집중 조명하며 ‘타락한 아티스트’로 규정한 과감함이 돋보였다.

지난 6일 첫 방송된 SBS ‘본격 연예 한밤’은 새 MC 김구라와 박선영 아나운서의 진행으로 막을 열었다. 연예계 뿐만 아니라 다방면에 식견을 갖춘 것으로 정평이 나 있는 김구라와 오래 뉴스를 진행한 박선영 아나운서의 조합은 신선했다. 또한 큐레이터라는 신개념을 도입해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독특한 시각으로 전달하는 연예 뉴스들이 ‘본격 연예 한밤’의 새출발을 빛냈다.

이날 방송에서는 현재 6차까지 진행되며 200만이 넘는 국민들을 모은 촛불집회에 대한 분석이 이목을 집중시켰다. 현장에서 참가자들을 더욱 단단히 결집시키는 역할을 하는 ‘거리의 노래’를 다룬 것. ‘민중가요’라는 이름으로 상징적 가사에 저항 정신을 담았던 이전에 비해 지금은 적나라해진 노랫말로 분노를 표현하고 있다는 해석이 보는 이들의 고개를 끄덕이게 했다.

가장 눈길을 끌었던 것은 차은택의 몰락에 대한 심층 보도였다. 먼저 199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을 풍미했던 뮤직비디오 감독 차은택의 전성기가 집중 조명됐다. 200편이 넘는 뛰어난 작품들로 뮤직비디오계의 신기원을 열었던 그가 음반 산업의 침체와 가요계의 변화로 슬럼프에 빠지게 됐다는 지적은 흥미로웠다.

‘본격 연예 한밤’의 분석에 따르면 드라마처럼 만들어진 뮤직비디오가 인기를 잃고 가수의 콘셉트를 드러내는 연출이 중요해지며 차은택은 점점 뒤쳐지기 시작했다. 이에 진짜 드라마를 찍어도 봤지만 혹평을 받았고, 어느 순간 박근혜 정부의 문화융성위원회 위원으로 모습을 드러낸 차은택이었다.

지난 2014년 차은택이 만든 뮤지컬 ‘원데이’는 1억 8000여 만원의 정부 지원금을 받아 제작됐지만 형편 없는 완성도 탓에 단 1회 만에 폐막됐다. 이는 현 시점에서 차은택을 향한 화살이 되어 돌아왔다.

이날 ‘본격 연예 한밤’은 과거 가까운 동료였던 차은택과 이승환을 비교했다. 시대를 주름잡았던 아티스트 두 사람은 현재 엇갈린 길을 걷고 있다. 차은택은 국민의 심판대 위에, 이승환은 촛불집회 무대 위에 올랐다. 속물적 권세를 탐하다 누추해져 버린 차은택, 타락한 아티스트를 향한 ‘본격 연예 한밤’의 따가운 지적이 공감을 자아냈다. 앞으로도 이어질 ‘본격 연예 한밤’의 성역 없는 보도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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