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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 세월호 당일 '골든타임' 허비하고 머리하는데 90분 썼다

  • 원성윤
  • 입력 2016.12.06 13:32
  • 수정 2016.12.06 13:53
ⓒ청와대

세월호가 가라앉던 2014년 4월16일 박근혜 대통령은 승객 구조 대책을 마련하는 대신 강남의 유명 미용사를 청와대로 불러 ‘올림머리’를 하는 데 90분 이상을 허비한 것으로 6일 확인됐다.

<한겨레>가 청와대와 미용업계의 관계자를 복수로 만나 들은 얘기를 종합하면,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서 ㅌ미용실을 운영하는 정아무개(55) 원장은 세월호 참사가 벌어진 2014년 4월16일 낮 12시께 청와대로부터 “대통령의 머리를 손질해야 하니 급히 들어오라”는 연락을 받았다.

이날 오후에는 예약 손님이 많았으나 예정에 없던 청와대 호출로 인해 미용실 직원들은 오후 예약을 모두 취소해야 했다. 정 원장은 승용차로 한시간가량 걸려 청와대 관저에 들어간 뒤 이날 오후 박 대통령 특유의 ‘올림머리’를 했다.

올림머리는 어머니 고 육영수씨를 연상시키는 머리 형태로 최소 10개 이상의 머리핀이 들어가며 위쪽으로 올려붙여 둥근 모양을 만드는 것으로, 화장까지 포함해 한시간 반 이상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상황을 아는 한 관계자는 “이날도 평소와 다름없이 머리를 손질하는 데 90분가량이 걸린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이 올림머리를 한 시간은 오후 1시에서 3시 사이인 것으로 알려졌으나 정확한 시각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당시 박 대통령은 이미 국가안보실로부터 오전 11시23분 ‘315명의 미구조 인원들이 실종 또는 선체 잔류 가능성이 높다’는 보고를 전화로 받았음에도 별다른 주문을 하지 않았고 정 원장은 평소와 다름없이 머리를 손질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른바 ‘골든타임’ 와중에 최소 90분을 허비한 것이다. 특히 정씨가 청와대에 들어가 올림머리를 만들기 위해 대기하기 시작한 오후 1시께는 해경이 세월호에 갇힌 315명을 구조하기 위해 수중수색 작업에 착수한 시각과 일치한다. 해경은 오후 내내 선체 진입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었다.

결국 박 대통령은 오후 3시가 돼서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방문 ‘준비’를 지시했고, 5시가 넘어서야 중대본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리고 박 대통령은 이경옥 안전행정부 2차관에게 “다 그렇게 구명조끼를 학생들은 입었다고 하는데 그렇게 발견하기가 힘듭니까?”라고 물었다.

지난 5일 국회에서 열린 국정조사 청와대 기관보고에서 이영석 청와대 경호실 차장은 “참사 당일 외부에서 (대통령 관저로) 들어온 인원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증언이 거짓으로 드러남에 따라 청와대 경호실에 대한 특검의 수사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또 지금까지 당일 출입 의혹이 불거진 최순실씨를 비롯한 김영재·김상만 의사 등 의료시술과 관련한 인사들에 대한 출입 여부 조사 및 수사 요구도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한겨레>는 정 원장에게 좀더 자세한 정황을 듣기 위해 지난 5일 동안 10여차례 만났다. <한겨레>가 파악하고 있는 4월16일 상황을 설명하며 확인을 요청하자 정 원장은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은 채 “답변할 수 없다”고만 말했다. 그러나 정 원장은 특검에서 세월호 참사 당일 7시간을 수사하면 설명하겠느냐는 질문에는 “그렇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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