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이 고교생들이 2만원으로 4천만원어치의 약을 만들었다

지난해 미국에서는 한 헤지펀드 매니저 출신인 마틴 쉬크렐리가 시판 62년이 된 항생제의 독점적 권리를 확보, 가격을 무려 50배 이상이나 올려 논란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이 소식에 경악한 호주 고등학생들이 이 항생제 다라프림(Daraprim)의 유효성분인 피리메타민 개발에 나서 3.7g을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다고 호주 언론들이 1일 보도했다.

사립 중고등학교인 '시드니 그라마'(Sydney Grammar)의 11학년(고교 2학년) 화학반 학생들은 자신들의 실험실에서 약 1년 만에 피리메타민을 합성해 냈다. 피리메타민은 임신한 여성이나 에이즈 바이러스(HIV) 및 말라리아 환자처럼 면역력이 떨어진 사람들의 기생충 감염 예방에 쓰인다.

피리메타민을 유효성분으로 하는 다라프림은 세계보건기구(WHO)의 기본의약품 목록에도 올라 있다.

학생들은 이같은 양을 만들어내는 데 미화 20 달러(2만3천원) 정도를 들였지만, 미국이라면 이들은 3만5천 달러(4천만원)와 11만 달러(1억3천만원) 사이에서 팔릴 수 있다고 호주 ABC 방송은 전했다.

당시 쉬크렐리는 자신이 운영하는 제약사 튜링(Turing)을 통해 다라프림 가격을 한 알당 13.5달러(약 1만6천원)에서 55.6배나 높은 750달러(약 90만원)로 올렸기 때문이다.

물론 의약품의 경우 원재료의 가격과 판매가를 비교하는 건 무의미하지만, 쉬크렐리가 취하는 폭리를 드러내기엔 충분한 실험이다.

쉬크렐리는 약값을 엄청나게 부풀렸다가 역풍을 맞아 병원 공급가를 50% 낮추기는 했지만, 이 약은 미국 밖에서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싸 호주에서는 한 알당 1~2 달러 선에서 팔린다.

이들 학생은 독점적 지위를 이용한 튜링의 부당한 행위를 고발하겠다며 시드니 대학이 주도하는 말라리아 연구의 한 부분으로 참여, 이번에 기대 이상의 성과를 끌어냈다.

한편 이 소식을 들은 마틴 쉬크렐리는 자신의 유튜브 계정에 영상을 올려 학생들에게 축하한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그는 "이 학생들은 21세기의 경제가 과학과 기술을 통해 인류의 고통을 해결할 거라는 걸 증명했다"며 "우리는 이 학생들이 화학에 가진 관심을 축하해야 하고 나 역시 STEM(Science, Technology, Engineering, Math) 분야에 집중된 21세기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학생들이 쉬크렐리의 축하를 받고 분노에 무너지지 않기만을 바란다.

저작권자 © 허프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관 검색어 클릭하면 연관된 모든 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

#다라프림 #쉬크렐리 #마틴 슈크렐리 #마틴 쉬크렐리 #국제 #호주 #미국 #제약 #의약품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