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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가 국민연금의 삼성물산 합병 찬성 의혹 핵심 증인을 '최순실 청문회'에 부른다

  • 허완
  • 입력 2016.11.28 14:20
  • 수정 2016.11.28 14:28

국회 '최순실 국정농단 국정조사'의 증인으로 국민연금공단 최광 전 이사장과 홍완선 전 기금운용본부장 등을 추가하기로 여야가 합의했다. 국민연금의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찬성 의혹 관련 핵심 당사자들이다.

삼성의 정유라 특혜 지원 의혹 관련 증인과 우병우-최순실 연루 의혹, 차은택 이권개입 의혹 등에 대한 증인도 추가로 채택됐다. 이미 '역대급'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국정조사의 판이 더 커지게 된 셈이다.

국회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특위)'의 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성태 새누리당 의원은 28일 야당 특위 간사인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의원, 국민의당 김경진 의원과 이런 내용의 추가 증인 채택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 합의안은 29일 전체회의에서 의결될 예정이다.

1. 국민연금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찬성 관련 의혹

가장 눈에 띄는 건 국민연금의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찬성 의혹에 대한 증인이 추가된 부분이다. 특히 이들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같은 날(6일) 청문회에 증언대에 설 예정이다.

국민연금의 합병 찬성 결정 과정은 삼성의 정유라 특혜 지원 의혹 규명은 물론,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뇌물죄 적용' 여부를 좌우할 핵심 연결고리로 지목되고 있다.

먼저 홍완선 전 기금운용본부장은 합병 찬성 결정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친박 실세'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와 고교 동창이자 '절친'이라는 사실 때문에 '청와대(또는 최순실의 청탁을 받은 박근혜 대통령)의 지시를 따라 합병 찬성 결정을 이끈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기도 하다.

최광 당시 국민연금 이사장은 지난해 10월 홍 전 본부장 연임에 반대했다가 정부와 갈등을 빚었다. 그는 최근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정부의 윗선에서 홍 전 본부장의 연임을 압박했다'고 주장했다. 또 그는 합병 결정 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만난 홍 전 본부장의 '독단적 행동'을 공개적으로 비난하기도 했다.

여야는 주요 참고인도 추가로 채택했다. 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대표이사와 김상조 한성대 교수, 윤석근 일성신약 대표, 박창균 국민연금 자문위원 등이다.

주진형 전 사장은 국내 증권사 중에서는 유일하게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부정적인 의견을 담은 리포트를 냈다가 그룹 '윗선'으로부터 사임 요구를 받았다고 증언한 바 있다.

경제개혁연대 소장을 맡고 있는 김상조 교수는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논의 당시 합병비율 등의 문제점을 지적해 온 인물이다. 최근 경제개혁연대는 국민연금이 당시 합병 찬성을 결정한 과정을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석근 대표는 합병 전 삼성물산 지분 2.11%를 보유하고 있던 소액주주로 당시 합병에 반대표를 던졌다. 일성신약은 올해 2월 삼성물산을 상대로 합병 무효 소송을 냈다.

박창균 전문위원(중앙대 교수)은 합병 당시 국민연금 의결권행사 전문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했다. 그러나 국민연금은 외부 전문가들로 구성된 이 의결권전문위원회를 거치지 않고 내부 투자위원회만 연 뒤 찬성표를 던지기로 결론 내려 논란을 불렀다.

최근에는 '청와대로부터 찬성하라는 오더가 내려왔다'는 의결권전문위 위원의 증언이 나오기도 했다. 문형표 당시 보건복지부 장관(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도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2. 삼성 정유라 '특혜 지원' 의혹

여야는 또 삼성의 정유라 특혜 지원 의혹에 대한 증인으로 장충기 삼성전자 미래전략실 차장(사장)과 박원오 전 국가대표 승마팀 감독을 국정조사에 부르기로 합의했다. 이 부분은 국민연금의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찬성 의혹의 연장선상에서 대가성 여부 등을 규명할 연결고리로 꼽힌다.

17일 검찰에 소환됐던 장 사장은 삼성이 최순실 모녀에게 약 35억원을 보낸 경위와 대가성 여부 등에 대한 조사를 받았다.

