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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가 씨름판이 '섹시해졌다'고 밝힌 이유

  • 박세회
  • 입력 2016.11.28 09:46
  • 수정 2016.11.28 11:14

조선일보가 '모래판이 섹시해졌다'고 밝혔다. 갑작스레 모래판에게 성적으로 끌린이유는 뭘까?

해당 기사의 아래와 같은 구절들을 살펴보면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

조선일보 지난 11월 26일 14면 기사에서 "강호동 같은 '덩치'만 씨름하는 줄 아셨죠?"라며 "샅바를 잡은 미녀들을 소개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조선일보는 "이만기·강호동이 떠난 요즘 씨름판에 화장품 향기가 퍼지고 있다"며 "땀내 진동하는 씨름판 일부를 '모래 요정'들이 점령했다"고 전했다.

특히 조선일보는 "'씨름 선수 같지 않다'는 이야기를 듣는 미녀 스타들도 나오고 있다"며 "연봉 4,000만~ 5,000만원씩 받는 선수도 탄생하고 있다"고 맺었다.

물론 여성 스포츠 선수의 외모에 방점을 두는 건, 너무 오랫동안 전 세계 미디어가 공연히 공유하는 문화여서 어쩌면 쉽게 와 닿지 않을 수도 있겠다. 그러나 이제 세상은 조금 바뀌었다. 불과 얼마 전 리우 올림픽에서 가장 화제가 되었던 건 국내외를 막론하고 스포츠 선수를 향한 다양한 성차별적 발언 들이었다.

당시 페미니스트이자 작가인 '린디 웨스트'(Lindy West)는 '뒤쳐진 얼간이가 되지 않으려면 여성 스포츠선수에 대해서 어떻게 말해야 하는가'라는 글을 기고한 바 있다.

이 글에 따르면 올바른 기사를 작성하는 방법은 아주 쉽다. 몇 가지만 간추려 보면 이렇다.

1. 그들의 성취에 대해 쓸 것.

2. 남성 스포츠 선수에 관해 쓰는 것과 똑같이 쓸 것.

3. 여성의 메이크업, 헤어스타일, 짧은 바지, 히잡, 결혼 여부 등에 대해 논하지 말 것.

4. 성적인 감상을 드러내지 말 것. -Guardian(8월 9일)

정말 어렵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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