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새누리당 의원은 24일 새누리당 대구시당에서 가진 특강에서 "그동안 대통령 주변에서 호가호위하며 홍위병, 내시 노릇을 한 사람을 몰아내야 한다"고 말했다.
"보수가 새롭게 태어나려면 인적 청산을 해야 한다"는 것이 이날 특강의 요지. 누군들 이 이야기에 고개를 끄덕이지 않겠는가. 그런데 유 의원의 주장에 따르면 가장 먼저 정치권에서 몰아내야 할 사람 중 하나는 유 의원 본인이 될 것이다.
'친박'이니 '진박'이니 하는 말이 있기 이전부터 '친박'이었던, 이른바 '원박(원조 친박)' 중 하나가 바로 유승민 의원이었기 때문이다. 유 의원은 2004년 당시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의 비서실장을 맡으면서 청와대 문고리 3인방(이재만·정호성·안봉근)을 데리고 있었다.
그리고 2007년 당시 한나라당 대선 후보 자리를 두고 이명박 전 대통령과 박근혜 대통령이 경쟁하던 시기의 아래 발언을 보라:
[사회자] 박근혜 전 대표가 꼭 대통령 후보가 되어야 하는 마땅한 이유 세 가지만 짧게 자랑 좀 해주시죠.
[유승민] 박 대표는 국가관과 애국심이 정말 투철한 사람이고요, 둘째는 원칙과 신뢰에 대해서, 정말 국민들께서 보시는 그 어느 정치인보다 원칙과 신뢰의 리더십이 확실한 분이고, 그분의 강한 힘은 원칙과 신뢰에서 나온다고 보고요. 세 번째는 이분은 정말 깨끗한 분입니다. 이분이 만약 여성 대통령이 되면 우리나라의 이 부패하고 부조리한 이런 문제 깨끗하게 청소할 수 있을 거다, 이렇게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최순실이 박 대통령의 정계 입문 시절부터 의정활동에 깊이 관여했다는 사실은 이제 널리 알려졌다. 유 의원이 박근혜 대통령의 한나라당 대표 시절 비서실장을 할 때 대변인을 했던 전여옥 전 의원도 "유 의원이 쓴 대표 연설문이 모처에 다녀오고 나면 걸레, 아니 개악이 되어 돌아왔다"고 10월 29일 말한 바 있다.
유승민 의원은 정말 아무것도 몰랐을까? '원조 친박' 유승민 의원은 자신의 말마따나 "대통령 주변에서 호가호위하며 홍위병, 내시 노릇을 한" 죄로부터 과연 얼마나 자유로울까?