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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 반대파가 '18원'을 두려워하는 이유는 따로 있다

  • 박세회
  • 입력 2016.12.06 07:40
  • 수정 2016.12.06 07:49

새누리당 주류 친박(친박근혜)계 의원들이 쇄도하는 '18원 후원금'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새누리당 친박계 좌장 서청원 의원이 1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 입장하고 있다.

유권자들이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 처리에 반대하는 친박계 의원들에게 항의하는 표시로 욕을 의미하는 '18원'을 후원회 계좌에 무더기 입금하고 있는 것.

지난 2일 탄핵안 처리가 무산되면서 비난의 화살이 국민의당을 향했을 당시 박지원 원내대표의 후원회에도 항의 표시로 '18원'이 무더기 입금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화살이 이제는 친박을 조준 하는 형세다.

특히 세월호 7시간 의혹에 대해 '대통령은 인사만 잘하면 놀아도 된다'는 취지의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정유섭 의원의 경우 집중 타깃이 되기도 했다.

한 친박계 재선의원의 보좌관은 5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이전에도 이슈가 있을 때마다 1원이나 18원을 후원금으로 입금하는 경우도 있었다"며 "최근에 항의성 후원금이 입금되는 사례가 늘어난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후원금액에 담긴 항의의 뜻도 아픈 대목이지만, 사후처리 비용이 더 많은 들어가 배보다 배꼽이 커지는 상황이 더 부담스럽다는 지적이다.

정치자금법 17조에 따르면 1만원 이하의 후원금 기부에 대한 정치자금 영수증은 해당 연도 말일에 일괄 발행·교부할 수 있게 돼 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후원회는 후원자가 영수증 발급을 원할경우 연말까지 지체하지 않고 영수증을 발행·교부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영수증 발급과 우편발행 등에 들어가는 비용이 약 300원 안팎에 달해 후원회로서는 곤혹스럽지 않을 수 없다. 이 보좌관은 "인터넷에 18원 후원금 보내는 법이나 인증샷 등이 올라오면서 항의 표시로 18원 후원금을 입금하는 경우가 더 많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영수증 받기를 독려하는 이들도 늘고 있다.

이밖에 새누리당 의원들은 최근 박 대통령 탄핵안 찬성·반대 명단과 함께 연락처가 무더기로 유출되면서 항의성 전화·문자 폭탄에 시달리고 있다.

그렇다 보니 요즘 새누리당 의원들이 모이기만 하면 서로 속을 털어놓으며 '동병상련'을 느끼고 있다는 전언이다.

실제로 이날 오후 국회에서 대부분이 주류의원으로 구성된 새누리당 재선의원들이 모였을 때도 "하도 많이 전화가 와서 전화를 받을 수도 없다", "초등학교 2학년부터 외국인 거주자까지 문자를 보낸다", "평생 받을 문자를 최근에 다 받았다"며 푸념 섞인 발언들이 쏟아져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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