최근에는 삼성이 최순실 모녀에게 약 43억원을 별도로 보낸 정황을 검찰이 포착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다만 야당 측이 요구했던 최지성 삼성 미래전략실 부회장 증인 채택 요청은 거부됐다. 최 부회장은 미래전략실 내부 서열 1위, 장 사장은 서열 2위로 알려져있다.

'최순실 측근'으로 지목된 박원오 전 국가대표 감독은 정유라를 지원하라며 삼성을 '협박'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3. 우병우-최순실 의혹

여야는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장모인 김장자 삼남개발 회장도 증인으로 부르기로 했다. 김 회장은 최순실씨와 '골프회동'을 가졌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런 의혹은 차은택씨(전 창조경제추진단장)이 검찰 조사에서 진술한 것으로 알려진 내용으로 불거졌다.

이런 의혹은 검찰에 사표를 던진 후 '야인'으로 있던 우 전 수석이 청와대에 전격 입성한 배경에 최순실씨의 입김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 더 나아가 우 전 수석이 최순실씨의 국정농단을 알면서도 묵인했다는 의혹과도 연결된다.

이날 차씨의 변호인은 2014년 최순실, 차은택, 김정자 등이 동석했던 골프 모임에서 최씨가 김 회장에게 '차은택을 많이 도와달라'고 말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만약 이런 내용이 사실이라면, 김 회장이 사위인 우 전 수석을 통해 차은택·최순실 관련 특혜 등을 주문했을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차씨가 지인들에게 '우병우 수석이 뒤를 봐주고 있다'고 말했다는 증언도 나온 상태다.

4. 차은택 이권개입 의혹

여야는 차은택씨의 문화계 이권개입 의혹에 대한 증인도 추가로 채택하기로 합의했다. 역시 '핫한' 인물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다.

우선 '최순실 행동대장'으로 활동한 것으로 알려진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구속)이 증인으로 채택됐다. 그는 '체육계 대통령'으로 군림하며 최순실씨에게 국정 현안을 보고하는 한편, 최순실 일가와 차은택씨에게 각종 이권을 몰아주려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차은택씨와 함께 '광고회사 강탈' 사건에 연루된 의혹을 받는 송성각 전 한국콘텐츠진흥원장(구속)도 증인 목록에 추가됐다. 차씨의 광고업계 선배로 알려져 있는 그는 포스코그룹 광고회사 포레카의 지분을 강제매입하려는 과정에서 중소 광고업체 대표를 협박하며 '묻어버릴 수도 있다'고 압박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 연루 의혹도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검찰은 차은택씨를 구속기소하며 공소장에 박 대통령을 '공범'으로 지목한 바 있다.

5. 박근혜 '나쁜사람이라고 하더라' 공무원 강제 퇴직 의혹

그밖에도 공무원 강제 퇴직 의혹에 대한 증인들도 청문회에 나올 예정이다.

먼저 박근혜 대통령이 수첩을 꺼내 '나쁜 사람이라고 하더라'라며 직접 경질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진 두 사람 중 하나인 노태강 전 문화체육관광부 국장이 증언대에 선다.

노 전 국장은 2013년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의 승마 국가대표 선발 특혜 시비를 조사했다가 윗선의 뜻을 거스르고 정씨에게 불리한 내용의 결론을 내렸다. 이 때문에 '괘씸죄'에 걸린 것.

특히 당시 이 사건으로 한직으로 밀려나 있던 노 전 국장은 이후 우연히 이 사실을 알게 된 박 대통령이 '이 사람이 아직도 있어요?'라고 묻는 바람에 강제 명예퇴직을 당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야는 이 사건의 내막을 알고 있는 유진룡 전 문화체육부 장관도 증인으로 부르기로 했다. 석연치 않게 자리에서 물러났던 유 전 장관은 이후 박 대통령이 두 공무원의 교체를 직접 지시했다고 폭로한 바 있다.

TV로 생중계 될 예정인 청문회 일정은 다음과 같다.

- 1차 : 2016년 12월6일

- 2차 : 2016년 12월7일

- 3차 : 2016년 12월14일

- 4차 : 2016년 12월15일

앞서 여야가 합의했던 청문회 증인 목록은 여기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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