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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인 내가 보수 채널인 폭스뉴스를 보기 시작한 이유

몇 주 전에 나는 케이블 TV를 끊었다. 나는 TV를 많이 보지 않지만, 뉴스는 좋아한다. NBC 나이틀리 뉴스를 즐겨 봤다. 드라마틱한 음악과 함께 시작하여, 레슬리 홀트의 권위있는 목소리가 내가 그 날 그 날 알아야 할 것을 알려주는 프로그램이었다.

그렇지만 나는 곧 폐쇄적인 뉴스 사이클에 갇혀 있음을 깨달았다. 세상에 대한 나의 의견은 보수적인 내 가족들과는 엄청나게 달랐다. 온라인에서 내가 보는 곳들도 다를 바 없었다. 허핑턴 포스트, 뉴욕 타임스, 애틀랜틱. 나의 가족과 나는 시각이 분명 달랐다.

대부분의 진보주의자와 마찬가지로, 대선 결과에 나는 절망했다. 대부분의 진보주의자와 마찬가지로, 내게 있어 이것은 공화당 대 민주당이 아니라 정신병자가 우리 나라의 대통령이 되는 걸 막는 선거였다. 나는 이성적인 사람이 어떻게 그런 사람을 미국에서 제일 높은 자리에 오르도록 투표할 수 있는지 죽었다 깨나도 이해할 수 없었다. 내 가족은 합리적이었다. 사실 똑똑한 사람들이다. 내가 간과한 사실이 무엇일까?

사회 심리학자 조너선 하이트에 의하면 우리는 다섯 가지 핵심 가치를 공유한다. 돌봄, 공정함, 충실함, 권위, 신성함이다. 하지만 가치에 두는 무게는 다르다. 진보주의자들은 다른 가치들보다 돌봄과 공정함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보수주의자들은 신성함을 첫째, 권위를 둘째로 꼽는다.

그리고 새로운 연구에 의하면 진보주의자와 보수주의자는 뇌 구조가 다르다고 한다. 진보주의자들은 새 정보를 받아들이고, 그 정보의 영향을 의사 결정과 선택에 반영하는 전방 띠이랑이라는 뇌 부위가 있다. 보수주의자들은 공포에 기반하는 경향이 있는 보다 감정적인 정보를 처리하는 우 편도체라는 영역이 있다. 즉 진보주의자들은 과학을 따르고 사회가 가야할 방향에 대한 새로운 정보를 환영하는 반면, 보수주의자들은 ‘만약’ 시나리오에 더 강하게 반응하고 위험을 피한다는 뜻이다. (난민의 입국을 허용하는 것을 생각해 보라.)

그래서 나는 보수적인 내 가족들이 어떤 이야기를 듣는지 알아내고, 내가 그들의 입장이면 어떤 기분이 드는지 알아보기로 했다. 대선 전에 보수주의자들이 주로 이야기하던 것은 ‘부정직한 힐러리’, 벵가지, 클린턴의 이메일 스캔들이었다. 음모 이론이 들끓었다. 잘못된 정보와 가짜 뉴스가 넘쳤다. 내 가족들은 어떻게 사실인지 확인도 하지 않고 그렇게 쉽게 정보를 받아들였을까?

우리 모두는 우리가 옳다고 믿고, 그를 확인해주는 정보를 찾는다. 정보가 우리의 견해를 뒷받침해 주기만 한다면 옳은지 확인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하바드 교수 데이비드 로페이크는 “우리의 의견은 (우리와는 다른 의견을 담은 정보를 지닌) 적들로부터 착한 편을 안쪽(우리)에 담고 지켜주는 성벽과 같다. 우리의 견해와 의견들은 우리를 지켜주고, 안전하게 해주고, 살아남게 해준다.”라고 말했다.

폭스 뉴스, 브레이트바트 등의 보수적 뉴스들은 보수주의자들이 듣고 싶은 이야기를 해준다. 민주당, 무슬림, 진보주의자, 특히 오바마 대통령은 그들의 삶의 방식의 적이다. 2016년 12월 3일 토요일 폭스 뉴스 헤드라인은 이랬다. ‘트럼프가 인디애나의 일자리를 구해낸 협상을 민주당이 비난하다’. 이것은 보수주의자들에게 진보주의자들이 그들을 공격하고 있다는 걸 확인시켜 준다. 우연히도 세라 페일린도 트럼프의 협상을 비난하며 ‘정실 자본주의’라고 불렀다.

나는 보수적인 내 친구와 가족들과의 간극을 메울 방법을 찾기 위해 폭스 뉴스와 보수적인 뉴스들을 보기 시작했다. 이런 뉴스에서 무슨 말을 어떻게 하는지 알고 싶었다. 나는 싸움을 하려는 게 아니라 그들의 우려를 함께 나누고 싶었다. 트럼프와 펜스가 당선되었을 때 우리들 상당수가 그랬듯이 내 삶의 방식이 공격받는다고 느꼈다면 나는 분노, 억울함, 무서움을 느낄 것이다. 나는 그런 감정들을 느꼈다.

상반된 견해를 가진 사람들을 덜 인간적으로 보기란 쉬운 일이다. 나는 트럼프의 지지자들이 선거 전후에 공격 받았다는 말을 듣고 간담이 서늘했다. 이는 진보적 좌파가 전하는 사회적 수용의 메시지와는 정반대의 일이다. 그렇지만 이는 사람들 - 모든 사람들 - 이 위협을 받으면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일이다.

나는 이제 한 가지 뉴스만 보고 의견을 정하지 않는다. 흥미를 끄는 소재가 생기면 나는 다른 뉴스에 나오지는 않았나 찾아본다. 만약 다른 곳에 나왔다면 어떤 식으로 보도 되었나? 뉴스의 정보를 받아들이고 사용하는 것은 전적으로 내 책임이다. 어쩌면 지나치게 이상적인 진보 성향일지 모를 나는 이 사회가 보다 화합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길 바라고, 우리 모두가 공유하는 가치에 주목하길 원한다.

허핑턴포스트US의 Why I Watch Fox News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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