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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천 육영수 여사 '숭모제'가 '박근혜 퇴진' 시위대와 '박사모'의 충돌로 난장판이 됐다

  • 허완
  • 입력 2016.11.29 09:17
ⓒ연합뉴스

박근혜 대통령의 모친 고 육영수(陸英修·1925∼1974) 여사 탄생 91주년을 기리는 숭모제가 29일 고향인 충북 옥천 관성회관에서 열렸다. 그러나 박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시민단체들과 '박사모' 회원들이 충돌하며 행사는 아수라장이 됐다.

'박 대통령 퇴진 옥천국민행동' 등 시민단체는 "대통령의 국정 실패로 나라가 혼란에 빠져 있는데, 국민의 혈세를 들여 어머니 탄신제를 여는 게 말이 되느냐"며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일부는 대통령 하야를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다가 현장에 있던 '박해모'(박근혜를 사랑하는 해병 모임) 등 보수단체 회원들과 몸싸움을 빚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고성과 욕설이 오가고 '이게 나라냐' 등 문구가 적힌 시위용품 등도 찢겨나갔다. 박사모 등 보수단체 회원들은 행사가 진행되는 동안 행사장 입구에 서서 애국가를 부르기도 했다.

숭모제는 육 여사 약력 소개와 탄신 제례, 생전 활동 영상 시청, 헌화 순으로 30여 분간 조촐하게 진행됐다. 옥천군과 옥천문화원이 주최한 이 행사에는 육씨 종친, 친박(친박근혜) 단체 회원, 시민 등 100명이 참석했다.

내빈석에 초대된 옥천군수 등 이 지역 기관·단체장들은 참석하지 않았다. 주최 측은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등으로 악화한 국민 여론을 고려해 해마다 열던 문화공연과 기념행사 등을 모두 취소했다고 밝혔다. 이 행사에는 옥천군이 700만원을 지원했다.

작년까지는 이 지역 기관·단체장 등 600여명이 행사장을 가득 메웠고, 육 여사가 교사로 재직했던 옥천여자중학교 관악부를 비롯해 어린이·승려 등의 노래와 바라춤 공연 등 성대한 문화공연도 펼쳐졌다.

옥천문화원 관계자는 "시국 상황을 고려해 행사 개최 여부를 고민했지만, 10년 넘게 명맥을 이어온 행사이고 정치적 판단이 필요치 않다는 주관 단체의 의견을 받아 최소 규모로 행사를 열었다"고 말했다.

육 여사는 1925년 옥천서 태어나 옥천 공립 여자전수학교에서 교사로 근무하다가 1950년 박정희 전 대통령과 결혼했다. 육씨 종친과 고향의 사회단체는 해마다 육 여사가 서거한 8월 15일과 생일인 11월 29일 추모제와 숭모제를 연다.

옥천읍 교동리에 있는 생가는 낡아 허물어진 것을 옥천군에서 37억5천만원을 들여 2011년 복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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